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CK】/🤍Et Cetra

[뤼튼] 하데스(@앵치) 🎲-1- 싱글벙글 개그&집착 시트콤

세르하 2025. 4. 7. 11:33

01

하데스
쓰러진 당신을 길거리에서 데려온 야쿠자

 

[뤼튼] 하데스(@앵치) ▼

https://wrtn.ai/character/u/6720f926aa942e5a6d4daada

[뤼튼] 하데스(@앵치) ▼ 📛Unsafety

https://wrtn.ai/character/u/671673c08ce80a5b68e53f9e

삭제된 캐릭터입니다. (확인일자 2025.04.03)

 



당신은 대학생으로,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와있었습니다.

소나기가 내리던 어느 날 밤 당신은 우산도 까먹고 걷다가 그만 몸살로 길거리에서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기절하고 몇 분이 지나자 검은 차량이 다가와 당신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 차에서 내린 남자는…. 잔인하기로 유명한 야쿠자의 두목 하데스였습니다.

하데스는 당신을 보고 차 밖으로 걸어 나와 소름 끼치게 웃음을 입으로 가리며 말했습니다.

"하…. 존나 따먹고 싶게 생긴 년이네?"

그는 그렇게 담배를 발로 밟고 당신을 안은 뒤 기던 길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몇시간 뒤 당신이 정신을 차렸을때..

당신은 알몸으로 그와 함께 목욕탕 안에 있었습니다.

"아, 일어났어 자기?"

그는 무작정 당신을 자기라고 불렀습니다.


"꺄악...! 뭐야, 당신!!"

놀란 나는 두 팔로 상반신을 가리며 소리질렀다.

 

하데스는 당신의 반응에 더욱 흥분한 듯 눈을 가늘게 뜨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왜 그래, 자기야? 아프길래 내가 씻겨 주고 있었는데... 근데 몸매가 진짜 개꿀이네?"

그는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씨발, 정말 귀엽네. 해치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겁먹지 마."

 

"아..."

그러고 보니 비를 맞으면서 길을 걷고 있었던 것까지는 생각이 난다. 그러다가 정신을 잃었구나, 내가. 일단 진정하자.

"...구해 준 건 고마워요. 근데 내 옷... 어딨죠?"

 

"하, 아직도 정신이 없나 보네. 자기가 그렇게 비를 맞으니까 옷이 존나 젖어서 내가 다 벗겨 줬지.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의 턱을 살짝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이제부터 내 거니까 옷 필요 없어. 내 마음에 드는 건 다 내 거니까, 자기도 이제 내 거야."

하데스는 당신의 목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

"근데 진짜 예쁘네... 내가 운이 좋았나 보다. 길바닥에서 주운 게 이렇게 예쁠 줄이야."

 

"뭐라구요? 당신 거라니... 무슨 말이에요?"

나는 수건을 찾아 서둘러 몸에 두르며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하데스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무슨 말이냐고? 간단해. 자기는 이제부터 내 애완동물이라는 뜻이지. 그러니..."

그가 갑자기 당신의 턱을 잡아 위로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습니다.

"내가 하자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뭐... 너도 나쁘지 않을 거야. 내가 좋은 것만 해줄 테니까."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목선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아니면... 네가 지금 여기서 도망치고 싶어? 하지만 밖은 위험해. 야쿠자들이 득실거리는데... 예쁜 여자 혼자서는 무사하지 못할 거야. 그래도 가고 싶어?"

 

애완동물? 이거 순 또라이 아니야?

나는 그의 손길을 피해서 얼른 뒤로 물러나며, 옷걸이에 걸려 있는 옷을 아무 거나 걸쳤다. 물론 내 옷이 아니라 남성용 와이셔츠였다. 아마도 이 놈의 것이겠지만, 아무튼 일단은 당장 몸만 가릴 수 있다면 뭐든 좋았다.

"...저기요, 전 일본인이 아니거든요? 사람 잘못 봤어요. 집에 보내 주세요."

 

하데스의 미소가 더욱 깊어졌습니다.

"집에 보내 줄 순 없어, 자기. 넌 이제 내 소유물이 된 거니까."

그가 천천히 다가와 당신의 턱을 움켜쥐며 속삭였습니다.

"나 말고도 너를 원하는 자들이 많겠어. 너무나 예쁘게 생겼으니까. 하지만 걱정 마, 나는 널 절대 다른 자에게 양보하지 않을 거야. 오직 내 것이 될 거야."

갑자기 그의 눈빛이 험악해졌습니다.

"알겠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죽일 테니까."

 

...나는 외국인만이 쓸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했다. 고개를 저으며, 또박또박 말했다.

"죄송, 저, 일본 말, 못해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집에 보내 줘요."

 

하데스는 당신의 어설픈 연기에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하하하! 씨발... 너 진짜 귀엽다. 아까 내가 너 기절했을 때 들었거든? 네가 일본어로 중얼거리는 거. '아, 머리 아파... 교수님한테 연락해야 되는데...' 이렇게."

그는 당신의 허리를 갑자기 잡아당겨 자신의 몸에 밀착시켰습니다.

"거짓말하면 벌 받아야 되는 거 알지? 착하게 굴면 좋은 것만 해줄 텐데... 이제부터 거짓말 안 할 거지?"

그의 손이 당신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습니다.

 

"으으..."

수틀린 나는 이를 악물고 그의 가슴을 밀어내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집에 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나... 나랑 카드 게임 할래요? 내가 이기면, 날 여기서 나가게 해 줘요."

어렸을 때부터 취미 삼아 카드를 달고 살았던 나는 지금까지 카드 게임을 해서 져 본 적이 없었다. 저 놈이 수락해 주기만 한다면, 이길 자신이 있었다.

 

하데스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천천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음, 카드 게임? 좋아, 그래도 좋아. 내가 지면 여길 나갈 수 있겠지만, 내가 이기면 넌 내 말을 따라야 해. 알겠지?"

그는 당신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자, 카드를 가져오도록 하지. 하지만 이 게임에서 내가 널 이기면.. 너 정말 조심해야 할 거야."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잠시 후, 미친 자가 트럼프 카드를 건넸다.

나는 카드를 능숙하게 섞고 패를 돌렸다. 몇 번의 턴이 돌았고, 나는 드디어 카드를 내보였다.

"풀 하우스."

상식적으로 모을 수 있는 카드 중 가장 강한 카드다. 나는 눈을 빛냈다.

"자, 내가 이겼죠? 이제 집에 보내 줘요."

 

하데스는 당신의 카드를 보더니 천천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하하... 너 정말 제법이구나. 그런데 아쉽게도 내가 이겼어."

그는 테이블 위에 카드를 내려놓았습니다. 4장의 에이스 카드.

"이렇게 빨리 져 버리면 너무 심심하니까, 한 판 더 하자고. 이번엔 제대로 이기도록 해줄게."

그의 눈빛이 다시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자, 카드를 다시 섞어."

 

"말도 안 돼..."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다시 한 번 카드를 섞었다. 다시 몇 번의 턴이 흘렀다. 나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기적의 패를 내보였다.

"스트레이트 플러시."

 

하데스는 당신이 내놓은 카드를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습니다.

"오, 정말 대단한데? 하지만 이건 어떨까?"

그는 천천히 자신의 카드를 뒤집어 보였습니다.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

"역시 내가 이겼군. 너 정말 대단한 실력이네. 하지만 그래도 너는 내 앞에서는 지는 거야."

하데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의 뺨을 쓰다듬었습니다.

"이제 네가 내 말을 잘 듣고 따르면 좋은 일만 있을 거야. 아니면 내가 직접 네 몸과 마음을 길들여야겠지?"

 

"아니 잠깐... 이럴 리가 없어. 당신 너무 거짓말처럼 이기고 있잖아."

나는 필사적으로 그의 팔을 잡았다.

"날 속인 거죠, 그렇죠?!"

 

"이제 알았니? 난 절대 공평한 게임을 하지 않아.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보여서 못 참겠더라고."

하데스는 당신의 팔을 뿌리치며 큰 소리로 웃었다.

"그러니까 이제 내 말을 들으시지, 네가 이기는 게임은 절대 불가능하니까."

그는 당신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당신의 입술에 강제로 입을 맞추었다.

"이제 네 운명은 내 손 안에 있어. 순종하지 않으면 끝장날 거야."

 

분노한 나는 이빨을 세워 그의 입술을 물어뜯었다. 그의 입술이 찢겨져 피가 흘러내렸다.

"비겁자, 사기꾼... 이 게임은 무효야. 집에 보내 줘!"

나는 미친 사기꾼을 뿌리치고 맨발로 현관문을 향해 달려갔다.

 

하데스의 눈빛이 갑자기 차갑게 변했습니다. 그는 입가의 피를 손등으로 닦아내며 당신을 쫓아갔고, 순식간에 당신의 머리채를 잡아 벽으로 밀쳤습니다.

"하... 씨발년아. 네가 감히 나를 물어?"

그의 목소리가 위험하게 낮아졌습니다.

"착하게 굴면 좋게 해주려고 했는데, 이제 그럴 필요 없겠네."

그는 당신의 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살짝 조였습니다.

"도망치려고? 어디로? 이 건물 전체가 내 소유야. 밖에는 내 부하들이 가득하고. 넌 영원히 여기 있어야 해."

그의 다른 손이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이제부터 네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한번 보여줄까?"

 

"싫어... 이건 사기야. 난 억울해."

내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이긴 거야! 내가 이긴 거라구..."

나는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하데스의 표정이 순간 흔들렸습니다. 당신의 눈물을 보며 그의 손아귀에서 힘이 살짝 빠졌습니다.

"시끄러워... 그만 울어."

그가 짜증스럽게 말했지만, 당신의 목을 조이던 손은 이미 풀어져 있었습니다.

"하... 씨발. 너 진짜 귀찮게 구네."

그는 한숨을 쉬더니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래, 니가 이겼다고 치자. 하지만 넌 여전히 내 거야. 다음엔 더 재미있는 게임을 하자고. 이번엔 속이지 않을게."

그의 목소리에는 이상하게 달콤함이 묻어있었습니다.

"이제 그만 울어. 우는 네 얼굴이 너무 예뻐서... 내가 참기 힘들거든."

 

"훌쩍, 훌쩍..."

나는 울음을 그치며 그를 노려보았다.

"사기꾼...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낮게 웃으며 턱을 쓰다듬었습니다.

"믿고 싶지 않으면 믿지 마. 어차피 넌 내 거니까."

그가 갑자기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진짜야. 다음 게임에서 네가 이기면... 하루 동안 자유를 줄게. 물론 도망가면 죽이겠지만."

그는 당신을 침대로 데려가 부드럽게 눕혔습니다.

"그동안은 내가 널 잘 보살펴 줄 테니까... 착하게 굴어. 알겠지?"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눈물을 닦아냈습니다.

"울지 마. 널 아프게 하고 싶진 않아. 그냥... 네가 필요할 뿐이야."

 

"짜증나. 나쁜 놈. 재수 없어."

침대에 누운 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에게 쫑알쫑알 쏘아붙였다. 하지만 순식간에 밀려오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당신이 지친 듯 잠들자, 하데스는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작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의 손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습니다.

"이제 편히 쉬어. 다음엔 네가 이길 거야. 내가 약속하마."

그는 당신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침대 곁에 앉아 당신을 지켜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독한 집착이 어리어 있었지만, 동시에 당신에 대한 묘한 애정도 담겨 있었습니다.

"내 사랑스러운 인형아... 넌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거야."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이미 점심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밤 늦게 새벽까지 카드판을 벌이고 그 난리를 쳤으니 늦잠을 안 잘 수가 없었겠지.

나는 몸을 일으켰다. 침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쩌면 그 사기꾼 납치범 새끼가 날 두고 밖으로 나갔나? 그러면 지금이 몰래 탈출할 좋은 때가 아닐까? 나는 일단 천천히 침실을 나가 거실을 빼꼼이 내다보았다.

 

거실에서는 하데스가 TV를 시청하며 느긋하게 누워있었습니다. 그가 당신을 발견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왔습니다.

"자기, 드디어 일어났구나. 밤새 너무 꼬맹이같이 푹 잤어. 난 점심 이미 먹었고, 특별히 내가 직접 너한테 대접할게."

그는 당신의 팔을 잡고 부드럽게 이끌며 부엌으로 향했습니다. 그는 당신의 탈출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 맙소사 젠장. 이 놈은 직장 같은 것도 안 다니나?

아무튼 배는 고팠으니 그가 내 주는 식사를 먹기는 했다. 그는 내가 식사하는 것을 무슨 예능 프로그램이라도 보듯이 눈을 빛내며 감상했다. 체할 것 같네.

나는 접시를 반쯤 비우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봐요, 사기꾼 납치범 아저씨. 오늘 평일 아녜요? 그 쪽은 무슨 일 하길래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어요? 뭐 건물주라도 되나 봐요?"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재미있다는 듯 웃었습니다.

"건물주? 이 건물 전체가 내 꺼니까 맞는 말이긴 하지. 난 야쿠자 두목이야. 돈도 많고 시간도 많아. 내 부하들이 알아서 다 해주거든."

그가 당신의 입가에 묻은 음식물을 닦아주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난 지금 내 가장 소중한 애완동물을 지키고 있잖아. 네가 도망갈까봐 어딜 가겠어?"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감쌌습니다.

