매도하는 매도하군
당신을 좋아하는게 뻔하지만 매도하는 남자💦
진짜 좋아하고 있습니다🙄
감정에 여유가 하나도 없는, 오직 휘두르는 방법밖에 모르는 연하남😅
세상모든 클리셰의 진한 응축액기스 눌러담아 다 아는 그 맛!
💃유저성별자유🕺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캐릭터챗 ▼
https://crack.wrtn.ai/detail/67f7e319f6e66574c11d8236
【 #0 | 2015-09-04, 금 | 18:00 | 놀이터 근처 편의점 | 🐣 】
늦은 오후, 편의점 자판기 불빛이 은발 소년의 윤곽을 파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소년이 혼자 서 있는 옆모습이 묘하게 쓸쓸해 보인다.
벽에 기대선 채 발끝만 찬찬히 보던 소년이, 보미의 발소리에 슬쩍 고개를 든다.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삐죽였다.
"...너도 자판기 쓸 거야? 난데없이 왜 여기로 와서는."
툭툭 던지는 말투와 달리, 평소와 다른 긴장감이 감돈다. 쌀쌀맞은 표정 뒤로 희미하게 기대감이 묻어나는 듯도.
"그냥... 심심해서 여기 있는 거 아니거든? 내가 혼자 있어 보여도 아빠 곧 온다? 퇴근하면 데리러 오시거든."
고개를 돌리면서도, 슬쩍슬쩍 상대를 힐끔거린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먼저 꺼내는 게, 어쩐지 더 외로워 보이는 순간이었다.
✋ 후드 끈을 손가락으로 꼬는 중
"밤인데 안 무서워? 내가 옆에 있어 줄까?"
보미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며 미소지었다.
"뭐 마실래? 하나 뽑아 줄게."
【 #1 | 2015-09-04, 금 | 18:07 | 놀이터 근처 편의점 | 🐣 】
은빛 머리카락 아래서 회색빛 눈동자가 의심스럽게 깜빡였다. 도하는 보미의 제안에 잠시 말문이 막힌 듯했다. 그러다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몸을 돌렸다.
"무섭다고 누가 그래? 그냥 여기 있는 거지. 애처럼 무슨 무서워서..."
그러면서도 보미가 내민 동전을 흘끗 바라보았다. 잠시 망설이는 듯 하다가 자판기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섰다.
"내가 마실 거 골라주는 거야? 그래, 초코우유. 아니다, 딸기우유로 해."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달리, 목소리에 묘한 설렘이 섞여 있었다. 자판기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딸기우유 버튼을 가리키며 기다렸다.
"너는 혼자 뭐하러 여기 온 거야? 다들 집에 갔을 시간인데."
질문하는 척하면서도 실은 관심이 있다는 듯, 보미의 반응을 살피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편의점 형광등 불빛이 그의 창백한 피부를 더 하얗게 비추고 있었다.
✋ 자판기 앞에서 까치발 들며 기다리는 중
아이가 어쩐지 귀여워 보여서 보미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딸기우유? 알았어."
그녀는 딸기우유를 두 개 뽑았다.
"나도 딸기우유 좋아해. 우리 취향이 같네."
【 #2 | 2015-09-04, 금 | 18:12 | 놀이터 근처 편의점 | 🐣 】
도하는 보미가 딸기우유 두 개를 뽑자 미묘하게 표정이 밝아졌다. 그러나 곧 그 기색을 감추려는 듯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우유팩을 받아들고는 빨대를 꽂는 과정에서 잠시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우연히 같은 걸 좋아하는 거지. 뭐, 딸기우유가 제일 맛있으니까 당연한 거잖아."
빨대를 입에 물고 한 모금 마시자 미세하게 눈가가 부드러워졌다. 편의점 앞 작은 벤치로 걸어가며 보미를 힐끔거렸다.
"여기 앉을래? 아니면... 놀이터 가볼까? 그냥 시간 때우는 거니까. 내가 너랑 놀자는 건 아니고."
말과 달리 보미 옆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다리를 까딱거렸다. 작은 키에 발이 땅에 닿지 않아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모습이었다. 딸기우유를 홀짝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눈빛이 외로워 보였다.
"너 여기 자주 와? 나는... 그냥 가끔. 아빠가 늦게 오실 때."
✋ 우유팩을 양손으로 꼭 쥐고 있는 중
딱 봐도 10살도 안 되어 보이는 꼬맹이가 꼬박꼬박 '너'라고 하는 게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놀이터 가서 놀려면 그거 다 마시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가. 우유 들고 놀다가 쏟을 수도 있으니까."
보미는 빨대를 서투르게 꽂다가 아이의 볼에 튄 우유를 엄지 손가락으로 닦아 주었다. 아이의 볼은 갓난아기처럼 하얗고 보드라웠다.
"나는... 이 편의점에 자주 오는 건 아니고, 자주 지나치지 뭐. 여기가 학원 다니는 길이라 이 시간에 평일엔 매일 다녀."
【 #3 | 2015-09-04, 금 | 18:20 | 편의점 앞 벤치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의 볼을 닦아주자 놀란 듯 화들짝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 순간 붉게 물들었다가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누군가의 다정한 손길에 당황한 아이의 모습이 역력했다.
"뭐, 뭐 하는 거야? 난 애기 아니거든? 그냥 좀 흘렸을 뿐이라고."
딸기우유를 쭉 들이켜고는 일부러 크게 '아~' 소리를 내며 우유팩을 구겼다. 그러고는 보미의 말을 듣고 얌전히 쓰레기통으로 가서 버렸다.
"그래, 나도 안다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거. 유치원생도 아니고..."
그러면서도 보미의 설명을 새겨듣는 눈치였다. 학원 다니는 길이라는 말에 묘하게 관심을 보였다.
"학원? 너 뭐 배우는데? 나는 피아노랑 영어 배워. 근데 곧 이탈리아 가니까 여기선 안 배울 거야."
마지막 말은 의도적으로 툭 던지듯 말했다. 중요한 정보를 일부러 무심한 척 전달하며 보미의 반응을 살폈다. 편의점에서 놀이터 쪽으로 걸어가며 작은 발걸음으로 콘크리트 금을 피해 걸었다.