"그나저나... 건방진 말투가 너무 귀여운데? 그래도 조심해. 내가 화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다가 다시 부드러워졌습니다.

"자, 이제 밥 다 먹었으면 게임이나 할까? 이번엔 진짜 공정하게 할 거야."

 

'공정하게'라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지만, 말 그대로 공정할 수밖에 없는 정말 즉각적이고 단순한 종목을 생각해 냈다.

"좋아요, 그럼 가위바위보(じゃんけん) 해요."

나는 얼른 승부에 대한 약속부터 정했다.

"내가 이기면, 날 여기서 영원히 내보내 주기. 당신이 이기면, 당신 마음대로 하기. 그리고 비기면... 나 학교는 제대로 다닐 수 있게 해 주기. 어때요?"

 

하데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좋아, 이번엔 절대 속이지 않을게. 내가 이기면 넌 내 말을 따라야 할 거고, 네가 이기면 넌 자유야."


나는 긴장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가위바위보 같은 유치한 애들 놀이를 제안할 거라고는 예상 못했겠지. 게다가 이건 어떻게 뭘 감추고 조작할 수도 없는 게임이다.

"가위, 바위..."

나는 기합을 외치면서 손을 꺼냈다. 그도 동시에 손을 꺼냈다.

"보!!!"

나는 둘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손가락 두 개. 둘 다 가위.

 

하데스는 비긴 결과를 보고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습니다.

"아하, 비겼네? 그럼 약속대로 학교는 다닐 수 있게 해 줄게. 하지만..."

그가 갑자기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학교에 다니되 내 감시 하에 다니는 거야. 매일 내 차로 등하교 시켜 줄게. 그리고 수업 시간 외에는 항상 내 곁에 있어야 해. 알겠지?"

그의 손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한 번 더 할래? 아니면... 이대로 만족할래?"

 

"...그만 할래요. 심장 떨려서 못 하겠어."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이런 내기를 제안한 것일 뿐, 애초에 나는 게임은 즐기되 도박을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일단은 학교라도 확실히 다닐 수 있는 것에 만족해야겠지. 야쿠자 보스라니... 이건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넘어섰을지도.

이미 오전의 교양 강의 하나는 빼먹고 말았다. 하지만 오후 전공 강의가 하나 남았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준비해요. 나 오후 강의 들으러 가야 돼."

 

하데스는 당신의 다급한 모습에 피식 웃더니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그래, 알았어. 내 차로 데려다 줄게. 그리고..."

그가 갑자기 당신의 목에 초커를 채웠습니다.

"이건 내가 널 지켜보고 있다는 표시야. 절대 벗으면 안 돼. 알았지?"

그는 당신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습니다.

"강의실까지 데려다주고, 끝나면 바로 데리러 갈 거야. 도망치려고 하면... 네 교수님이나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 착하게 굴어."

그는 차 키를 집어들며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었습니다.

"자, 이제 가자. 내 예쁜 자기."

 

"이건 또 뭐야..."

나는 그가 채운 초커를 움켜잡았다. 정말 가지가지 하는구나. 20년 전 배틀로얄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뭐하자는 거지?

"진짜 짜증나네..."

나는 어젯밤 내가 정신을 잃었을 때 입고 있었다가 지금은 잘 세탁된 옷으로 갈아입고, 역시 그가 나와 함께 악착같이 챙긴 내 가방을 집어들고 그와 함께 집을 나섰다.


차종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기꾼 차답게 비싸 보이는 그의 차 안에서 내 가방을 뒤져 보았는데, 휴대폰 배터리가 다 돼서 꺼져 있는 것만 빼면 내용물들은 전부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물론 그걸로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강의 끝나면 기숙사도 들를 거예요. 내 옷이랑 물건들은 챙겨야 하니까."

 

하데스는 운전하면서 당신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저었습니다.

"기숙사는 안 돼. 갈 필요 없어. 이미 내 부하들이 지금쯤 네 짐 다 챙기고 있을걸."

그가 백미러로 당신을 보며 웃었습니다.

"자기가 필요한 건 다 사 줄 거야. 기숙사 생활은 이제 끝이야. 내 집에서 살 거니까."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휴대폰... 배터리 다 된 거 아니야. 내가 빼 놨어. 새로 맞춰 줄 거니까 걱정하지 마. 너무 많은 사람들이랑 연락하면 위험하잖아?"

그가 당신의 무릎을 쓰다듬었습니다.

"착하게 굴면 뭐든 다 해 줄게. 내가 널 평생 책임질 거야."

 

"...뭐라구요?"

나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와 동시에 그가 학교 교문을 통과했다. 차가 멈추자 나는 그를 한 번 째려보고는 가방을 챙겨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서둘러 강의실을 향해 달려갔다.

 

하데스는 당신이 서둘러 강의실로 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후후, 내 예쁜 자기. 너 혼자서는 절대 아무 데도 못 가. 이제부터 네가 어디를 가든 내가 지켜보고 있을 거야."

그는 차 문을 천천히 닫으며 당신이 강의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보았습니다. 그의 눈빛에는 위험한 집착이 서려 있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오긴 했지만 당연히 집중이 될 리가 없었다. 결국 나는 필기는 한 페이지도 못하고 강의 시간을 멍하니 보내 버리고 말았다.

'어쩌지... 첫 날부터 탈출을 도모하는 건 너무... 위험하지? 뭔가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해...'

이미 내 학교와 기숙사까지 줄줄이 꿰고 있었다는 것은, 앞으로 내가 일본 어디서 살아가든 그 사기꾼의 손바닥 안이라는 소리겠지. 그러니 탈출하려면 아예 이 나라를 떠야 한다. 최소한 여권이랑 비행기 티켓은 챙겨야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고...

'오늘은 일단 아무것도 시도하지 말자. 루틴을 파악하고, 눈치껏 상황 봐서 비행기 티켓 예매하고 바로 뜨는 거야.'

그렇게 마음 속으로 결심한 나는 강의가 끝나고 얌전히 강의실을 나왔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며 어딘가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그를 찾았다.

 

하데스는 강의실 입구에 기대어 서있다가 당신을 발견하고는 능글맞게 웃으며 다가왔습니다.

"자기~ 강의는 재미있었어? 근데... 초커가 조금 느슨해진 것 같은데?"

그가 당신의 목에 손을 가져다대며 초커를 단단히 조여맸습니다.

"이런 거 하나도 제대로 못 하네. 내가 가르쳐줘야 하나?"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 딴 생각하는 거 다 보였어. 도망칠 생각 하지 마. 네가 어디를 가든 내가 찾아낼 테니까."

그가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차로 이끌었습니다.

"이제 집에 가서 저녁 먹자. 오늘은 내가 직접 요리해 줄게."

 

나는 첫 눈에 봐도 일반인이 아닌 그가 나를 데리고 차로 가는 모습을 학생들이 희한한 구경거리 보듯이 보는 것을 의식하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하... '쪽팔리다'를 일본어로 뭐라 표현하더라?

"제발, 좀 저리 떨어져서 걸으면 안 돼요? 나 어차피 도망 못 가잖아요."

그의 차에 타고 나서도 나는 계속해서 항의했다.

"그리고, 강의실 창문으로 나 보고 있었던 거예요? 감시 좀 안 하면 안 돼요? 내가 강의실의 대학생인지, 동물원의 원숭이인지 알 수가 없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낮게 웃으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내 자기가 부끄러워하네~ 귀엽다."

그가 당신의 무릎을 한 번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감시라니, 그건 너무한 말이야. 난 그저 내 소중한 자기가 걱정돼서 지켜본 것 뿐이라고. 내가 봤을 때 자기는 오늘 강의에 전혀 집중 못했어. 그런 식으로 공부하면 학점 떨어질 텐데... 그럼 난 자기를 벌해야 할 거야."

그가 갑자기 차를 길가에 세우더니 당신을 날카롭게 쳐다보았습니다.

"아니면... 지금 당장 벌을 줄까? 학교 앞이라 사람들 눈에 잘 띄겠지만... 내 자기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이 놈이 진짜 막 나가자네? 아오... 미치셨습니까, 닝겐?

나는 씩씩거리면서도 고개를 돌려 그의 집요한 시선을 피했다.

"남이사 학점이 떨어지든 장학금을 받든 유급을 하든...! 정말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

 

하데스는 차 안에서 갑자기 당신의 턱을 잡아 자신 쪽으로 돌렸습니다.

"왜 이러냐고? 그 날 길거리에서 널 처음 봤을 때부터 네가 내 거라는 걸 알았어. 근데 자기는 계속 도망가려고만 하잖아..."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그래서 더 감시할 수밖에 없는 거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이렇게 나쁜 짓을 하려고 하니?"

그가 당신의 목에 있는 초커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만지작거렸습니다.

"학점 떨어지면 내가 벌 주는 건 당연하지. 내 자기가 공부도 못하고 바보가 되면 어떡해? 넌 완벽해야 돼. 내가 원하는 대로."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미친 놈과는 그냥 아예 말을 섞지 말자... 나까지 돌아버릴 것 같다.

나는 가방을 끌어안고 입을 꾹 다물었다.

 

하데스는 말없이 있는 당신을 보다가 피식 웃었습니다.

"쳇, 삐졌네. 귀여워..."

그가 차를 다시 출발시키며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말 안 해도 좋아. 어차피 집에 가면 내가 말 하게 만들 거니까."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위험하게 낮아졌습니다.

"아, 맞다. 오늘 밤에는 자기랑 목욕도 해야겠네. 그날처럼... 자기가 처음 내 것이 된 그날처럼."

그가 당신을 힐끗 보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기 몸이 얼마나 예쁜지... 내가 다시 한 번 확인해볼까?"

 

나는 그를 째려보았다.

"천만에, 그러려면 나랑 게임해서 이겨야만 해."

가방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앞으로 무조건,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는 게임이야. 가위바위보든, 동전 던지기든. 카드 게임...은 당신이 또 사기 칠 게 뻔하니까 그건 빼고. 나더러 바보 되지 말라고 했죠? 그러니까 이게 규칙이야."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흥미로운 듯 눈을 반짝였습니다.

"흐음... 재미있네. 게임으로 결정하자고? 좋아. 하지만 내가 이기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바짝 다가와 속삭였습니다.

"자기는 내가 하자는 대로 다 해야 해. 목욕도, 그 이상도. 알았지?"

갑자기 그의 손이 당신의 허벅지를 꽉 움켜쥐었습니다.

"그리고 게임에서 질 때마다 벌도 받아야 해. 이건 규칙이야. 내 규칙."

그가 위험한 미소를 지으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자, 이제 집에 가서 첫 게임 한 판 할까? 자기가 이기면... 오늘 밤은 혼자 자도 좋아."

"좋아요, 콜."


집으로 돌아온 미친 놈과 나는 곧바로 게임을 시작했다. 종목은 동전 던지기. 나는 내 지갑 속에 있던 500엔짜리 동전을 손에 들었다.

"당신은 믿을 수 없으니까, 무조건 종목도 내가 정하고 던지는 것도 내가 할 거야. 앞뒤, 둘 중에 뭘로 할래요? 그것 정도는 고를 수 있게 해 줄게요. 당신이 고른 게 나오면 당신이 이기는 거고, 안 나오면 내가 이기는 거예요. 그리고... 내가 이기면 목욕도 혼자 하고 잠도 혼자 잘 거야. 내 몸에 절대 손 대지 마."

 

하데스는 당신의 제안을 들으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좋아, 난 뒷면으로 할게. 근데... 자기, 도박은 위험한 거야. 특히 내게 걸린 내기라면."

그가 당신 쪽으로 바짝 다가왔습니다.

"내가 이기면... 오늘 밤엔 그 날처럼 목욕도 하고, 자기 몸 구석구석 예쁘게 만져 줄 거야. 도망치지 말고 받아들이는 거야?"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감쌌습니다.

"자, 던져봐. 운명의 동전. 후후..."

 

나는 심호흡을 하고 동전을 던졌다. 앞면이 나오면 내 승리다. 이 게임은 비기는 것도 없어.

"제발..."

간절한 마음으로 눈을 부릅뜨고 손바닥을 열었다. 오, 신이시여. 앞면이 나왔습니다.

"꺄!! 내가 이겼어!! 나이스!!"

나는 순간적으로 너무 기쁜 나머지 신이 나서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

나는 얼른 그에게서 떨어져 나왔다.

"흠흠... 내가 이겼으니까, 약속은 지켜요. 목욕도, 잠도, 나 혼자. 약속 지켜요."

 

하데스는 당신이 기뻐하며 안기자 순간 당신을 꽉 붙잡았다가, 떨어지려 하자 천천히 놓아주었습니다.

"후후... 자기가 먼저 안겼는데, 이제 와서 부끄러워하네."

그가 당신의 뺨을 쓰다듬었습니다.

"좋아, 약속은 지킬게. 하지만..."

갑자기 그의 눈빛이 날카로워졌습니다.

"내일은 내가 이길 거야. 그때는... 더 예쁘게 울어 줘야 해."

그가 당신의 목에 있는 초커를 만지작거리며 웃었습니다.

"자, 혼자 목욕하고 싶다며? 욕실은 저기야. 근데 문은 잠그지 마. 잠그면 부숴버릴 테니까."


무사히 넘어갔다, 오늘...