"너네 학원은 재미있어? 숙제 많이 내?"
✋ 놀이터로 가는 길에 콘크리트 금을 일부러 피해 걸으며 균형 잡는 중
"중학교 학원은 재미 없어. 숙제도 많고."
보미는 아이의 보호자처럼 그의 뒤를 따랐다. 그녀가 입은 중학교 교복 스커트가 선선한 저녁 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이탈리아? 우와, 먼 데로 가네. 거기 롱부츠처럼 생긴 곳이잖아."
그녀는 이탈리아의 반도 모양을 떠올리며 작게 웃었다.
"언제 가는데? 이탈리아어 할 줄 알아?"
【 #4 | 2015-09-04, 금 | 18:27 | 놀이터 입구 | 🐣 】
도하는 보미의 교복을 힐끔 올려다보며 중학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탈리아 모양을 롱부츠에 비유하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가 이내 평소 표정으로 돌아왔다.
"부츠? 아, 맞아. 지도에서 그렇게 생겼지. 너 지리 잘 아네."
놀이터에 들어서자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아이들이 있는지 확인했다. 텅 빈 놀이터를 보고 안도하는 듯했다.
"나는 이탈리아어 조금 할 수 있어. 엄마가 이탈리아 사람이거든. '부온조르노', '그라치에'... 이런 거."
그러다 보미의 질문이 생각났는지 갑자기 멈춰 서서 그네를 가리켰다.
"아, 언제 가냐고? 음... 3일 후에. 9월 7일. 엄마랑 같이 살려고."
말을 마치고 그네로 달려가 앉았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그네를 제대로 타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너 그네 밀어줄래? 아니, 그냥... 내가 혼자 탈 수 있는데, 네가 원한다면 밀어줘도 돼."
자존심과 도움을 바라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 그네 줄을 꼭 쥐고 흔들려는 중
"내가 밀어 줄게. 줄 꼭 잡아."
보미는 아이의 상체를 잡아 들어 그네에 제대로 앉혔다. 그리고 그네 줄을 천천히 밀어 주었다. 아이가 그네 줄을 잡은 손에 그녀의 손이 살짝 겹쳤다.
"엄마가 이탈리아에 계시는구나. 그럼 아빠가 한국인이셔? 그럼 부모님이랑 다 같이 이탈리아에 가서 사는 거야? 좋겠네."
【 #5 | 2015-09-04, 금 | 18:32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을 그네에 제대로 앉혀주자 처음에는 놀란 듯했지만, 곧 안정을 찾았다. 보미의 손이 자신의 손 위에 겹쳐지자 살짝 굳었다가도 이내 무심한 척 넘어갔다. 그네가 점점 높이 올라가자 은발이 공중에서 흩날렸다.
"우와, 더 세게! 더 높이!"
잠시 아이다운 모습을 보이다가 자신의 흥분을 들켰다는 듯 다시 태도를 바꿨다.
"아니, 이 정도면 됐어. 난 무서워하지 않거든."
보미의 질문에는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그네가 앞뒤로 움직이는 동안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모습이었다.
"응, 아빠는 한국 사람이야. 근데... 아빠는 안 가. 엄마랑만 살 거야, 이탈리아에서. 아빠는 여기 회사 때문에..."
말끝이 흐려졌다. 작은 손가락으로 그네 줄을 더 꽉 쥐었다.
"좋긴 뭐가 좋아. 그냥 가는 거지. 엄마가 보고 싶으니까. 너도... 너도 만약에 엄마랑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지 않아?"
평소의 건방진 말투와 달리 진지한 목소리였다. 그네가 점점 느려지자 발을 땅에 끌며 멈추려 했다.
✋ 그네 줄을 양손으로 꼭 쥐고 발끝으로 땅을 긁는 중
"응, 보고 싶겠지. 나라면 보고 싶어서 울지도 몰라."
보미는 부드럽게 웃었다.
"너는 안 울 것 같아. 씩씩해 보여."
그녀는 아이가 앉은 그네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았다.
"이름이 뭐니? 나는 보미야. 서강중학교 다녀. 서강초등학교 졸업했고."
【 #6 | 2015-09-04, 금 | 18:38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의 말에 고개를 홱 돌려 잠시 바라보았다. 울지도 모른다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눈이 커졌다가, 씩씩하다는 칭찬에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하지. 나는 안 울어. 남자니까. 이탈리아에서도 절대 안 울 거야."
이름을 묻자 그네 위에서 몸을 살짝 돌려 보미를 마주 보았다. 저녁 노을이 그의 은발과 창백한 피부를 주황빛으로 물들였다.
"나는 매 도하야. 성은 '매'고, 이름은 '도하'. 이탈리아어로는 니콜로 모레티(Niccolò Moretti)라고 불러. 근데 한국에선 그냥 매 도하로 불러."
서강초등학교라는 말에 흥미를 보였다.
"서강초? 나도 거기 다녀. 3학년 2반. 너는 몇 반이었어?"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는 듯 표정이 바뀌었다.
"아, 넌 중학생이구나. 벌써 졸업했겠네."
그네에서 내려와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며 왔다갔다했다.
"보미... 이름 괜찮네. 기억하기 쉽고."
✋ 모래 위에 발끝으로 원을 그리는 중
"그치, 지금은 가을인데, 나는 '보미'야."
그녀는 킥킥 웃었다.
"내 생일이 봄이거든. 엄마가 지어 주신 이름이야."
보미는 도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3학년 2반? 나도 3학년이었을 때 2반이었어. 졸업은 2014년에 했지."
【 #7 | 2015-09-04, 금 | 18:45 | 놀이터 모래사장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처음에는 놀란 듯 움찔했다. 하지만 이내 평소의 태도로 돌아와 고개를 살짝 옆으로 빼며 투덜거렸다.
"머리 만지지 마. 나 애 아니거든."
그러면서도 완전히 피하지는 않았다. 보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모래 위에 발로 그림을 그리던 동작을 멈췄다.
"2014년? 작년이네. 서강초 3학년 2반..."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깜빡였다. 무언가를 기억해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혹시... 김민수 선생님? 담임이 김민수 선생님이었어?"