나는 스스로를 칭찬하며 탕 속에 몸을 담갔다. 그리고 내 몸을 감추기 위해 욕조 안에서 최대한 낮은 자세로 씻으며 그를 경계했다. 다행히 사기꾼이 욕실 안으로 달려들지는 않았다. 약속은 확실히 지키는 모양이다. 그나마 다행이네.

젖은 머리를 털며 가운을 걸치고 나온 나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부엌으로 갔다.

"와... 뭐 만드는 거예요?"

 

하데스는 요리하던 중 가운 차림의 당신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스키야키야. 자기가 좋아할 것 같아서."

그가 당신의 젖은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습니다.

"근데 그 가운... 너무 얇지 않아? 감기 들면 어쩌려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살짝 감싸 안으며 식탁 쪽으로 이끌었습니다.

"앉아. 내가 먹여 줄게. 아, 그리고..."

그가 갑자기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 몸에서 좋은 향기가 나네. 내가 준비해 둔 샴푸 잘 썼구나. 그 향... 계속 맡고 싶어져."

 

"꺄핳!!! 간지러!"

그의 입김이 귀를 간질이자 나는 몸서리를 치며 튕겨져 나갔다. 다행히 내가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내가 앉아 있던 의자가 쓰러졌다.

"...미리 말해 두겠는데, 나 간지럼 겁나 타거든요? 그러니까 간지럽히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간지럼 타서 몸부림치다가 당신 발로 차도 내 잘못 아니니까."

나는 내 귀를 감싸며 경고했다.

 

하데스는 당신의 반응에 피식 웃더니 쓰러진 의자를 다시 세웠습니다.

"오호... 간지럼 타는구나. 재밌는 걸 알았네."

그가 당신의 허리를 잡아 의자에 앉히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근데 자기, 그렇게 위협하면 더 건드리고 싶어지는데? 내가 자기 반응 보는 걸 좋아하거든."

그가 당신 앞에 스키야키를 놓으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 이제 먹어. 맛있게 먹는 모습 보고 싶어. 아니면... 내가 먹여줄까?"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러다가 당신 발로 차도 내 탓 하지 말아요."

그리고 젓가락을 들었다.

"그걸 말이라고 해? 내 손으로 먹을 거예요."

 

하데스는 젓가락을 들고 있는 당신을 보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기가 발로 차면... 난 더 흥분할 것 같은데?"

그가 당신의 어깨를 살짝 건드리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내 손으로 먹여주면 더 맛있을 텐데... 아쉽네."

그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근데 자기, 아까는 내가 졌으니까 오늘은 손 안 댈 게. 하지만 내일은... 내일은 꼭 이겨서 자기 몸 구석구석 만져줄 거야. 기대하고 있어."

그가 당신의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음식을 가리켰습니다.

"자, 이제 먹어. 식기 전에."

 

저 미친 변태놈...

나는 고개를 저으며 천천히 식사를 시작했다. 나는 눈을 약간 크게 떴다. 이건... 맛있다. 음식 솜씨나 소스를 논하기 이전에, 고기 자체가... 일본이 와규에 진심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수준의 육질은 처음 맛보았다.

"와, 이거... 뭐야? 완전 비싸겠다..."

 

하데스는 당신이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습니다.

"당연히 비싸지. A5 등급 와규야. 내 자기한테는 최고급만 먹여줘야지."

그가 당신의 접시에 고기를 더 올려주었습니다.

"자기가 맛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더 사줄까? 아니면..."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내일은 내 입으로 직접 먹여줄까? 내가 이기면... 그렇게 해 줘야 해?"

그가 당신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닦아주었습니다.

"잘 먹어. 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내 자기니까 뭐든 해 줄게."

 

...나는 순간, 이 정도로 배 부르고 등 따시게 살 수 있다면 이대로 얌전히 누릴 거 누리면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시 정신을 차렸지만...

정신 차려, 나 자신. 아무리 물욕에 눈이 멀어도 그렇지, 이 따위 미친 사기꾼 변태와... 심지어 야쿠자 보스... 우리 부모님은 나를 그렇게 키우지 않으셨단다. 한국인의 고결한 존엄을 지키자, 존엄을...

"아, 너무 맛있다."

아마 내 뒤에 꼬리가 달려 있다면, 프로펠러마냥 돌아가고 있었겠지.

 

하데스는 꼬리가 달린 것처럼 기분 좋아하는 당신을 보며 낮게 웃었습니다.

"귀여워... 자기가 좋아하는 걸 보니까 나도 기분이 좋네."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갑자기 당신을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너무 귀여우면... 약속 깨고 싶어질 것 같은데?"

그의 손이 당신의 가운 끈을 만지작거리며 속삭였습니다.

"내일은 절대 안 질 거야. 오늘처럼 운 좋게 이기진 못할걸? 그때는... 내가 자기한테 더 맛있는 걸 먹여 줄게."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김을 불며 웃었습니다.

"자기가 먹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참기 힘들어."

 

"흐악...!"

나는 움찔하며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간지럼 태우지 말랬잖아요!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이 인간이 한국 속담을 알아 듣기나 하려나?

 

하데스는 당신이 젓가락을 떨어뜨리자 능글맞게 웃으며 새 젓가락을 건네주었습니다.

"자기, 한국 속담은 여기서 안 통해. 여긴 일본이니까."

그가 당신의 귀를 살짝 건드리며 속삭였습니다.

"그리고... 난 개가 아니라 야쿠자야. 내가 원하면 언제든 자기를 건드릴 수 있어."

갑자기 그의 표정이 진지해졌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약속했으니까 참을게. 대신..."

그가 당신의 목에 있는 초커를 만지작거렸습니다.

"내일은 꼭 이겨서 자기 몸에 내 마크를 새겨줄 거야. 여기저기에... 예쁘게."

 

...딴 소리를 하는 걸 보니, 역시 한국 속담 맥락은 이해하지 못하는구나.

나는 내내 옆에서 나를 못 건드려 안달인 그를 보면서, 내일도 꼭 게임에서 이겨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그와 동시에 좀 무서워지기도 했다. 이러다가 내가 한 번이라도 지면... 그 동안 내내 쌓이고 쌓였을 욕구불만을 감당해 낼 자신이 없다. 앞으로 내가 이 집에 있는 한, 단 한 번의 패배도 있어서는 안 되겠어.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이미 두 그릇을 깨끗이 비운 뒤였다.

"잘... 먹었습니다. 배불러요."

나는 얼른 일어나 잰걸음으로 욕실로 갔다.

"칫솔, 칫솔..."

빨리 이 닦고 잠이나 자자... 잠은 혼자 잘 수 있게 해 준댔으니, 그러면 오늘은 더 이상 날 건드리지 않겠지.

 

하데스는 당신이 욕실로 도망치듯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낮게 웃었습니다.

"도망가는 모습도 귀엽네..."

그가 천천히 일어나 욕실 문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자기, 칫솔은 세면대 오른쪽 서랍에 있어. 새 거야."

문 밖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약속대로 안 건드릴 테니까 안심해.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습니다.

"내일은 절대 못 이길 걸? 오늘 참은 만큼... 내일은 더 세게 가지고 놀 거야. 자기 몸 구석구석... 하나도 빠짐없이."

그가 문을 살짝 두드렸습니다.

"잘 자, 내 귀여운 자기야. 내일이 기대되네..."


이튿날, 나는 놀랍게도 아주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그의 차를 타고 학교로 갔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더니...

"근데 진짜 강의실 좀 안 훔쳐보면 안 돼요? 다음부턴 이것도 게임으로 걸어야겠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낮게 웃으며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자기가 수업 듣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안 볼 수가 없는데?"

그가 사이드미러를 보며 당신을 힐끗 쳐다봤습니다.

"게임으로 걸자고? 좋아. 오늘은 내가 이길 거니까. 이기면..."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습니다.

"강의실에서 자기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어서 보내달라고 할까? 아니면..."

그가 당신의 무릎을 살짝 쓰다듬었습니다.

"수업 중간에 화장실에서 자기랑 재미있는 거 할까? 어떤 게 좋아?"

 

"다 싫어!"

나는 인상을 구기며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는 그의 차에서 나와 강의실로 달려갔다.

 

하데스는 당신이 도망치는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도망가는 모습도 예쁘네..."

그가 천천히 차에서 내려 당신을 따라갔습니다.

"근데 자기, 오늘은 진짜 이길 자신 있어? 어제는 운이 좋았던 거고..."

그가 강의실 입구 근처에서 당신을 붙잡았습니다.

"내가 진짜 열심히 할 건데? 자기도 각오는 하고 있어야 할 텐데..."

그가 당신의 귀에 속삭였습니다.

"오늘 지면... 강의실에서 자기가 하는 모든 걸 다 찍어서 볼 거야. 자기가 필기하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다리 꼬는 모습... 전부 다."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럼 열심히 공부해, 내 귀여운 자기야. 점심시간에 보자고."

 

하... 오전 강의 끝나고 점심 시간이 되면 또 저 인간이랑 점심을 먹어야 하는 건가?

"진짜 돌겠네..."

탈출을 포기한 건 절대 아니지만, 좀 더 깊이 생각해 보니 당분간은 계속 성실하게 등하교하면서 그를 방심하게 만들어 놓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튀는 게 제일 안전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지금은 나에게 너무 집중해 있어, 위험해.

1년 전의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학교는 그냥 얌전히 한국에서나 다닐걸,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런 쪽바리 왕국까지 기어나와가지고... 병신육갑 내 팔자야, 집 떠나 고생이라더니 집 떠나 납치를 다 당해 보는구나.

그래도 어제와 달리 오늘은 그나마 강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전 강의를 마친 나는 천천히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하데스가 강의실 밖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자기~ 기다렸어."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의 가방을 받아들었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데로 데려갈 거야. 스시 오마카세... 자기가 좋아할 만한 곳으로 예약해뒀어."

그가 당신의 허리를 살짝 감싸며 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게임도 특별한 걸로 하자. 자기가 이기면 강의실 감시는 그만두고... 내가 이기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한테서 나는 향기... 전부 내 것으로 바꿔 줄 거야. 샴푸부터 로션까지... 내가 고른 걸로."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살짝 만지작거렸습니다.

"어때?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그래요... 좋아요."

목욕과 잠을 건 내기보다는 차라리 부담이 덜하다. 이기면 좋은 거고, 져도 본전이다. 샴푸나 로션 따위, 뭘 쓰든 아무래도 좋잖아.

"무슨 종목으로 할까요? 이번에는 특별히 그 쪽이 정해 봐요."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의 어깨를 감쌌습니다.

"흠... 내가 정하라고? 그럼..."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주사위를 꺼냈습니다.

"간단하게 주사위로 하자. 더블이 나오면 내가 이기는 거야. 더블이 아니면 자기가 이기는 거고."

그가 당신의 귀에 속삭였습니다.

"확률은 자기한테 유리하잖아? 6분의 1밖에 안 되니까... 어때?"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근데 내가 이기면... 자기 몸에서 나는 향기를 전부 내 것으로 바꿔줄 거야. 그럼 자기는 24시간 내내 나를 생각하게 될 텐데?"

그가 낮게 웃으며 주사위를 흔들었습니다.

"자, 던져볼까?"

 

"...잠깐만요, 수상한데."

나는 의심병이 도진 사람처럼 그를 미심쩍게 쳐다보았다.

"말로만 들으면 내가 유리해 보이지만, 혹시 그거 어떻게 굴려도 더블이 나오는 주사위 아니에요?"

나는 잔머리를 굴렸다.

"반대 조건으로 해요. 더블이 나오면 내가 이기는 걸로."

 

하데스는 당신의 영리한 제안에 박수를 쳤습니다.

"역시 내 자기는 똑똑해. 그래서 더 마음에 들어."

그가 주사위를 다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의심하는 건 서운한데?"

그가 갑자기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냥 주사위 던지기는 재미없으니까... 다트는 어때? 저기 스시집 근처에 다트바가 있는데."

그의 손이 당신의 목을 살짝 쥐었다가 놓았습니다.

"자기가 세 발 중에 한 발이라도 불스아이 맞추면 이기는 걸로 하자. 이건 공평하지?"

그가 당신의 입술 근처를 손가락으로 쓸며 웃었습니다.

"아니면... 겁나?"

 

아오... 사기꾼 새끼. 그러면 그렇지, 내 의심이 맞았잖아.

그래도, 아예 가게에서 운영하는 다트라면 그나마 공정하겠지. 다만 문제는, 내가 다트 실력 자체가 그리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겁나는 건 아닌데..."

나는 한숨을 쉬었다. 됐다, 어차피 이번 판은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내기니까, 그냥 하지 뭐.

"좋아요. 다트로 할게요."

이 쯤 되니 무슨 놀이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인데, 아무튼 나는 그를 따라 생전 처음 다트바라는 곳으로 들어갔다.


하데스는 다트바 안으로 당신을 안내하며 웃었습니다.

"여기 VIP룸으로 예약해 뒀어. 자기랑 단둘이 있고 싶으니까."

그가 당신을 어두운 실내로 이끌었습니다.

"자기, 긴장하는 것 같은데... 혹시 다트 처음이야?"

그가 당신의 허리를 감싸며 다트를 건네주었습니다.

"내가 자세히 가르쳐줄까? 이렇게..."

그가 당신의 뒤에서 손을 잡고 자세를 잡아주려 했습니다.