갑자기 기대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보미의 대답을 기다리며 모래 위에 그리던 원을 완성했다. 그 안에 뭔가를 더 그리려다 말고 보미를 바라봤다.
"봄이라서 보미... 이름이 예쁘네. 나는 그냥... 도하는 '건널 도', '큰 하'라고 써. 별 의미 없어."
무심한 척하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설명하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귀여웠다.
✋ 모래에 그린 원 안에 'B'라는 글자를 발끝으로 살짝 그리는 중
"응, 맞아. 김민수 선생님."
보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이의 말에 맞장구 쳐 주었다. 사실 담임은 해마다 담당하는 반이 바뀌기 때문에, 그 선생님의 성함은 알아도 담임이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아이가 좋아할 만한 대답을 골라 해 주었다.
"건널 도, 큰 하? 멋있는 이름 같은데. 이제 넌 바다 건너 이탈리아로 가는 거잖아. 이름이랑 딱 맞지."
【 #8 | 2015-09-04, 금 | 18:53 | 놀이터 모래사장 | 🐣 】
도하의 얼굴이 순간 환하게 밝아졌다. 김민수 선생님을 알고 있다는 보미의 말에 눈빛이 반짝였다. 모래 위에 그리던 'B'자를 발로 지우고 갑자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진짜? 너도 김민수 선생님 반이었어? 우와, 그럼 우리 같은 교실에 있었던 거네!"
그러다 문득 자신의 흥분을 깨달은 듯 태도를 바꿨다. 무심한 척 어깨를 으쓱이며 모래를 발로 차기 시작했다.
"뭐, 그냥 그렇구나 싶어서... 별거 아니지만."
보미가 그의 이름 뜻을 칭찬하자 처음에는 무심한 척했지만, 바다를 건넌다는 비유에 묘하게 감동한 듯했다. 모래 위에 그리던 'B'자를 발로 지우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그냥 이름일 뿐이야."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들어 보미를 바라봤다. 황혼의 빛이 그의 회색 눈동자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이탈리아에 가면... 편지 써도 돼? 아니, 그냥 물어보는 거야. 내가 꼭 쓴다는 건 아니고."
말을 마치자마자 놀이터 미끄럼틀 쪽으로 뛰어가 재빠르게 올라갔다. 마치 자신의 솔직한 말이 부끄러워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다.
"야, 보미! 이리 와 봐. 내가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 봐!"
✋ 미끄럼틀 위에서 손으로 난간을 꼭 붙잡고 있는 중
꼬맹이 도하는 보미를 '누나'라고 부를 생각은 아예 없어 보였다.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도하를 따라 시선을 움직였다.
"응, 조심해. 발 밑 잘 쳐다보고."
그녀는 천천히 미끄럼틀을 향해 걸었다.
【 #9 | 2015-09-04, 금 | 18:58 | 놀이터 미끄럼틀 | 🐣 】
도하는 미끄럼틀 꼭대기에서 자신의 키에 비해 꽤 높은 위치임에도 당당하게 서 있었다. 보미가 천천히 다가오자 작은 가슴이 자랑스러움으로 부풀어 오르는 듯했다.
"여기서 보면 진짜 다 보여! 너도 올라와 볼래? 아니다, 넌 중학생이니까 여기 올라오면 미끄럼틀 망가질지도."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난간을 꽉 붙잡았다. 보미의 걱정 어린 말에는 코웃음을 쳤다.
"발밑? 당연히 보고 있지. 내가 아기도 아니고. 내가 여기보다 훨씬 높은 데도 올라가 봤어."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며 미끄럼틀 위에 앉았다. 손으로 옆자리를 툭툭 치며 보미를 올려다봤다.
"아까 편지 얘기한 거... 그냥 장난이야. 이탈리아 가면 한국 생각도 안 날 거야, 아마."
말과 달리 눈빛이 흔들렸다. 미끄럼틀을 타기 위해 자세를 잡으며 머뭇거렸다.
"근데 만약에... 편지 쓰면 답장해 줄 거야?"
✋ 미끄럼틀 가장자리를 손으로 꼭 붙잡고 내려갈 준비를 하는 중
"그래, 답장할게. 근데 거기 가서 이탈리아 사람 됐다고 이탈리아어로 쓰면 안 돼? 나는 한국어로 써야 읽을 수 있어."
보미는 미끄럼틀 옆에 섰다. 혹시라도 아이가 기울어지면 잡아 주기 위해서였다.
【 #10 | 2015-09-04, 금 | 19:03 | 놀이터 미끄럼틀 | 🐣 】
도하는 미끄럼틀 위에서 보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보미가 자기 옆에 서 있다는 사실에 안심한 듯했지만,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턱을 치켜들었다.
"이탈리아어로 쓰면 안 된다고? 뭐야, 그럼 너도 이탈리아어 공부하면 되잖아. 내가 쓰면 네가 배워야지."
장난스럽게 웃으며 미끄럼틀 가장자리를 손으로 꽉 잡았다. 그러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농담이야. 한국어로 쓸게. 아직 이탈리아어로 편지 쓸 만큼 잘하지도 못하고..."
갑자기 결심한 듯 엉덩이를 들썩이며 미끄럼틀을 타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야, 보미! 봐봐. 내가 얼마나 빨리 내려가는지!"
그러더니 순식간에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바닥에 도착하자 가볍게 점프하며 일어섰다. 은발이 흩날리고 얼굴에는 순수한 기쁨이 번졌다.
"우와! 진짜 빨랐지? 나 원래 이렇게 잘 타. 너도 한번 타 볼래?"
✋ 미끄럼틀 아래서 바지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는 중
"우와, 잘 하네."
보미는 박수를 치면서 아이에게 다가가 먼지를 함께 털어 주었다.
"난 치마 입어서 미끄럼틀 타기 좀 그래. 그래도 네가 탄 거 보니까 좋다."
【 #11 | 2015-09-04, 금 | 19:10 | 놀이터 미끄럼틀 아래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의 옷을 털어주자 처음에는 놀란 듯 몸을 살짝 뺐다. 하지만 이내 그 손길을 받아들이며 어색하게 서 있었다.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가 금세 평소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냥 혼자 털 수 있어. 근데 뭐... 도와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
보미가 치마 때문에 미끄럼틀을 타지 못한다는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치마를 살펴봤다.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머리를 끄덕였다.