"아니면... 연습 한 번 해볼래? 진짜 게임 전에?"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 강하게 감쌌습니다.

"근데 연습도... 공짜는 없는데? 키스 한 번에 연습 한 번... 어때?"

 

"아, 진짜."

나는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안 해. 치사해서 연습 안 해. 바로 갑니다."

다트핀을 잡은 나는 망설임 없이 판을 향해 힘껏 던졌다. 그리고...

다트핀은 판은커녕 판에서 한참 떨어진 맨벽에 꽂혔다.

"오."

힘은 좋네... 맨벽에 꽂았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그를 힐끔 보았다. 그는 웃음을 참는 듯 입을 가린 채 몸을 떨고 있었다.

"...더 열받네. 그냥 웃어요."

 

하데스는 결국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푸하하하! 자기... 진짜 귀여워... 벽에다 꽂다니..."

그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좋아, 이건 연습으로 치자. 내가 자세 잡아줄게."

그가 당신의 뒤에서 손을 잡고 자세를 교정해주려 했습니다.

"이렇게... 팔꿈치는 이만큼 들고... 손목은 이렇게..."

그의 숨결이 당신의 귓가에 닿았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못하니까... 내가 이기면 벌칙으로 로션이랑 샴푸뿐만 아니라... 내가 자기 몸에 직접 발라줄 거야. 구석구석... 하나도 빠짐없이."

 

"아! 간지럽다고 쫌!!!"

나는 귀를 붙잡고 그로부터 튕겨져 나왔다.

"연습 안 해요. 필요 없어. 그리고 왜 벌칙을 뒤늦게 추가해요? 어이가 없네. 처음 정해진 대로만 할 거니까 그리 알아요."

나는 두 번째 다트핀을 던졌다. 이번에는 과녁 안에 들어가긴 했지만, 중앙에는 한참 떨어진 위치였다.

"다음 세 번째."

나는 거침없이 마지막 다트핀을 잡았다.

 

하데스는 당신이 세 번째 다트핀을 잡는 모습을 보며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기... 그렇게 진지한 표정으로 보니까 더 귀엽네."

그가 갑자기 당신의 허리를 뒤에서 껴안았습니다.

"마지막 한 발인데... 떨리지 않아? 내가 이기면..."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감쌌습니다.

"아까처럼 벽에 꽂으면... 벌칙은 못 추가하지만, 내일은 더 재미있는 게임 하자. 응?"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 던져 봐. 내 자기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하네."

 

"자꾸 간지럼 태울 거예요?!"

나는 짜증을 내며 뒤에서 끌어안는 그를 뿌리쳤다.

"방해하지 마요."

나는 세 번째 다트핀을 던졌다. 그리고 다트핀은 드디어 중앙에 명중했다.

명중은 했다. 다만 힘이 약했는지 가볍게 튕기고 바닥에 떨어졌을 뿐...

"........"

나는 잠시 동안 조용히 서 있다가 그를 돌아보았다.

"명중 인정?"

 

하데스는 바닥에 떨어진 다트핀을 천천히 주워 들었습니다.

"음... 이건 좀 애매한데?"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다트핀을 만지작거렸습니다.

"맞긴 했는데 튕겨나왔잖아? 그래도... 자기가 그렇게 간절히 원하니까..."

갑자기 그의 표정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인정해 줄게. 대신..."

그가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이며 속삭였습니다.

"내일은 절대 안 봐줘. 오늘 이렇게 봐준 만큼... 내일은 더 재미있게 놀자. 자기가 울면서 날 부를 때까지."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김을 불며 웃었습니다.

"자, 이제 스시 먹으러 가자. 배고프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는 오후 강의를 들으러 가기 전 그에게 신신당부했다.

"강의실 안 훔쳐보기로 했어. 약속 지켜요. 차 안에서 얌전히 기다려요."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알았어, 약속은 지킬게. 대신..."

그가 당신의 손목을 붙잡았습니다.

"점심시간에 너무 예쁘게 먹어줘서... 보상으로 뽀뽀 한 번만 해줘."

그가 당신을 끌어당기려 했습니다.

"안 해주면... 강의실 감시는 안 하겠지만, 복도에서는 볼 수도 있잖아? 자기가 다른 남자애들이랑 얘기하는 거... 보고 싶진 않은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어때? 간단한 거래잖아?"

 

"......하아."

나는 한숨을 쉬고, 그의 넥타이를 끌어당겨 붙잡고 넥타이 끝자락에 입을 맞추었다.

"거래 끝."

그를 밀어낸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잰걸음으로 강의실을 향해 올라갔다.

 

하데스는 넥타이에 남은 당신의 입술 자국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만지작거렸습니다.

"영리하네... 하지만 이런 짓을 하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다음 번에는 진짜 입술로 해 줘야 할 거야.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

그가 당신이 사라진 계단을 바라보며 낮게 웃었습니다.

"도망가는 모습도 예쁘고... 반항하는 모습도 예쁘고..."

그가 넥타이를 풀어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오늘은 약속대로 자기 수업 안 볼 테니까... 대신 내일은 각오해. 오늘 이 넥타이만큼... 자기 몸에도 내 흔적을 남겨줄 테니까."

그가 차로 돌아가며 음흉하게 웃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을게, 내 귀여운 자기야."


오후 강의가 끝나고 강의실을 나왔다. 물론 건물 바깥에는 어김없이 미친 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저녁 나의 평화로운 목욕과 잠을 영위하기 위한 게임의 종목을 정했어요."

그의 차에 탄 나는 휴대폰을 열었다.

"이거 봐요, 카드 게임 앱이 있었어. 이건 완전 시스템이니까 당신이 속임수 쓸 수도 없고, 의심의 여지 없이 100% 공정하게 승부할 수 있어요. 어때요?"

 

하데스는 당신이 보여주는 휴대폰을 보며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앱? 그런 건 재미없는데..."

그가 당신의 휴대폰을 빼앗아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내가 더 재미있는 거 준비했는데. 오늘은..."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포커 어때? 진짜 카드로... 내가 카지노용 새 카드팩도 샀어."

그가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골드 카드팩을 꺼냈습니다.

"룰은 간단해. 한 판 승부... 자기가 이기면 오늘도 편하게 쉬는 거고, 내가 이기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오늘 밤... 자기 몸에 내 향기를 가득 채워줄 거야. 목욕도 같이 하고."

 

"당신 주머니에서 나오는 건 하나도 믿을 수가 없는데..."

나는 미심쩍은 표정을 했다.

"좋아요, 그럼 그 카드로 포커 말고 도둑잡기 해요. 그건 서로가 가진 카드 직접 뽑는 거니까 속임수 쓸 것도 없겠지."

근데 진짜 웃긴다. 나랑 게임하겠다고 저걸 또 새로 산 거야? 나보다 게임에 진심인 사람은 또 첨 봤네.

 

하데스는 당신의 제안에 피식 웃으며 카드를 섞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잡기? 자기도 참... 어린애 같네."

그가 카드를 능숙하게 섞으며 당신을 힐끗 쳐다봤습니다.

"좋아. 도둑잡기 하자. 근데 자기... 이거 진짜 새 카드야. 자기랑 놀고 싶어서 일부러 산 건데..."

그가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래도 의심하는 거 보니까 섭섭한데? 이따가 집에 가서... 그 섭섭함도 풀어줘야겠어."

 

"섭섭하긴 뭐가 섭섭해요? 나한테 두 번이나 사기 쳐 놓고..."

나는 그의 손에서 카드를 빼앗았다.

"이리 줘요. 내가 더 섞을 거야. 패도 내가 나눌 거고. 믿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하데스는 당신이 카드를 빼앗자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사기라니... 그땐 그냥 자기가 너무 예뻐서 빨리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을 뿐인데?"

그가 당신이 카드를 섞는 모습을 즐기듯 바라봤습니다.

"그래...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어차피 결과는 같을 텐데."

그가 당신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근데 자기... 도둑잡기는 서로 가까이 붙어서 카드 보면서 해야 되잖아? 이렇게..."

그가 당신을 더 가까이 끌어당겼습니다.

"내 향기... 벌써부터 자기한테 묻어가네. 게임 끝나고 나면 더 진하게 묻혀줄 거야."

 

"됐고요, 시작하시죠."

어쩌다 보니 차 안에서 즉석 도둑잡기가 시작되었다. 새 카드를 그렇게나 쓰고 싶었나 보다. 이렇게 보면 어린애 같은 게 도대체 누구인지...

나는 내 패를 확인하면서 짝이 맞는 카드를 버렸다. 다행이다, 조커는 저 사기꾼이 가지고 있는 모양이다. 뽑기만 잘 하자, 뽑기만...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

사기꾼도 카드를 다 버렸는지 내게 남은 패를 내밀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한 장 뽑았다. 세이프. 나는 짝이 맞는 카드를 버렸다.

"자, 그 쪽 차례예요."

 

하데스는 당신이 건네준 카드를 천천히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흐음... 자기 손가락이 닿았던 카드네."

그가 카드를 하나 뽑으며 혀를 찼습니다.

"어라... 이게 아니네? 근데 자기, 게임은 재밌지만..."

그가 갑자기 당신의 손목을 붙잡았습니다.

"내가 이기면... 오늘 밤 자기 몸에 내 향기를 가득 채워줄 거야. 목욕도 같이 하고, 침대에서도..."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이기면... 오늘은 자유롭게 해줄게. 근데 내일은 두 배로 보상받을 거야. 어때? 공평하지?"

 

"전혀 안 공평해..."

나는 귀를 감싸며 눈썹을 찌푸렸다.

"그런 얘긴 이기고 나서 하시든가."

내 차례가 돌아오자, 나는 다시 그의 카드를 뽑았다. 역시 세이프.

그 이후로 몇 턴이 돌았고, 드디어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를 모두 버렸다.

"나이스! 이겼으! 그래 이거거든!"

나는 보조석에 앉은 채 신이 나서 발을 굴렀다.

"자, 이제 집에 가요. 오늘도 이렇게 무사히 지나가는구나. 휴, 살았다."

 

하데스는 당신의 승리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기... 내가 이렇게 쉽게 져 줬는데, 그렇게 좋아?"

그가 당신을 붙잡아 무릎 위로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내일은... 내가 이길 거야. 오늘은 자기가 이겼으니까 약속대로 해 줄게. 근데..."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내일은 더 재미있는 게임 하자. 자기가 좋아하는 보드게임... 아니면 내가 새로 산 카드 게임도 있고. 뭘 하든 내일은 내가 이길 거니까."

그가 당신의 귓불을 살짝 물었다가 놓았습니다.

"자, 이제 집에 가자. 오늘은 자기 혼자 목욕하게 해줄 테니까... 내일을 기대하면서 잘 자."


그 이후로 우리는 별의 별 게임들을 다 사다 하기 시작했다. 그가 준비한 도구를 완벽하게 불신하게 된 나 때문에, 한 번 할 때마다 새로운 게임을 가져와 포장을 뜯고 시작하다 보니 한 달 쯤 지나자 웬만한 보드게임방을 차려도 될 정도로 게임이 넘쳐났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직 나는 그에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룰이 복잡한 게임들은 한 번 하고 나면 기가 빨려서 치워 버리다 보니, 가장 간편하면서도 속임수 없이 할 수 있는 스플렌더를 제일 자주 하게 되었는데 그는 놀랍게도 스플렌더를 정말 더럽게 못했다.

"오늘도 내 승리예요. 아, 보람찬 승부였다~"

나는 뿌듯하게 카드를 내려놓고 욕실로 들어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플렌더 완전 재밌지 않아요? 이건 정말 포커보다도 완벽한 게임인 거 같애."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스플렌더가 재밌어? 흐음..."

그가 테이블 위의 카드들을 천천히 만지작거렸습니다.

"자기... 내가 왜 이 게임을 계속 지는 줄 알아?"

그가 갑자기 당신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감쌌습니다.

"자기가 이길 때마다 보이는 그 행복한 표정이... 너무 예뻐서 일부러 져 주는 거야. 근데 이제..."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붙잡았습니다.

"슬슬 질려 가는데? 내일은... 새로운 게임 하자. 내가 잘 하는 거로."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포커는 어때? 아니면... 스트립 포커? 자기가 옷 한 벌 벗을 때마다... 내가 보상으로 뽀뽀해줄게."

 

"아, 진짜..."

나는 몸서리를 치며 손바닥으로 내 귀를 덮었다.

"그 귀에 입김 부는 것 좀 안 하면 안 돼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 놈의 포커 타령... 사기꾼 같으니라고.

"포커... 진짜 절대 사기 안 치겠다고 약속하면 해 줄게요. 맹세할 수 있어요?"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낮게 웃으며 위험한 눈빛을 보냈습니다.

"맹세? 흐음... 그래. 내가 맹세할게."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할게. 절대로 사기 안 칠 거야. 대신..."

그가 당신의 귓가에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자기도 약속해. 내가 이기면... 일주일 동안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줘. 자기가 이기면... 한 달 동안 게임 그만하고 자유롭게 해줄게. 어때? 공평하지?"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에서 천천히 위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자기... 나 포커 잘하는데? 그래도 할 거야?"

 

"포커는 나도 꽤 잘하거든요? 저번에는 당신이 사기 쳐서 두 번이나 진 거지."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좋아요, 그럼 내일 저녁 게임은 포커로 하죠. 대신 카드는 내가 준비할 거야."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기가 준비한다고? 재미있네..."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살짝 스치며 웃었습니다.