"맞아, 치마면 다 보이겠다. 그럼... 그럼 다른 거 할래? 시소 어때? 시소는 치마 입어도 괜찮을 거야."
놀이터 한쪽에 있는 시소를 가리키며 먼저 뛰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멈춰 서서 보미를 기다렸다.
"아, 너 무거울 수도 있겠다. 중학생이니까. 내가 혼자 뛰어야 균형이 맞을지도."
장난기 어린 미소와 함께 보미의 반응을 살폈다. 놀이터 등이 켜지기 시작하자 그 불빛 아래 도하의 은발이 반짝였다.
✋ 시소 앞에서 한쪽 발로 땅을 툭툭 치며 기다리는 중
"시소 타고 싶어? 그래, 타자."
도하를 끝 자리에 앉힌 다음, 책가방을 내려놓고 두 칸 앞에 몸을 옆으로 돌려 앉아서 탔다. 그러자 무게가 얼추 맞았다.
"이 정도면 탈 수 있겠다. 네가 양 쪽 발 다 쓸 수 있으니까 네가 땅 차. 내가 균형 잡을게."
【 #12 | 2015-09-04, 금 | 19:15 | 놀이터 시소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을 시소 끝에 앉히자 처음에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보미가 두 칸 앞에 앉자 균형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보고 눈이 반짝였다. 작은 발을 땅에 대고 준비 자세를 취했다.
"어? 진짜 되네! 나 혼자 뛰어도 균형 맞을 줄 알았는데..."
보미의 지시에 따라 양 발로 땅을 힘껏 밀며 시소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시작했지만, 곧 리듬을 찾아 신나게 시소를 타기 시작했다. 은발이 공중에서 흩날리고 웃음소리가 놀이터에 울려 퍼졌다.
"와! 이거 재밌다! 더 세게 할게!"
그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속도를 조절하며 물었다.
"보미, 너는 이탈리아 가본 적 있어? 아니면... 외국 어디라도?"
시소가 오르내리는 동안 보미의 얼굴을 관찰하며 진지하게 물었다. 저녁 놀이터의 불빛 아래 그의 표정은 평소보다 부드러워 보였다.
"나는... 이탈리아 본 적 없어. 사진으로만 봤어. 엄마가 보내 준 사진."
✋ 시소를 타며 양손으로 손잡이를 꼭 붙잡고 있는 중
"나? 난 외국 한 번도 가 본 적 없어."
보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외국 가 본 중학생은 그리 흔치 않을걸? 엄청 잘 살지 않고서야..."
그녀는 옆으로 앉은 채 도하가 타는 시소의 균형을 맞춰 주며 미소지었다.
"너도 아직 외국 나가 본 적 없구나? 이제 곧 비행기 타고 훨훨 날아 가겠네. 좋겠다."
【 #13 | 2015-09-04, 금 | 19:18 | 놀이터 시소 | 🐣 】
도하는 보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시소를 타면서도 균형을 맞추려 발끝으로 땅을 살짝 차며 속도를 조절했다. 외국을 가본 적 없다는 보미의 대답에 묘하게 안심한 듯했다.
"나도 아직 안 가봤어. 한 번도. 근데 사진은 많이 봤어. 엄마가 보내준 사진에는 예쁜 건물이랑 맛있는 음식들이 많았어."
시소가 오르내리는 동안 도하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보미를 바라봤다.
"비행기는... 처음 타는 거라 좀 무서울 수도 있겠다. 엄마가 10시간 넘게 탄대. 진짜 오래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활기를 찾았다.
"근데 외국 가는 게 좋긴 해. 이탈리아에 가면 젤라또라고, 아이스크림보다 더 맛있는 거 있대. 먹어보고 싶어."
그러다 갑자기 시소를 멈추고 보미를 바라봤다. 놀이터 등불이 그의 회색 눈동자를 비추고 있었다.
"너도... 나중에 크면 이탈리아 와 볼래?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 시소를 멈추고 손잡이를 꼭 쥐며 대답을 기다리는 중
"그래. 이탈리아 놀러 갈게. 젤라또 사 줘."
보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비행기는 이륙할 때랑 착륙할 때 좀 많이 흔들리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그렇지, 날아가는 동안에는 괜찮을 거야."
【 #14 | 2015-09-04, 금 | 19:25 | 놀이터 시소 | 🐣 】
도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보미가 이탈리아에 놀러 오겠다고 약속하자 회색 눈동자가 달빛처럼 반짝였다. 시소에서 발을 땅에 디디며 완전히 멈춰 섰다.
"진짜? 진짜 올 거야? 약속하는 거지? 젤라또 정말 맛있다고 했어. 초콜릿, 피스타치오, 딸기... 다 있어!"
흥분을 감추지 못하다가 문득 자신의 모습을 깨달은 듯 표정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입꼬리는 여전히 올라가 있었다.
"그냥... 네가 오면 보여 줄 수 있으니까. 특별히."
비행기에 대한 보미의 설명을 듣고 안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소에서 내려와 모래사장으로 걸어가며 발자국을 남겼다.
"이륙이랑 착륙... 그건 좀 무섭겠다. 하지만 난 안 무서워할 거야. 절대로."
그러다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둑해진 하늘에 첫 별이 보이기 시작했다.
"밤이 됐네... 아빠가 곧 올 거야."
말투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놀이터를 한 바퀴 돌아보며 보미에게 다가왔다.
"내일도... 여기 올 거야? 네가 학원 갔다 오는 시간에 나도 여기 있을 수 있어."
✋ 모래사장 위에서 발끝으로 작은 원을 그리며 대답을 기다리는 중
"어머, 벌써 7시 반이 다 됐네."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보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빠 곧 오시는 거면 편의점이 환하니까 거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나는 이제 집에 가 봐야겠다."
그녀는 도하의 작은 손을 잡고 편의점으로 다시 데려갔다.
"내일도... 이 길 지나갈 거야. 학원 끝나면 여기로 올게."
도하를 편의점 테이블에 앉혀 준 보미는 도하가 좋아하는 딸기 우유를 하나 더 뽑아 주었다.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 앉아서 아빠 기다려. 그럼 내일 봐."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그녀는 집을 향해 걸었다.
【 #15 | 2015-09-04, 금 | 19:30 | 편의점 | 🐣 】
도하는 보미가 자신의 손을 잡자 놀라면서도 따라왔다. 편의점으로 들어서며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창가에 앉은 그의 은발이 형광등 불빛 아래 더욱 환하게 빛났다. 보미가 내민 딸기 우유를 받아들고는 눈이 동그래졌다.
"또 사줘? 돈 많아?"
그러나 딸기 우유를 받아든 손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빨대를 꽂으며 작은 미소가 입가에 맴돌았다.
"알았어. 여기서 기다릴게. 아빠는 곧 올 거야."
보미가 내일도 오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딸기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손을 들어 보미를 불렀다.
"야, 보미! 내일... 내일은 더 재밌는 거 하자.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우리 둘만의 비밀 있었으면 좋겠어. 내가 내일 말해 줄게."
보미가 떠나자 유리창 너머로 그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다가, 혼자 남겨지자 한숨을 내쉬며 딸기 우유를 천천히 마셨다.
✋ 딸기 우유 빨대를 손가락으로 돌리며 창밖을 응시하는 중
다음 날, 같은 시각에 학원을 마친 보미는 도하를 처음 만났던 편의점으로 걸어왔다. 그 날도 그녀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 #16 | 2015-09-05, 토 | 19:10 | 편의점 | 🐣 】
편의점 유리창 너머로 도하의 모습이 보였다. 어제와 같은 자리,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오늘은 파란색 반팔 티셔츠에 검은색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은발이 저녁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작은 손으로 종이 한 장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그는 보미가 들어오자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도하의 눈이 커졌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보미에게 달려왔다.
"왔네! 진짜 올 줄 알았어. 기다렸어."
그러더니 갑자기 멈춰 서서 표정을 가다듬었다. 종이를 뒤로 숨기며 무심한 척 말했다.
"별로 오래 기다린 건 아니야. 그냥 심심해서 일찍 왔을 뿐이야."
하지만 그의 눈빛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보미를 테이블로 안내하며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양보했다.
"저기... 어제 말했던 비밀. 말해 줄게. 근데 먼저 딸기 우유 사 줄래? 내 돈은... 아빠가 가져갔어."
머쓱한 표정으로 주머니를 뒤적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뒤로 숨긴 종이를 꼭 쥐며 눈을 반짝이는 중

"그래, 비밀 값으로 딸기 우유 사 줄게."
보미는 웃음을 참으며 자판기에서 딸기 우유를 뽑아 아이에게 건넸다.
"비밀 뭐야?"
【 #17 | 2015-09-05, 토 | 19:15 | 편의점 | 🐣 】
도하는 딸기 우유를 받아들며 눈을 반짝였다. 빨대를 꽂으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편의점에는 그들 말고도 몇몇 손님이 있었다. 도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보미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여기 말고... 비밀은 밖에서 얘기해야 돼. 놀이터로 가자."
보미를 따라 편의점을 나선 도하는 딸기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는 작게 미소지었다. 놀이터로 향하는 길, 그는 계속 뒤로 숨기고 있던 종이를 꼭 쥐고 있었다. 햇빛이 서서히 사라지는 저녁 놀이터에 도착하자, 도하는 아무도 없는 그네 쪽으로 보미를 이끌었다.
"여기... 앉아."
도하는 보미가 그네에 앉자 앞에 서서 발끝으로 모래를 긁적였다. 그러다 숨기고 있던 종이를 펼쳤다. 그것은 아이답게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었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한 사람은 은발에 파란 티셔츠, 다른 한 사람은 교복을 입은 모습이었다.
"이거... 우리 그림이야. 내가 그렸어."
그림을 보여주며 머뭇거리다가 결심한 듯 말을 이었다.
"나... 모레 이탈리아 가. 근데 내가 커서 돌아올 거야. 그때... 그때 우리 다시 만나자. 약속할래?"
진지한 표정으로 보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 그림을 양손으로 조심스럽게 들고 있는 중
"우와... 이게 나야? 이건 너고? 잘 그렸네!"
보미는 환하게 웃었다.
"도하 너 머리 되게 좋구나? 어제 한 번 같이 놀았는데 옷도 완전 똑같이 다 그렸네. 이 체크무늬 치마까지."
【 #18 | 2015-09-05, 토 | 19:15 | 놀이터 그네 | 🐣 】
도하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보미가 그림을 칭찬하자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듯했다. 그림을 들고 있던 작은 손이 살짝 떨렸다.
"당연하지! 난 그림 잘 그려. 피아노도 잘 치고."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하다가 보미가 교복 디테일까지 알아차린 것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당연히 다 기억하지. 넌 파란색 체크무늬 치마에 흰색 셔츠 입었잖아. 그리고 넥타이도."
그림을 다시 들여다보며 머뭇거렸다. 그네 옆에 서서 발끝으로 모래를 파헤치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림... 마음에 들어? 이거 너 가져도 돼. 내가 선물로 줄게."
그림을 내밀며 보미의 반응을 기다렸다. 햇빛이 점점 사라지는 놀이터에서 도하의 은발이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이탈리아 가도 너 생각날 것 같아. 그래서... 그래서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으로 모래에 그림을 그리듯 발을 움직였다.
✋ 그림을 조심스럽게 건네며 입술을 살짝 깨무는 중
"정말? 내가 가져도 돼? 고마워."
보미는 미소를 지으며 도하에게서 그림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구겨지지 않도록 책받침 사이에 끼워서 가방 안에 넣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뭐야?"
【 #19 | 2015-09-05, 토 | 19:20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가 그림을 소중히 가방에 넣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눈빛이 반짝였다. 그네 앞에 서서 모래를 발로 파헤치던 도하는 결심한 듯 보미 앞에 바짝 다가섰다. 놀이터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고, 그 불빛이 도하의 은발을 부드럽게 비추었다.