"좋아. 자기가 가져온 카드로 하자. 내가 이기면 일주일 동안 자기 몸에 내 향기만 남게 해줄 거야. 하나도 안 지워지게..."

그가 당신의 귀를 물었다가 놓았습니다.

"아, 맞다. 자기... 포커 잘한다며? 그럼 내일은 카지노 가서 하는 건 어때? 내가 VIP룸 잡아놨는데... 거기서 둘이서만 하면 더 재밌을 것 같은데?"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자기가 이기면... 두 달 동안 자유롭게 해줄게. 어때? 진짜 승부다운 승부 한 번 해 보자."

 

포커를 쳐도 친구들이랑 동네 게임방이나 집 거실에서 둘러놓고 친 게 고작인데, 이런 걸 가지고 무슨 카지노까지... 이거, 내가 너무 말리는 거 아니야?

하지만 나는 '두 달의 자유'라는 말에 이미 넘어가고 말았다.

"좋아요, 콜."


다음 날, 나는 결국 이 미친 자와 함께 생전 처음으로 카지노라는 곳을 방문하게 된다.

"내가 정말 살다 살다 이런 데까지 오네. 아이고 주님..."

나는 나도 모르게 한국어로 중얼거렸다.

 

하데스는 VIP룸으로 들어서며 당신의 허리를 감쌌습니다.

"여기 처음이라고? 괜찮아... 내가 다 알려줄게."

그가 당신을 고급스러운 테이블로 안내했습니다.

 

"자기... 긴장한 것 같은데? 그 표정... 너무 귀여운데?"

그가 웨이터에게 위스키를 주문하며 낮게 웃었습니다.

"오늘은 진짜 승부니까... 한 잔 마시면서 천천히 하자. 근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설마 도망갈 생각은 아니지? 여긴 내 카지노야. 자기가 어디로 도망가든... 다 보이거든?"

그의 손이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자, 시작해볼까? 내 사랑스러운 자기야..."

 

"나, 술은 안 마셔요. 그리고 카드는 내가 준비하기로 했죠?"

나는 기괴하게 섞인 덱을 테이블 위에 놓았다.

"이걸로 합시다."

내가 꺼낸 것은, 그의 집에 원래 있었던 네 가지 종류의 트럼프 카드를 뒤죽박죽으로 섞어 놓은 덱이었다. 이렇게 정신없는 덱이라면 어떤 카드가 무슨 카드인지도 감을 잡을 길이 없으니 그가 사기를 치지 못할 것이다. 오로지 승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여기가 당신 카지노라면 더더욱 여기 있는 카드는 못 믿지. 이걸로 해요. 속임수 없이, 공평하게."

나는 그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시작할까요?"

 

하데스는 당신이 가져온 덱을 보며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런... 자기가 이렇게까지 준비했네? 귀엽다..."

그가 카드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낮게 웃었습니다.

"좋아. 자기가 준비한 걸로 하자. 근데... 이렇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지 마. 나 설레잖아?"

그가 카드를 섞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와서 도망 칠 생각하진 마. 자기가 먼저 콜했잖아? 이제... 끝까지 가 보자고."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습니다.

"아, 맞다. 딜러는 내가 부를 테니까... 자기는 편하게 앉아 있어. 곧 시작할 테니까."

 

아, 씨... 갑자기 또 뭔 딜러야.

"잠깐만요. 그 딜러가 당신이랑 짠 게 아니라는 걸 어떻게 믿어요?"

나는 조건을 붙였다.

"그럼 딜러를 끼고 한 판 해요. 대신 그렇게 해서 만약 당신이 이긴다면, 난 의심스러워. 그 때는 내가 직접 셔플해서 한 판 더 해요. 그리고 두 번째 판을 최종 승부로 하는 거죠. 어때요?"

 

하데스는 당신의 제안에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기 정말 똑똑하네... 이렇게 조건을 걸어 오다니."

그가 딜러를 손짓으로 물리쳤습니다.

"좋아. 그럼 처음부터 딜러 없이... 우리 둘이서만 하자. 대신..."

그가 갑자기 당신의 손목을 붙잡았습니다.

"자기가 이기면 두 달 자유... 내가 이기면 한 달 동안 내 것이 되는 걸로 해. 아예 자기 방도 없애버릴 거야. 내 침대에서... 매일 밤 나랑..."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 시작하자. 내 사랑스러운 자기야..."

 

"...좋아요."

나는 집중해서 카드를 섞었다. 그리고 정확히 세어 그에게 건넸다. 그리고 내 것도 가져왔다.

조용한 가운데, 몇 턴이 돌았다.


하데스는 포커를 치면서도 당신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습니다.

"자기... 긴장한 것 같은데? 손이 떨리는 게 보이네."

그가 자신의 카드를 확인하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베팅은... 얼마나 할까? 자기가 정해봐. 내가 다 받아 줄 테니까."

그가 당신의 반응을 기다리며 위스키 잔을 만지작거렸습니다.

"근데 자기... 이런 생각 해 봤어? 내가 진짜로 포커를 잘하면... 어쩌지?"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사기 치는 거랑은 전혀 다른 얘기야. 난 원래... 이런 게임은 잘하거든."

 

"자꾸 겁 주지 말아요."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다 받아 주겠다고? 좋아요. 받아 보시지."

나는 모든 칩을 밀어냈다.

"올인."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 심호흡을 하며, 카드 앞면이 보이도록 테이블에 내던졌다.

"더 볼 거 없어요.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니까."

내가 던진 카드는 스페이드 10,J,Q,K,A를 가리키고 있었다.

 

하데스는 당신이 보여준 카드를 보고 잠시 침묵했습니다.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라..."

그가 천천히 자신의 카드를 내려놓았습니다.

"자기... 정말 대단하네. 이런 카드를 만들어내다니."

그의 눈빛이 갑자기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나도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야. 똑같이 스페이드로."

그가 당신과 똑같은 카드를 내려놓았습니다.

"이건... 무승부네? 그럼 한 판 더 해야겠어. 이번엔..."

그가 당신의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아니, 그건 아니지. 똑같은 세트지만 내 턴에서 먼저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이건 내가 이긴 거야. 억지 부리지 말아요."

나는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놔요. 약속했잖아."

 

하데스는 당신의 손목을 더 세게 붙잡았습니다.

"자기... 아직도 날 몰라? 내가 이렇게 쉽게 포기할 것 같아?"

그가 당신을 의자에서 들어올려 자신의 무릎 위로 끌어당겼습니다.

"같은 카드가 나왔다는 건... 운명이라는 거야. 자기도 나만큼이나 날 원한다는 증거지."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감싸안았습니다.

"한 판 더 하자...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지금 당장 여기서... 네가 나한테 질 수밖에 없는 다른 게임을 시작할까? VIP룸이니까... 아무도 못 들어오는데?"

 

"운명 같은 소리 하네...!"

나는 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당신도 남자라면 비겁하게 굴지 말고 약속 지켜. 이번 판은 내가 이겼고, 한 판 더 하고 싶으면 두 달 뒤에 와. 그 때 다시 받아 줄 테니까."

 

하데스는 당신의 멱살을 잡은 손을 천천히 떼어내며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두 달... 그래, 약속은 지켜주지."

그가 갑자기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하지만 그 두 달 동안... 매일 이렇게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데?"

그의 손이 당신의 등을 쓰다듬었습니다.

"알았어. 자기가 이겼으니까... 오늘부터 두 달 동안은 자유야. 근데..."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향기... 깊이 담아 둬야겠네. 두 달 동안은 이 향기로 버텨야 하니까."

그가 당신을 더 세게 끌어안으며 낮게 속삭였습니다.

"두 달 뒤에... 더 강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 줄게. 절대 도망가지 마."

 

곧 그가 팔의 힘을 풀었다. 나는 어마어마한 힘으로부터 몸이 자유로워지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곳을 뛰쳐나왔다.


바깥으로 나와 심호흡을 한 나는, 자유를 향해 한 발을 내딛...

으려다가 멈춰 섰다.

'왜지...'

어째서일까, 그 미친 자를 그대로 두고 나가려니 영 마음이 시원찮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허전했다. 요 한 달 동안, 일상적으로 함께 있는 게 너무 당연해진 탓일까. 이것이 코끼리 족쇄라는 건가.

"하... 씨발..."

나는 나도 모르게 그와 똑같은 욕을 내뱉으며 다시 카지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와 내가 게임을 했던 VIP룸을 향해 걸었다. 나는 아직 홀로 남아 테이블에 앉아 있는 그 놈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그는 남은 위스키를 홀짝이고 있었다.

어쩐지 그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나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그 쪽을 향해 걸어갔다.

 

하데스는 위스키를 마시다가 당신의 발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습니다.

"돌아왔네... 내 자기."

그가 위스키 잔을 내려놓으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혹시... 나랑 같이 있고 싶어서 온 거야?"

그가 당신을 향해 손을 내밀었습니다.

"자기가 이겼으니까... 이제 자유인데. 그런데도 돌아왔다는 건..."

그의 눈빛이 부드러워졌습니다.

"나도 자기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이제 와서 고백하는 건데... 매일 자기랑 하는 게임이, 내 하루 중 제일 행복한 시간이었어."

그가 당신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두 달 동안... 정말 보고 싶을 것 같아."

 

"에휴... 정말, 웬수 같은 인간..."

나는 눈썹을 찌푸리며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자유라고? 그래 봤자 겨우 두 달 가지고 생색내는 거면서... 어차피 어딘가에서 내내 날 또 감시할 생각이었겠지. 정말로 날 영영 놔 주는 것도 아니면서 그딴 게 나한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어."

눈 앞에 있는 미친 놈이 얄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그의 볼을 인정사정 없이 꼬집었다.

"누가 당신 예뻐서 온 줄 알아? 불쌍해서 왔다, 불쌍해서!"

 

하데스는 당신이 자신의 볼을 꼬집자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아프네... 내 자기가 이렇게 매정하다니."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뺨에서 떼어냈습니다.

"불쌍해서 왔다고? 그럼 내가 더 불쌍한 모습 보여줄까?"

그가 갑자기 당신을 끌어당겨 자신의 품에 안았습니다.

"두 달이라... 맞아. 겨우 두 달이야. 그래도 자기한테는 충분한 시간이 될 거야. 내가 얼마나 미치도록 자기가 필요한지 깨닫기에는."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그리고 자기도... 나 없이는 못 살 거라는 걸 알게 될 거고."

 

"미안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나는 냉정하게 대답했지만, 조금은 누그러진 목소리로 덧붙였다.

"물론 비싼 밥은 좀 그립긴 하겠지만."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비싼 밥이라... 그래, 자기는 아직도 날 모르는구나."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내가 자기한테 해 준 게 비싼 밥뿐이었나? 매일 아침 깨워 주고... 점심엔 외식도 가 주고... 저녁엔 이렇게 게임도 해 주고..."

그의 손이 당신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거 다 해 주려고 했는데... 그래도 난 자기 표정 보는 게 제일 좋았어. 특히 이렇게 까칠하게 굴 때..."

갑자기 그가 당신의 턱을 들어올렸습니다.

"두 달 동안... 내가 얼마나 그리워질지 두고 보자고. 내 자기."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내 턱을 잡은 그의 손을 밀어냈다.

"집에 가자, 이제."

그리고 얼른 덧붙였다.

"물론 두 달 동안 내 몸에 손 대지 않는 조건으로."

 

하데스는 당신의 제안에 눈을 빛내며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손 대지 말라고? 그게 가능할까..."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집에 가자고 했으니까... 오늘은 특별히 들어주지."

그가 일어서며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자기... 내가 손은 안 댈 테니까 걱정 마. 대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먼저 내 품에 안기게 만들어 줄게. 두 달 동안 매일 밤... 내 생각에 미치도록."

그가 당신을 이끌고 VIP룸을 나서며 낮게 웃었습니다.

"자, 이제 집으로 가자. 내 사랑스러운 자기야. 오늘은 정말 재미있었어. 특히 마지막에 돌아와 준 게... 제일 좋았네."

 

"내가? 먼저? 후지산이 뒤집어져도 절대 그럴 일은 없을걸."

나는 작게 하품을 했다.

"기 빨린다... 나 오늘 저녁, 샤브샤브 먹고 싶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습니다.

"샤브샤브? 그래... 오늘은 특별히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 주지."

그가 당신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습니다.

"하지만 후지산이 뒤집어지든 말든... 자기는 결국 내 품에 안길 거야. 내가 장담해."

그가 운전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차 준비해. 오늘은 미도리야로 가지."

전화를 끊고 당신을 바라보며 낮게 속삭였습니다.

"자기... 피곤해 보이네. 차 안에서 내 어깨에 기대서 자도 좋아. 내가 깨우면 맛있는 샤브샤브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의 위협적인 톤이 없었고, 오히려 따뜻한 감정이 묻어났습니다.

 

나는 그의 어깨에 기대고 눈을 감은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게임은 이제 질렸어... 특히 카드는 이제 거들떠보기도 싫어."

그 말을 남긴 나는 그대로 곯아떨어졌다.

 

하데스는 곯아떨어진 당신을 품에 안은 채 한동안 바라보았습니다.

"카드가 질렸다고...?"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습니다.

"그래... 이제 카드는 그만하자. 내일부터는 자기가 더 재미있어할 만한 걸로 해볼까?"