"저기... 내일 나 이탈리아 가. 엄마랑 살러. 근데 난 한국이 더 좋아. 이탈리아 가기 싫어."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손가락으로 셔츠 끝을 만지작거리며 계속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야... 내가 커서 돌아올 거야. 한국에. 그때... 그때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네 줄을 꼭 쥐고 보미의 눈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보미, 내가 커서 돌아오면... 그때 우리 만날 수 있어? 약속할래?"
도하의 회색 눈동자가 불안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해가 거의 지고 어둑해진 놀이터에서 가로등 불빛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 그네 줄을 꽉 쥐며 대답을 기다리는 중
"응... 그래. 나중에 너 한국에 돌아오면 우리 다시 만나서 놀자."
보미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 때는 우리 둘 다 커 있을 테니까, 이런 놀이터 말고... 한강 공원 같은 데? 거기서 자전거도 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그러고 놀자."
【 #20 | 2015-09-05, 토 | 19:25 | 놀이터 그네 | 🐣 】
도하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 보미가 약속을 해주자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가로등 불빛 아래 은발이 부드럽게 빛났다.
"진짜? 약속하는 거지? 절대 잊으면 안 돼!"
그네 줄을 꽉 쥐고 있던 손에 힘이 풀리며 안도한 듯 어깨를 펴고 키가 한 뼘 더 커진 것처럼 서 있었다. 보미가 말한 한강 공원에 대한 이야기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한강 공원? 거기 좋다고 들었어! 자전거도 타고... 그럼 나도 자전거 배워야겠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내가 이탈리아 가서 자전거 타는 법 배울게. 그리고 한국말도 계속 연습할 거야. 이탈리아어 배우면... 너한테 가르쳐 줄까?"
도하는 그네 옆으로 다가와 손가락을 내밀었다.
"약속. 꼭 지킬게. 난 절대 약속 안 어겨."
어둑해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내일... 내일 마지막으로 또 만날 수 있을까? 비행기 타기 전에..."
✋ 약속의 의미로 새끼손가락을 내밀고 있는 중
"그래, 약속."
보미는 도하가 내민 새끼 손가락에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살짝 걸었다. 아이의 새끼 손가락은 아직 작고 가냘팠다.
"응, 내일도 학원 끝나면 여기 올게."
사실 내일은 일요일이라 학원을 가는 날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약속했다. 평소처럼 집에서 시간 맞춰 나오면 되니까.
【 #21 | 2015-09-05, 토 | 19:30 | 놀이터 그네 | 🐣 】
도하의 얼굴이 기쁨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새끼손가락 약속이 끝나자 그는 자신의 손가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 작은 손가락에 세상의 모든 약속이 담긴 것처럼 소중히 여기는 듯했다.
"약속했다! 이제 절대 못 잊어."
가로등 불빛 아래 도하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내일도 만나자는 보미의 말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작게 깡충거렸다.
"비행기는 내일 모레 아침에 타. 그러니까 네가 내일 오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놀 수 있어."
갑자기 생각난 듯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작은 종이를 꺼냈다. 그것은 비행기 티켓이었다.
"봐, 이게 내 비행기 표야. 아빠가 공항까지 데려다 준대."
티켓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그네에 가볍게 앉았다.
"내일은... 내일은 더 중요한 얘기 해 줄게. 오늘보다 더 비밀스러운 거."
그네 줄을 양손으로 꼭 쥐고 발끝으로 모래를 긁적이며 보미를 올려다보았다.
"야, 이제 늦었네. 집에 가야 되지? 내일 꼭 와. 약속했으니까."
✋ 그네에 앉아 발끝으로 모래를 패턴처럼 그리며 기다리는 중
"오늘 선물해 준 거 말고 비밀이 또 있어? 비밀이 많은 남자네?"
보미는 도하가 귀여워서 웃었다.
"응, 내일 또 보자. 안녕."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그녀는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생각에 잠겼다. 아빠라는 사람은 공항까지만 데려다 주고, 저 조그만 아이 혼자 10시간 짜리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 #22 | 2015-09-05, 토 | 19:35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가 떠나는 모습을 그네에 앉은 채로 지켜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작은 실루엣을 비추고 있었다. 보미가 '비밀이 많은 남자'라고 말하자 어깨를 으쓱하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지. 난 비밀 많아. 어른들도 모르는 비밀."
보미가 사라진 후에도 한동안 그네에 앉아 발끝으로 모래를 파헤쳤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별을 향해 작게 속삭였다.
"내일... 진짜 중요한 비밀 말해야지."
천천히 그네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놀이터는 이제 거의 비어 있었고, 멀리서 누군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였다.
"도하야! 집에 들어갈 시간이다!"
도하는 주머니에서 비행기 티켓을 꺼내 한 번 더 확인했다. 서울에서 로마까지. 2015년 9월 7일. 그는 티켓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아버지를 향해 뛰어갔다.
"가요, 아빠!"
뛰어가면서도 뒤돌아 놀이터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내일 여기서 보미를 만날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 주머니 속 비행기 티켓을 손가락으로 확인하며 아빠에게 달려가는 중
다음 날, 보미는 일부러 일요일에도 평소처럼 교복을 입고 평소보다 조금 이르게 편의점으로 갔다. 겨우 두 번 만난 꼬마애지만 마지막 날까지 약속을 지켜 주고 싶었다.
【 #23 | 2015-09-06, 일 | 18:40 | 편의점 | 🐣 】
편의점 유리창 너머로 도하의 모습이 보였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와서 창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하늘색 셔츠에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고, 작은 가방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보미가 교복을 입고 들어오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보미에게 달려갔다. 은발이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왔구나! 일요일인데 교복 입고 왔네?"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환하게 웃었다. 보미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자신이 앉았던 테이블로 안내했다.
"오늘은 내가 딸기 우유 살게. 아빠가 용돈 줬어."
주머니에서 동전 몇 개를 꺼내 보이며 자랑스럽게 웃었다. 하지만 곧 표정이 진지해졌다.
"근데 밖에서 얘기하자. 오늘은 정말 중요한 비밀이야. 놀이터로 가자."
작은 가방을 들고 보미의 손을 잡으려다 멈칫했다. 대신 앞장서서 편의점을 나섰다.
✋ 동전을 쥔 손을 꼭 쥐며 보미가 따라오는지 확인하는 중
"그래, 좋아."
보미는 피식 웃으며 도하를 따랐다. 그리고 멈칫했던 도하의 손을 잡아 주었다.
【 #24 | 2015-09-06, 일 | 18:45 | 놀이터로 가는 길 | 🐣 】
도하의 눈이 동그래졌다. 보미가 먼저 손을 잡아주자 놀란 표정이 이내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작은 손이 보미의 손 안에서 따뜻하게 감겨졌다.
"너 손 크다. 나보다 훨씬 커."
편의점을 나와 놀이터로 향하는 길, 도하는 계속 보미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때때로 올려다보며 무언가 말하려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지만, 아직 하늘은 푸른빛을 간직하고 있었다.
"야, 내일 가면... 편지 쓸게. 한국말로. 근데 주소 알려줘야 보낼 수 있잖아."
놀이터가 가까워지자 도하의 걸음이 느려졌다. 작은 가방을 꼭 쥐며 무언가 결심한 듯 보미를 바라보았다.
"오늘이 마지막이야. 내일 아침에 가니까..."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곧 고개를 치켜들었다.
"놀이터에서 말해 줄게. 내 비밀."
✋ 보미의 손을 꼭 쥐며 놀이터로 향하는 중
"그치? 나중에 네가 크면 네 손이 훨씬 더 커질 거야."
보미는 아이에게 미소지어 주었다.
"맞다, 우리 집 주소..."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를 뒤적였다.
"펜은 있는데 종이가 없네. 손바닥에라도 적어 줄까?"
【 #25 | 2015-09-06, 일 | 18:50 | 놀이터로 가는 길 | 🐣 】
도하의 눈이 반짝였다. 보미가 자신의 손이 더 커질 거라고 말해주자 가슴을 살짝 펴고 더 자랑스러운 걸음으로 걸었다.
"당연하지! 나중에는 내가 훨씬 더 커질 거야. 이탈리아 음식 먹으면 키도 크고 힘도 세진대."
도하는 보미가 펜을 꺼내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주소를 손바닥에 적는다는 말에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아냐, 내가 종이 가져왔어!"
작은 가방을 열어 깔끔하게 접힌 공책 한 장을 꺼냈다. 그러고는 길가에 멈춰 서서 공책을 펼쳤다.
"이거 써! 내가 가져왔어. 어제부터 준비했어."
메모장을 펼쳐 보미에게 내밀었다. 첫 페이지에는 이미 '도하의 비밀 노트'라고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여기 주소 적어 줘. 그리고 전화번호도. 내가 이탈리아에서 전화할 수도 있어."
메모장을 건네며 진지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진짜 중요한 거니까 잘 적어. 이제 놀이터 다 왔네."
놀이터가 눈 앞에 보이자 도하는 조금 서두르며 보미를 이끌었다. 그의 작은 손이 보미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 메모장을 내밀며 손가락으로 깨끗한 페이지를 가리키는 중
보미는 웃음을 참으며 진지하게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었다.
서울 강남...
번지 수와 동, 호수까지 꼼꼼하게 적어서 도하에게 내밀었다.
"자, 주소랑 전화번호 다 적었어. 근데 전화는... 국제전화라 전화요금 엄청 나올 수도 있다? 조심해야 돼."
【 #26 | 2015-09-06, 일 | 18:55 | 놀이터 입구 | 🐣 】
도하는 보미가 적은 주소와 전화번호를 진지하게 살펴보았다. 작은 손가락으로 글자를 따라가며 소리내어 읽었다.
"서울 강남... 여기구나. 기억할게."
메모장을 조심스럽게 접어 가방에 넣었다. 국제전화 요금에 대한 경고에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비싸대. 근데 중요할 때만 걸 거야. 약속해."
놀이터에 들어서자 도하는 사람이 없는 그네 쪽으로 보미를 이끌었다. 해가 거의 지고 있었고,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놀이터는 거의 비어 있었다.
"여기 앉아."
보미를 그네에 앉히고 자신은 앞에 서서 모래를 발로 긁적였다. 작은 가방에서 무언가를 더 꺼내려다 멈추고 보미를 바라보았다.
"야, 보미... 내가 진짜 중요한 얘기 할게."
작은 손으로 그네 줄을 꼭 쥐고 있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보미의 눈을 바라보았다.
"나... 이탈리아 가기 싫어. 한국에 있고 싶어. 근데 엄마가 보고 싶어서... 가야 해."
그네 줄을 살짝 잡아당기며 계속 말을 이었다.
✋ 시소 손잡이를 꼭 쥐며 중요한 말을 하기 위해 입술을 달싹이는 중
"...응."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27 | 2015-09-06, 일 | 19:00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의 조용한 반응에 잠시 망설이다가 결심한 듯 가방에서 작은 종이 상자를 꺼냈다. 손으로 만든 듯한 색종이 상자였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자 안에는 작은 종이 반지가 들어있었다.
"이거... 내가 만들었어. 색종이로."
도하의 얼굴이 붉어졌다. 종이 반지를 조심스럽게 꺼내 보미에게 내밀었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은발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보미... 나 커서... 그러니까 우리 둘 다 크면..."
말을 잇지 못하고 발끝으로 모래를 파헤쳤다.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들어 보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우리 결혼하자. 내가 크면 돌아올게. 그때 같이 살자."
진지한 표정으로 종이 반지를 내밀었다. 어린 도하의 눈에는 순수한 결의가 담겨 있었다.
"약속해 줘. 내가 돌아오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해가 완전히 지고 놀이터는 가로등 불빛만이 두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 도하의 작은 손이 떨리고 있었지만, 그는 용기를 내어 종이 반지를 계속 내밀고 있었다.
✋ 종이 반지를 든 손이 약간 떨리며 대답을 기다리는 중
"어..."
보미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이 조그만 꼬마애가 어디서 이런 걸 배운 거야?
그녀는 이제 곧 머나먼 타지로 떠날 아이를 기쁘게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흔쾌히 왼손을 내밀었다.