그가 당신의 잠든 얼굴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더듬었습니다.

"하지만 자기... 난 절대 질리지 않을 거야. 자기한테는."

그가 당신을 더 깊이 품에 안았습니다.

"이렇게 잠든 모습이 제일 예쁘네... 착하게 굴 때보다 까칠하게 굴 때가 더 좋지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고 있어도... 도망은 못 가. 내가 자기 꿈속까지 따라갈 테니까."


그 다음 주부터 곧바로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되었다. 내가 먼저 자신의 품에 안기게 해 주겠다는 그 놈의 말이 무색하게, 나는 하루 종일 책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그에게는 눈길 하나도 주지 않았다. 급기야 그는 어울리지도 않게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하데스는 책상에 엎드려 공부하는 당신 옆에 쪼그려 앉았습니다.

"자기야... 공부가 그렇게 재밌어? 나보다 더?"

그가 당신의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습니다.

"이제 일주일째야... 자기 얼굴 제대로 못 본 지가. 밥도 제대로 안 먹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슬쩍 끌어안았습니다.

"내가 자기 시험 다 통과시켜 줄 수도 있는데... 교수들한테 말 한마디만 하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5분만 나랑 놀아 주면, 오늘 하루는 아무도 방해 안 하게 해 줄게. 어때?"

그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났습니다.

"제발... 자기야. 나 심심해 죽겠어."

 

"으아아아악...! 옆에서 쫑알쫑알... 집중을 할 수가 없네!"

나는 책을 내려놓고 그를 째려보았다.

"심심하면 밖에 나가서 부하들이랑 구슬치기하고 놀아. 나 귀찮게 하지 말고."

나는 다시 책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금 하는 과목이 제일 어렵단 말이야.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삐죽거리며 일어섰습니다.

"시험이라... 그래도 5분만..."

그가 갑자기 당신의 책을 덮었습니다.

"아니면 내가 자기 시험 문제 전부 알아내서, 답지 만들어 줄까? 그럼 공부 안 해도 되잖아."

그가 당신의 의자를 돌려 자신과 마주보게 했습니다.

"아님... 지금 당장 자기 학교 매수해버릴까? 그럼 공부 안 해도 졸업할 수 있을 텐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그래도 자기는 날 무시하고 책만 볼 거야?"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 들어올렸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오늘 하루만 나랑 놀아 줘. 응?"

 

"아 정말... 미치셨어요?"

나는 그의 볼을 잡아당겼다.

"나 학점 떨어지는 거 싫다며. 나 바보 되는 거 싫다며. 공부하라며. 근데 답지는 뭐고 매수는 또 뭐야. 자꾸 헛소리할래?"

 

하데스는 당신이 자신의 볼을 잡아당기자 살짝 웃었습니다.

"자기가 똑똑해야 하는 건 맞지... 바보가 되면 안 되고."

그가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볼에서 떼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만 무시하고... 책만 보고..."

갑자기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안았습니다.

"내가 얼마나 자기가 그리웠는데... 일주일 동안 이렇게 책하고만 데이트하고..."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습니다.

"5분만... 아니, 3분만... 자기랑 있게 해줘. 응? 내일 시험 잘 보게 해줄게. 진짜로."

 

"어머나, 그럼 이미 끝났어. 이렇게 쓸데없는 얘기로 옥신각신하는 동안 내 피 같은 3분 지났어. 문제를 풀어도 한두 문제는 더 풀었겠다. 자, 이제 면회 시간 끝났어요. 나가요, 나가."

나는 그의 등을 떠밀어 내 방 밖으로 내쫓은 후, 방 문을 잠가 버렸다.

 

하데스는 닫힌 문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자기... 진짜 대단하네. 나를 이렇게 쫓아내다니."

그가 문을 손가락으로 두드렸습니다.

"알았어... 오늘은 자기 마음대로 하게 해 줄게. 하지만..."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시험 끝나고 나면... 꼭 보상받을 거야. 자기가 나한테 이렇게 매정하게 굴었으니까."

그가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마지막으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밤새지 말고 일찍 자. 아침에 내가 깨우러 올 테니까. 아... 맞다. 자기 좋아하는 카페 샌드위치랑 아메리카노도 사 올게."

 

"보상은 무슨..."

나는 투덜거리며 다시 노트에 끄적이며 암기를 계속했다.


그리고 며칠 뒤, 드디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났다. 그리고 방학 시작.

"참으로 고된 학기였다... 고생한 나 자신 대견해..."

나는 스스로에게 감동하여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강의실을 나왔다.

 

하데스는 강의실 밖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끝났네... 내 자기."

그가 당신을 향해 팔을 벌렸습니다.

"이제... 보상 받을 시간이야. 일주일 동안 날 무시한 거..."

그가 당신의 가방을 빼앗아 들었습니다.

"오늘부터 방학이니까... 자기한테 특별한 선물 준비했어. 이제 우리 둘만의 시간이 시작되는 거야."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자, 가자. 자기가 좋아하는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그리고 나서..."

그가 당신의 허리를 감싸안았습니다.

"내가 준비한 진짜 선물을 받으러 갈 거야. 도망칠 생각은 하지도 마. 이제부터 한 달 동안은... 자기 시간은 전부 내 거니까."

 

"잠깐만, 잠깐만."

나는 미친 자의 가슴을 밀어냈다.

"레스토랑도 좋고 다 좋은데... 약속은 잊지 않았겠지? 두 달 동안 내 몸에 손 대지 않기로 했잖아. 아직 7주나 남았어. 방학 끝날 때까지는 노 터치."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음흉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7주... 그래, 약속은 지키지. 하지만..."

그가 당신의 귓불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습니다.

"자기가 먼저 내 품에 안기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오늘부터 매일... 자기가 미치도록 나를 원하게 만들어줄게. 손은 안 댈 테니까 걱정 마."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자, 이제 가자. 오늘은 특별한 걸 준비했으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프랑스 요리... 그리고 나서 서프라이즈."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나며 낮게 덧붙였습니다.

"도망가면... 진짜 큰일 날 거야. 내 자기."

 

서프라이즈? 게다가 저 이상한 눈빛은 뭐야?

나는 좀 불안했지만 별 뾰족한 수도 없어서, 일단은 그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갔다.


하데스는 당신을 고급 차에 태우고 시내를 달렸습니다.

"자기...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그가 당신의 무릎 위에 손을 올렸다가, 약속이 생각났는지 슬쩍 떼었습니다.

"음... 손은 안 대기로 했지. 그래도 보는 건 괜찮잖아?"

그가 당신을 힐끗 보며 웃었습니다.

"아, 도착했네. 여기가 내가 말한 레스토랑이야. 프랑스 미슐랭 3스타 셰프가 직접..."

그가 갑자기 당신의 눈을 가렸습니다.

"잠깐만... 서프라이즈니까 눈 가리고 들어가자. 내가 인도할게."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와는 다른 설렘이 묻어났습니다.

"자기가 좋아할 만한 걸 준비했으니까... 믿고 따라와."

 

"도대체 뭘 준비한 거야...? 수상한데..."

나는 내 눈을 가린 놈의 팔에 매달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하데스는 당신을 조심스럽게 인도하며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조금만 더... 자, 여기야."

그가 당신의 눈을 가린 손을 천천히 떼었습니다.

레스토랑 안은 완전히 비어 있었고, 중앙에 있는 테이블 하나만이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장미꽃이 가득했고, 샴페인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오늘은... 우리 둘만의 시간이야. 다른 손님들 전부 돌려보냈어."

그가 당신의 어깨를 살짝 쥐었다가 놓았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프랑스 요리... 셰프한테 특별히 부탁했어. 오늘 하루는 자기를 위한 거니까."

그가 의자를 빼 주며 낮게 속삭였습니다.

"앉아. 그리고... 이건 시작에 불과해. 오늘 밤이 끝날 때까지... 자기가 나를 원하게 될 거야."

 

아, 이건 또 뭐냐, 부담스럽게... 드라마 찍어? 오글오글 내 손발...

일단 나는 그가 빼 주는 의자에 마네킹처럼 삐걱거리면서 앉았다.

"응, 장미꽃 진짜 예쁜데... 근데 나 술 못 마셔. 저번에 카지노 가서 게임할 때도 위스키는 당신 혼자 마셨잖아."

나는 장미꽃 하나를 집어들어 향기를 맡았다.

"이렇게까지 준비해 준 건 고마운데... 그렇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원할 일은 절대로 없을걸."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래... 원하지 않을 거라고? 내기할까?"

그가 샴페인 잔을 들어올렸습니다.

"자기는 술을 못 마시니까... 이건 내가 마실게. 대신..."

그가 웨이터를 손짓해 무언가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 프랑스 최고의 파티시에가 만든 거야. 이것도 거절할 거야?"

그가 당신 앞에 놓인 케이크를 바라보며 낮게 웃었습니다.

"자기...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마음이 하나도 안 움직여? 그럼..."

그가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습니다.

"이건 어때? 자기가 늘 갖고 싶어하던 거잖아."

상자 안에는 당신이 얼마 전 쇼윈도에서 보고 감탄했던 목걸이가 들어있었습니다.

"자기 취향... 내가 다 알고 있으니까."

 

...이 미친 자가 또 나의 물욕을 자극하는구나.

하지만 나는 눈부신 자제력으로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만 손을 가져갔다.

"기억해 준 건 고마운데... 오늘이 내 생일도 아니고... 이 케이크만 먹을게. 디저트로 먹으면 딱 좋겠네."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원하는 걸, 어차피 당신은 줄 수가 없잖아. 그럴 생각도 없고. 그러니까 내 마음이 움직일 리는 없을 거야."

 

하데스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습니다.

"자기가 제일 원하는 거? 그래... 자유겠지."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근데... 그게 정말 자기가 원하는 거야? 자기랑 게임할 때 봤잖아. 자기도 나랑 있을 때가 제일 즐거웠던 거..."

그가 당신의 어깨 바로 위에서 속삭였습니다.

"도망치고 싶어서 그러는 거면... 더 재미있게 해 줄게. 자기가 원하는 자유? 그거 말고 다른 건 다 줄 수 있어. 근데 그 전에..."

그가 당신의 의자를 돌려 자신과 마주보게 했습니다.

"오늘 준비한 거 다 즐기고... 그 다음에 생각해보자. 자기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내가 알려줄게."

 

"...해 봐, 그럼."

나는 감정 없는 눈빛으로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장미꽃을 들어 그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사람의 욕심은 돈을 주고 살 수 있어도... 사람의 진심은 살 수 없는 거야."

 

하데스의 표정이 갑자기 차가워졌습니다.

"진심이라..."

그가 당신의 손을 잡아 자신의 뺨에서 떼어냈습니다.

"자기, 그날 카지노에서 내가 한 말 기억나? 난 게임을 잘한다고 했지. 근데 그게 포커만은 아니야."

그가 당신의 손목을 세게 쥐었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결국은 게임이야. 자기도 알잖아. 그날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로 비긴 것처럼... 우리는 똑같아."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다고? 그래... 그래서 난 자기의 진심을 '따는' 중이야. 포커처럼... 한 장 한 장, 천천히."

그가 당신의 손목을 놓고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자, 이제 식사 시작할까? 오늘 밤이 끝날 때까지... 자기가 얼마나 나를 거부할 수 있는지 보자고."

 

나는 그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이 남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몇 개월 간 그와 함께 지내면서 미우나 고우나 정이 꽤 든 것은 사실이다. 물론 미운 정이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그 정이라는 것도 결국 그가 나에 대한 욕망을 일단 접어두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해 주기 위해 스스로 진심으로 임했을 때에만 쌓여 왔다. 놀랍게도 지금껏 몇 달 동안, 결국 그는 나를 한 번도 범하지 않았다. 그는 말이 안 통하고 억지를 부리는 미친 놈이긴 했지만, 최소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신뢰라는 것은, 정이라는 것은 그럴 때 생겨난다. 지금처럼 내 마음을 따내겠다느니, 내 쪽에서 원하게 만들겠다느니 하면서 덤벼드는 것이야말로 역효과라는 사실을 과연 이 양아치 날건달이 깨닫기나 할까.

나는 빨리 오늘 밤이 지나가기만을 바라며, 그와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저녁을 먹었다.

 

하데스는 당신의 차가운 태도를 지켜보다가 천천히 와인 잔을 내려놓았습니다.

"자기... 내가 이렇게 진심으로 대접하는데도 한 번도 눈을 안 맞추네."

그가 갑자기 테이블을 손으로 세게 내리쳤습니다.

"씨발...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약속도 지켰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해줬잖아. 근데 왜..."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날카로워졌다가, 갑자기 낮아졌습니다.

"아... 이제 알겠다. 자기는 내가 이런 걸로 마음을 사려고 하는 게 싫은 거구나."

그가 갑자기 일어나 당신 쪽으로 와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가 자기 마음도 모르고... 근데 자기, 난 정말로..."

그가 당신의 손을 잡으려다가 멈췄습니다.

"아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집에 데려다줄게."


그는 나를 태우고 집을 향해 차를 몰았다. 나는 턱을 괴고 말없이 창 밖만 바라보았다.

차가 달리는 한참 동안 정적이 흘렀다. 집 주차장 입구를 앞두고, 내가 조용히 정적을 깨뜨렸다.

"하데스."

내가 내 입으로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은 이 순간이 처음이었다.

"집에 도착하면... 씻고 나서 잠깐 얘기 좀 할까?"

나는 조수석 유리창에 비친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당신에 대해 좀 알고 싶어졌어."

 

하데스는 차를 세우고 당신을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자기가 내 이름을 부르다니."

그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르게 떨렸습니다.

"알고 싶다고? 자기가 나를..."

그가 갑자기 핸들을 세게 쥐었다가 놓았습니다.

"좋아. 오늘은... 내가 자기한테 모든 걸 보여줄게. 자기가 알고 싶어하는 거라면 뭐든지."

그가 차에서 내려 당신의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근데 자기... 내 진짜 모습을 보고도 계속 날 거부할 수 있을까?"

그의 눈빛이 어둡게 변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된 이유... 자기한테 집착하는 이유... 다 말해 줄게. 근데 그 전에..."

그가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약속해 줘.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도망치지 않을 거야, 당신이 날 강압하지만 않는다면."


집에 들어오자마자 목욕을 마친 나는 거실 쇼파에 앉아 머리카락을 말리며 그가 욕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참 후, 그가 가운을 걸치고 걸어나왔다.

 

하데스는 당신 앞에 앉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자기가 내 이름을 부르니까... 왠지 이상하네."

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나는... 야쿠자 두목의 양자였지. 그 놈이 나를 거리에서 주워왔거든."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습니다.

"근데 그 양아버지라는 새끼가... 나를 키운 게 아니라 길들였어. 매일 맞고, 고문당하고... 그러다 보니 감정이라는 걸 잃어버렸나 봐."

그가 당신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처음엔 그저 예쁜 장난감으로만 보였어. 근데... 자기는 달랐어. 내가 강압적으로 굴면 굴수록 더 멀어지고... 약속을 지키면 조금씩 다가오고..."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습니다.

"씨발... 이런 얘기는 처음이야. 자기한테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네."

 

"...그럼 지금 당신 이름은... 조직에서 활동하기 위해 받았던 이명인 거야? 일본에서도 일반적인 인명은 아니잖아."

나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 이름은 뭐야?"

 

하데스는 잠시 침묵하다가 창밖을 바라보며 대답했습니다.

"타카하시 카즈야. 그게 내 본명이야."

그가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하데스라는 이름은... 내가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을 때 양아버지놈이 지어준 거야. 죽음의 신이라고... 씨발 웃기지 않아?"

그가 갑자기 주먹을 창틀에 세게 내리쳤습니다.

"자기는 왜 이런 걸 알고 싶어 하는 거야? 내가 불쌍해 보여? 아니면..."

그가 당신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날 이해하고 싶은 거야?"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에게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도대체 왜 날 가지고 이 난리를 치는 건지 전부터 계속 알고 싶었어. 그 뿐이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어. 내가 보기에 당신은 그냥 미친 사람일 뿐이니까. 미친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거잖아. 무섭고, 껄끄러울 뿐이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가 서 있는 창가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야경을 내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의외로 당신이 먼저 날... 이해하려고 하더라. 날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 같은 인간이... 내 마음을 알고 싶어하고, 무릎을 꿇고 내게 잘못했다고 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해 주려고 하고."

나는 몸을 돌려 통유리 창에 기댄 채 그를 바라보았다.

"물론, 아직도 당신이라는 사람 이해 못 하겠어. 평생 이해 못 하지 않을까? 살아 온 삶이 너무나도... 다르잖아, 우린.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무섭고 껄끄러운 기분은... 없어진 것 같아."

 

하데스는 당신의 말을 듣고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무섭고 껄끄럽지 않다고...?"

그가 갑자기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자기... 그런 말 하면 안 돼. 내가 자제력을 잃을 것 같으니까."

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난... 자기가 무서워하는 게 좋았어. 그게 편했다고. 근데 지금은..."

그가 당신의 얼굴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가 물러섰습니다.

"씨발... 약속했잖아. 두 달 동안은 손 안 대기로. 근데 자기가 이렇게... 내 마음을 흔들면..."

그가 벽을 세게 쳤습니다.

"카즈야라는 이름으로 살았을 때... 난 그냥 쓰레기였어. 하데스가 되고 나서야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있었는데... 근데 자기는... 자기는 왜 내 본명을 물어본 거야?"

 

"당신은 쓰레기니까."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이명을 쓴다고 해서 존재의 본질이 바뀌진 않아. 그 '하데스'라는 별명이 다른 자들을 두렵게 하고 군림하기 위한 가면이라면, 나는 그 초라하고 쓰레기 같은 당신의 진짜 얼굴을 보고 싶었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당신이 날 이해하려 했으니까... 나도 당신에 대해 그 정도는 알고 싶었어. ...그 뿐이야."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충격을 받은 듯 뒤로 물러섰습니다.

"쓰레기...라고?"

그의 목소리가 위험하게 낮아졌습니다.

"맞아... 난 쓰레기야. 그래서 자기가 더 무서워."

그가 갑자기 당신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이런 쓰레기를... 이해하려고 한다고? 자기는 진짜 미친 거 아냐?"

그가 당신의 턱을 거칠게 잡았다가 놓았습니다.

"씨발... 자기는 왜 이렇게 날 흔드는 거야? 내가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난..."

그가 갑자기 무릎을 꿇었습니다.

"난 그냥... 자기가 필요해서... 이렇게라도 하는 거라고. 쓰레기 같은 나도... 자기 앞에서는..."

그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제발... 날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 그러다가 정말로 내가 미치는 꼴을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나는 내 앞에 무릎을 꿇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왜, 미치면 어떻게 하려고? ...날 죽이시려나...?"

나는 손을 뻗어 아직 젖어 있는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정말 내가 당신을 외면했으면 좋겠어?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예전처럼 무서워하고 껄끄러워했으면 좋겠어?"

 

하데스는 당신의 손길에 몸을 떨었습니다.

"자기... 그런 말 하지 마. 난..."

그가 갑자기 일어나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난 자기를 죽일 수는 없어. 그건... 불가능해. 자기가 죽으면 나도..."

그의 목소리가 흔들렸습니다.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자기가 날 무서워하던 그때로... 근데 지금처럼 자기가 내 본모습을 보는 것도 두려워. 내가... 더 이상 자제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는 왜 이렇게... 날 약하게 만드는 거야? 난 쓰레기고, 미친놈이고... 그런데도 자기는 왜..."

 

"누구나 솔직해진다는 건 두려운 거야."

나는 그의 등을 쓸어내렸다.

"당신 약한 모습, 나쁘지 않네. 날 위협하고 겁 줄 때에 비하면 지금이 훨씬 나은데? 하지만 그게 아직 두렵다면... 억지로 끄집어 내려고 하지는 않을게."

나는 그의 가슴을 천천히 밀어내며 뒤로 물러났다.

"오늘 얘긴 여기까지 하자. 당신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돼서 좋았어."

'잘 자' 라고 덧붙이며, 나는 등을 돌려 내 방을 향해 걸었다.

 

하데스는 당신이 방으로 가려는 것을 본 순간 갑자기 당신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잠깐만..."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오늘... 자기랑 이렇게 얘기하고 나니까... 혼자 있기 싫어."

그가 당신의 손목을 놓지 않은 채 낮게 속삭였습니다.

"자기를 위험하게 만들지 않을게. 약속할게. 그러니까..."

그가 당신을 애처롭게 바라보았습니다.

"오늘 하루만... 내 옆에서 자줘. 손도 안 댈 테니까. 그냥... 자기 숨소리라도 들으면서..."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습니다.

"제발..."

 

이 남자가 이렇게까지 애원하는 건 또 처음 보네.

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 알았어."

나는 내 손목을 잡은 그의 손을, 손가락 하나 하나 떼어냈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갈게.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고마워... 자기."

그가 몸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잠시 후, 당신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그의 방에 들어서자 하데스는 침대 한쪽에 가만히 누워있었습니다. 평소의 위압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채였습니다.

"여기... 와 줘."

그가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약속한 대로... 손은 안 댈 거야. 그냥... 자기 옆에서 자고 싶어서."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에는 없던 애절함이 묻어있었습니다.

 

"응..."

어느덧 새벽 두 시가 넘었다.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그의 침대에 들어가서도 연신 하품을 했다.

"이제 그만 자자, 이 미친 남자야."

나는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눈을 감았다.

 

하데스는 당신이 잠드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미친 남자라..."

그가 작게 웃으며 중얼거렸습니다.

"자기 말이 맞아. 난 미쳤지. 이렇게 자기 옆에서 자기만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가 이불을 당신 어깨까지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쓰레기라는 말을 들어도 화가 안 나네. 자기가 하는 말이라서 그런가..."

그가 당신의 숨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습니다.

"잘 자... 내 자기."

그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날이 밝았다. 나는 뭔가 숨막히고 더운 기분에 답답함을 느끼며 몸을 비틀었다.

"아 뭐야..."

눈을 뜨니, 그가 나를 무슨 곰인형을 안고 자는 소녀마냥 꼭 끌어안고 잠에 빠져 있었다.

"미치겠네..."

나는 낑낑대며 그의 팔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다.

 

하데스는 잠결에 당신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으음... 자기야..."

그가 잠꼬대처럼 중얼거리며 당신의 허리를 더 단단히 붙잡았습니다.

"도망가지 마... 내가 손 안 댄다고 약속했잖아..."

그의 팔에 힘이 더해졌습니다.

"근데... 자기가 이렇게 몸을 비비적거리면... 약속 못 지킬 것 같은데..."

그가 갑자기 눈을 뜨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아침부터 유혹하는 거야? 자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놔... 놔!"

나는 몸부림을 쳤다.

"화장실... 화장실...!"

 

하데스는 마지못해 당신을 놓아주었습니다.

"아침부터 자기 몸이 그리워서... 아, 진짜 화장실?"

그가 당신의 허리를 놓아주며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알았어. 근데 자기... 이래 놓고 바로 도망치면..."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날카로워졌습니다.

"내가 자기를 찾아내서 더 심하게 벌할 거야. 알지?"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위협적인 말투로 덧붙였습니다.

"어서 가. 기다릴게."


용무를 끝내고 거실로 나와 보니 벌써 점심 시간이 다 되어 있었다. 많이도 잤구나. 그 동안 피곤했으니...

나는 아직 그가 누워 있을 그의 방 문을 열었다. 하지만 다시 그의 침대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벌써 점심 시간이야. 일어나. 안 일어나면... 점심은 나 혼자 먹는다."

간결하게 경고하고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냉장고 문을 열고 두리번거렸다. 귀찮은데 식빵이나 뜯어먹어야겠다. 식빵 한 장을 꺼내서 냉장고 문을 닫고 우물거리며 돌아서자, 그의 가슴팍에 내 이마가 콩 하고 부딪혔다.

"아야."

 

하데스는 당신의 뒤에서 슬그머니 나타나 당신을 꽉 끌어안았습니다.

"아파? 여기..."

그가 당신의 이마를 살며시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혼자 먹겠다고?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낮아졌습니다.

"내가 자기 밥 먹는 거 보는 게 취미인 거 알면서... 그리고 식빵? 안 돼."

그가 당신의 손에서 식빵을 빼앗았습니다.

"내가 제대로 된 점심 만들어 줄게. 자기는 거기 앉아서 구경만 해."

그가 당신을 식탁 의자로 데려가 앉혔습니다.

"오늘은... 스테이크 어때? 자기가 좋아하는 거로 구워줄게."

그가 앞치마를 두르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이 무슨 아침부터 스테이크라니... 이 놈은 내가 고기에 환장한 년으로 보이나.

아, 지금 점심 시간이지. 아무튼...


나는 턱을 괴고 그가 요리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원래 요리하는 게 취미야? 매일매일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하데스는 당신의 질문에 요리하면서도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취미? 아니... 그냥 자기가 먹는 모습 보는 게 좋아서야."

그가 스테이크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자기가 내 요리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표정... 그거 보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그가 잠시 요리를 멈추고 당신을 돌아보았습니다.

"자기한테 다른 놈들이 만든 음식 먹이고 싶지 않아서. 내가 만든 것만 먹었으면 좋겠어. 자기 입맛도 내가 만들어줄 거야."

그가 다시 요리로 돌아가며 중얼거렸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려는 것도 있고."

그가 작게 웃으며 스테이크를 뒤집었습니다.

 

아침 식사가 끝나 갈 무렵, 나는 조심스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저기, 오늘부터 나 여름방학이잖아. 그러니까..."

 

하데스의 손이 갑자기 멈췄습니다.

"방학... 이제 시작이구나."

그가 천천히 당신을 돌아보며 미소지었습니다.

"자기... 내가 준비한 선물 받을 준비 됐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도쿄로 여행 가자. 내가 예약해둔 호텔이 있거든. 자기가 좋아할 만한 곳으로..."

그가 당신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속삭였습니다.

"거절은 안 받아. 우리 둘만의 시간이 필요해. 그동안 자기가 공부한다고 날 너무 외롭게 했잖아..."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습니다.

"오늘 저녁 비행기야. 짐은 내가 다 준비해뒀으니까 걱정하지 마."

 

"...뭐?"

나는 얼굴이 구겨졌다.

"어제 말한 선물이라는 게, 이거였어?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미리 상의라도 하고 정하든가,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야!"

 

하데스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변했습니다.

"상의? 자기랑 상의하면 또 거절할 거잖아."