"그래, 기다리고 있을게. 네가 어른이 돼서 돌아오면... 결혼하자."
【 #28 | 2015-09-06, 일 | 19:05 | 놀이터 그네 | 🐣 】
도하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보미가 손을 내밀자 작은 종이 반지를 조심스럽게 보미의 손가락에 끼웠다. 작은 색종이로 만든 반지는 당연히 크기가 맞지 않았지만, 도하의 표정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일을 해낸 것처럼 빛났다.
"약속했다! 진짜 약속이다!"
도하는 흥분해서 제자리에서 깡충깡충 뛰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그의 은발이 반짝였다. 그네 옆에 서서 보미의 손을 잡은 채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크면 훨씬 더 멋있어질 거야.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배워올 거야. 젤라또랑 피자! 그때 만들어 줄게."
그러더니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가방을 다시 뒤적였다. 작은 종이 쪽지를 꺼내 보미에게 건넸다.
"이건 내 이탈리아 주소야. 엄마가 알려 줬어. 편지 보내 주면 내가 한국어로 답장할게."
해가 완전히 져서 놀이터는 가로등 불빛만이 남았다. 멀리서 아이들을 부르는 부모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멈춰 서서 보미를 바라보았다. 어린 눈동자에 갑자기 슬픔이 스쳤다.
"내일... 비행기 타. 아침 일찍. 그래서 이제 집에 가봐야 해."
도하의 목소리가 작아졌다가 다시 힘을 얻었다.
"꼭 기억해. 우리 약속. 내가 돌아오면 결혼하는 거야."
그러고는 갑자기 보미에게 안겼다. 작은 팔로 보미를 꼭 껴안았다.
✋ 마지막 포옹을 하며 보미의 옷자락을 꼭 쥐고 있는 중
보미는 그녀를 안기다시피 끌어안은 아이의 작은 등을 부드럽게 다독여 주었다.
"가서... 엄마 말씀 잘 듣고, 좋은 음식 많이 먹고. 건강히 지내. 나도 여기서 잘 지내고 있을게."
【 #29 | 2015-09-06, 일 | 19:10 | 놀이터 그네 | 🐣 】
도하는 보미의 품에 더욱 꼭 안겼다가 천천히 떨어졌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은발과 젖은 눈가를 비추었다. 눈에 맺힌 눈물을 팔로 슥 닦았다. 울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울지 않을 거야. 남자니까."
그러나 목소리는 이미 떨리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보미의 옷자락을 꼭 붙잡은 채 천천히 포옹을 풀었다.
"나 절대 아프지 않을 거야. 매일 채소도 먹고... 운동도 할 거야."
한 발짝 물러서서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슬쩍 닦았다. 그러고는 꼿꼿이 서서 어깨를 펴고 보미를 바라보았다.
"편지 꼭 쓸게. 그리고... 크면 돌아올 거야. 진짜 약속이야."
한 발짝 물러서서 가방을 어깨에 메었다. 작은 어깨가 펴지며 결심한 듯한 표정이 되었다.
"잘 있어, 보미. 내가 꼭 돌아올게."
놀이터 입구로 몇 걸음 물러나다가 다시 뒤돌아보았다. 가로등 불빛이 그의 은발을 비추었다.
"우리 약속... 절대 잊지 마. 내가 돌아오면... 그때 다시 만나자. 한강에서."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고 도하는 놀이터를 빠져나갔다. 작은 발걸음이 점점 멀어져갔다.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뒤돌아보았다.
"안녕..."
그리고 그는 정말로 사라졌다. 놀이터에는 보미와 그네만이 남았다. 가을의 저녁 바람이 놀이터를 스쳐 지나갔다.
✋ 놀이터를 떠나며 몇 번이고 뒤돌아보는 작은 손이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중
-continue
Ti prometto : 약속할게
프롬프트 상의 설정 충돌인지 본편과 번외편의 설정 충돌이 있습니다.
-1-편에서도 밝혔듯이, 도하는 12년 동안 {user}를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번외편에서는 도하와 처음 만나고 헤어진 것이 10년 전(2015년)에 있었던 일로 나오죠.
그래서 본편에서는 8살 때 결혼 약속을 했다고 하지만,
번외편에서는 10살 때 결혼 약속을 한 걸로 진행됩니다.
이건 제가 내용 자체를 전부 수정하는 건 너무 힘들어질 것 같아서 그냥 패스했습니다.
너무 연도에 연연하지 않고 가기로 합시다.
현재 두 사람에게 이런 서사가 있고, 과거 두 사람에게 그런 서사가 있었다...
정도로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습니다.
5살 누나로 설정하니까 도하는 초딩이고 누나는 여중생이에요.
그러다 보니 훈훈하고 귀여운 상황이 많이 나왔어요.
도하 어렸을 때 너무 귀여운데...
왜 그렇게 컸니...
꼬맹이 도하야 돌아와요😭
하지만 끝끝내 도하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개쵸딩욕데레놈...
참고로 챗을 시작하면 이 또한 2015년 9월 4일 (수)라고 뜹니다.
하지만 2015년 9월 4일은 금요일입니다.
이 정도는 제가 수동으로 고쳤습니다. 본편도 그렇고, 그나마 요일 고친 건 잘 따라오더라구요.
본편으로 돌아간 다음 편 -4-에서 도하의 정체(?)가 드러나고, 엔딩을 맞게 됩니다.
(OOC:) 명령어가 없었다면 절대 제가 못 파냈을 도하의 정체...
도하 안쓰럽고 너무 좋아...
근데 도하야 난 사실 네 형이 더 좋아...
(이 불치병... 서브남병)
크랙 :: 세르하 유스카✨Serha Jouska
구(久) 뤼튼 :: 세르하의 환상스토리
'by.미치내스키 > 💢매도하는 매도하 군(&마르코 모레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1- Entre chien et loup (0) | 2025.05.26 |
---|---|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5- Mio marito [후일담] (0) | 2025.05.16 |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4- Ti amo [完] (0) | 2025.05.16 |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2- Ti aspetterò (0) | 2025.05.16 |
[크랙] 매도하는 매도하군(@미치내스키) ☕-1- Ti aspetterò (0) | 2025.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