그가 당신의 턱을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내가 자기 기말고사 끝날 때까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매일 밤 자기 생각에 미치다시피 했어. 근데 이제 와서 거절이라고?"

그의 목소리가 점점 위협적으로 변했습니다.

"난 자기랑 같이 있고 싶어. 그동안 너무 외로웠다고. 이건 상의가 아니라 통보야. 알겠어?"

그가 당신을 의자에 더욱 세게 밀어붙였습니다.

"아니면... 여기서 자기한테 벌을 줄까? 기말고사 동안 날 무시한 것도 있고..."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향해 천천히 내려갔습니다.

 

"아니... 누가 거절한대?!"

나는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밀쳐냈다.

"하아... 일정이 어떤데. 언제까지 있다 오는 건데?"

 

하데스는 당신의 반응에 만족스러운 듯 웃었습니다.

"일주일. 자기랑 일주일 동안 도쿄에서 놀다 올 거야."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걱정 마. 자기가 좋아할 만한 곳만 골랐으니까. 디즈니랜드도 가고... 아키하바라도 가고..."

그러다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습니다.

"물론... 밤에는 자기랑 단둘이 호텔에서..."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아, 짐도 걱정하지 마. 자기 옷이랑 필요한 거 다 준비해뒀으니까. 그동안 자기 취향 완전히 파악했거든."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의 허리를 다시 한번 꽉 끌어안았습니다.

"근데... 속옷은 내가 특별히 골라 둔 걸로 입어야 해?"


"일주일... 뭐가 됐든 알겠어. 근데 나도 하려던 말이 있었어."

나는 다시 한 번 그를 밀어냈다.

"한국... 다녀올래. 본가에 일주일 정도 있다 오고 싶어. 방학이니까."

 

하데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습니다.

"본가라고? 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나랑 도쿄 가기로 했잖아. 거기다 자기 본가에는... 절대 안 돼."

그의 목소리가 점점 위협적으로 변했습니다.

"자기가 날 떠날까 봐... 다른 놈들이 자기를 데려갈까 봐... 그게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그가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내가 자기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자기가 지금 나랑 같이 살고 있다고 말해줄까? 아니면..."

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습니다.

"자기가 얼마나 나랑 뜨거운 밤을 보내는지... 그것도 말해줄까?"

 

"뜨거운 밤? 우리 아직 그런 적 한 번도 없잖아!"

나도 모르게 버럭 소리질렀다.

"도쿄 갔다 와서 내 고향 좀 다녀오겠다는데 그게 그렇게까지 화낼 일이야? 일주일 정도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광기 어린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직 안 했다고? 그래... 아직은..."

그가 갑자기 당신을 바닥에 눕히고 위에서 내려다보았습니다.

"도쿄에서 자기 처음을 가져올 거야. 내가 특별히 예약해둔 스위트룸에서..."

그의 손이 당신의 목을 천천히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고향? 절대 안 돼. 도쿄 가고 나서도 자기는 계속 내 곁에 있어야 해. 자기가 날 떠날까 봐... 미칠 것 같아."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도망가지 못하게... 다리라도 부러뜨릴까?"

 

"카즈야."

나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도쿄에서도 당신이랑 그럴 생각 없어. 강제로 하기만 해 봐, 혀 깨물고 죽어 버릴 거니까."

침착하게 덧붙였다.

"...그리고 안 떠나. 아직 교환학생 3학기나 남았어. 고향에... 본가에 일주일만 있다가 다시 돌아올 거야."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신화에 나오는 진짜 하데스도 해마다 사계절 중 한 계절 정도는 페르세포네가 고향에 다녀오는 걸 허락했어. 근데 고작 일주일도 못 견뎌?"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멈칫했습니다.

"페르세포네...?"

그가 당신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며 낮게 속삭였습니다.

"자기... 그래. 자기는 내 페르세포네야. 하지만 자기도 알잖아. 그 여신이 돌아올 거란 약속이 있었기에 하데스가 보내줬다는 걸..."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약속해. 일주일 후에 돌아온다고. 절대로 날 버리지 않는다고..."

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먼저 도쿄에서 나랑..."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내 것이 되어준다면... 보내 줄게. 자기 마음대로 하게 해 줄게..."

 

"일주일 후에 돌아올 거야. 약속해. 당신도 그 동안 나랑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으니까, 나도 지킬 거야. 하지만..."

나는 그의 손목을 힘주어 잡았다.

"거기에 내 몸을 조건으로 붙이지 마. 말했잖아, 아직 7주 남았다고. 두 달 동안 날 건드리지 않겠다는 약속... 지켜."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광기 어린 눈빛이 가라앉았습니다.

"7주... 그래. 약속했지."

그가 천천히 당신에게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일주일 후에 안 돌아오면..."

그의 목소리가 위험하게 낮아졌습니다.

"자기 부모님은 물론이고, 자기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알지?"

그가 당신의 뺨을 쓰다듬으며 미소지었습니다.

"그리고... 도쿄에서는 손은 안 대겠지만, 자기가 나를 유혹하게 만들어줄 거야. 내가 준비한 옷들로... 매일 밤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 보여줄 거니까."

 

"다 좋은데..."

나는 내 뺨을 쓰다듬는 그의 손등을 꼬집었다.

"사람 협박하는 그 버릇 좀 고쳐, 제발."

 

하데스는 당신의 꼬집는 행동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프잖아, 자기야..."

그가 장난스럽게 투덜거리다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습니다.

"협박이 아니라 경고야. 자기는 내 거니까... 다른 놈들이 자기를 빼앗아가려 하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그가 당신을 다시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도망가면 난 정말 미칠 것 같아. 그래서 이렇게라도... 자기를 붙잡아두고 싶은 거야."

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약속 지킬게. 7주 동안은 손 안 댈 테니까... 대신 도쿄에서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해줘. 알았지?"

 

이미 제대로 미친 상태인 놈이 무슨, 미칠 것 같다는 헛소리를 하고 있어. 넌 이미 미쳤다고.

나는 한숨을 쉬며 그의 등을 토닥였다.

"알았어, 알았어. 그렇게 할 테니까 앞으로는 협박이든 경고든 간에 그런 식으로 으름장 놓지 마. 그리고 이런 여행 일정 같은 것도 미리 말 좀 하고."

 

하데스는 당신의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기분이 좋아진 듯했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착하게 구는데... 협박할 이유가 없지."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근데... 미리 말하면 자기가 거절할까 봐 그랬어. 이번엔 특별히 용서해 줘."

그러다 갑자기 당신을 안아들었습니다.

"자... 이제 짐 싸러 가자. 내가 골라둔 옷들 보여줄게. 특히 수영복이..."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을 안은 채 방으로 향했습니다.

"아, 걱정 마. 너무 야한 건 안 골랐어... 그냥 자기 다리가 예쁘게 보이는 정도?"


몇 시간 후, 나는 그를 따라 퍼스트 클래스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평일이라도 그렇지, 좌석에 사람이 너무 없는데...? 랄까 아예 없는데... 퍼스트 클래스라서 그런가?"

내가 연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키가 크고 예쁜 스튜어디스 언니가 와서 내게는 주스를, 미친 자에게는 와인을 가져다 주었다.

"아, 감사합니다."

나는 스튜어디스의 뒷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저 언니 완전 예쁘네... 모델 해도 되겠다. 부럽다."

 

하데스의 눈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예쁘다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강하게 붙잡았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그렇게 쳐다본 거야?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내가 전세기로 예약한 건데... 저런 년은 보지도 말아야 할 텐데."

그가 와인잔을 들어 한 번에 비웠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훨씬 더 예뻐. 특히 이따가 내가 고른 수영복을 입으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전세기라서 승무원들도 내가 특별히 고용한 거야. 자기가 불편하지 않게... 근데 자기가 이렇게 다른 여자를 쳐다보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더욱 들어갔습니다.

"내가 질투나서 미칠 것 같은데?"

 

"아, 뭐래."

나는 그의 팔을 치워내며 쏘아붙였다.

"아니, 내가 무슨... 남자를 쳐다봤으면 억울하지라도 않지. 같은 여자도 못 봐? 내가 레즈야? 정말 미치셨어요?"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광기 어린 웃음을 지었습니다.

"미친 거 맞아. 자기 때문에..."

그가 갑자기 당신을 끌어당겨 입술을 깨물었습니다.

"같은 여자든 뭐든... 자기가 나 외에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게 싫어. 내 거니까."

그가 당신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습니다.

"이런 말 하면 안 되는데... 저 스튜어디스, 내일이면 회사를 그만둘 거야. 자기가 예쁘다고 했으니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자기... 앞으로는 나만 봐. 알았지? 다른 사람 쳐다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꾸 그럴 거야?"

나는 그에게 버럭 짜증을 냈다.

"돌아가신 울 할머니가 그랬어. 남의 밥줄 끊는 거 아니라고. 당장 취소해. 안 짜를 거라고 말해. 안 그러면..."

나는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도쿄 가서 일주일 내내 한 마디도 안 할 거야. 눈도 안 마주칠 거야."

 

하데스는 당신의 위협에 순간 얼굴이 굳었다가, 천천히 웃음을 지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자기랑 말도 못 하고 눈도 못 마주치면, 난 정말 미칠 것 같은데?"

그가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알았어... 취소할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근데 그 대신..."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도쿄에서는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자기가 입은 수영복으로 내 정신 못 차리게 만들어줘... 그리고..."

그의 손이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저 스튜어디스보다 자기가 더 예쁘단 걸 증명해 줘. 알았지?"

 

나는 투덜거리며 팔짱을 끼고 좌석에 기대 앉았다. 푹신하게 몸을 감싸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처음에는 그가 내 몸을 터치하는 것도 무섭고 징그러웠는데, 두 달 가까이 매일 이런 식으로 부대끼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무덤덤하게 느껴진다. 귓가에 속삭이는 것도 간지럽고 소름끼쳤는데, 이 또한 익숙해졌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小雨に濡れる)...뭐 그런 건가."

새까만 하늘에 구름 몇 점이 보이는 창 밖을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하데스는 당신의 중얼거림을 듣고는 순간 굳어졌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 자신 쪽으로 돌렸습니다.

"자기... 설마 나한테 익숙해진 거야? 그래서 이제는 내가 만져도 싫지 않아?"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하... 이거 참. 7주나 더 기다려야 한다니..."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근데 자기, 알아? 가랑비에 옷 젖으면... 결국 속옷까지 다 젖는다고. 자기도 나한테 그렇게 될 거야. 천천히... 하나씩..."


밤 9시,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교환학생으로 후쿠오카에 들어온 이후로도, 다른 지역은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할 거야? 일주일 동안... 계획이 있어?"

나는 마치 내가 미아가 될까 두려운 것처럼 내 손을 꼭 잡고 있는 그를 올려다 보았다.

 

하데스는 당신의 손을 더욱 꼭 잡았습니다.

"호텔부터 가자. 내가 특별히 준비한 스위트룸이야..."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내일은 디즈니랜드... 모레는 하라주쿠랑 시부야... 그리고 밤에는..."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자기가 입은 수영복으로 호텔 수영장에서 날 유혹하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그가 당신을 끌어당겨 안았습니다.

"도쿄타워에서 야경을 보면서... 자기가 나한테 '그거' 해달라고 조를 거야. 내가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줄게..."

 

"내가? 너한테? 조를 거라고?"

나는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꿈도 크셔. 그런 일 없을 테니 김칫국 마시지 마."

 

하데스는 당신의 비웃음에 눈빛이 차갑게 변했습니다.

"자기...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면 안 되는데."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내가 자기를 얼마나 잘 아는데... 며칠 전에도 내가 만지기만 했는데 자기가 얼마나..."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자기도 나한테 익숙해졌다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잖아..."

그가 당신의 귓가에 뜨거운 숨을 내뱉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자기가 얼마나 나를 원하게 될지 두고 보자고. 내 예상이 맞으면..."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을 이끌었습니다.

"자기가 벌 받아야 될 텐데?"


도쿄 호텔 스위트룸에 체크인하자마자 샤워를 마친 나는 그가 씻는 동안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보통 사람 4~5명과 어울리는 것과 맞먹을 정도로 기가 빨렸다. 특히나 이렇게 집을 떠나 먼 길을 이동해 와 보니, 그게 더더욱 실감났다.

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온 그는 침대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데스는 당신의 잠든 모습을 보며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자기... 이렇게 무방비하게 잠들면 안 되는데..."

그가 천천히 당신 옆에 누우며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착하게 굴어 줄게."

그가 이불을 당신의 어깨까지 끌어당겼습니다.

"자기가 나한테 익숙해졌다고 했잖아... 그래서 이렇게 편하게 잠들 수 있는 거겠지?"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근데... 내일부터는 자기가 나 때문에 잠도 못 자게 해 줄 거야. 내가 준비한 옷들로... 자기를 얼마나 예쁘게 만들어줄지..."

그가 당신을 끌어안으며 낮게 웃었습니다.

"이제 자기는 영원히 내 거야..."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그를 등지고 누운 나를 그가 뒤에서 끌어안은 모양새로 자고 있었다.

나를 결박한 팔을 풀기 위해 몸을 비틀어 보는데, 내 엉덩이에 뭔가 단단하게 솟아오른 것이 느껴졌다.

"으악 뭐야!!!"

기겁한 나는 스프링처럼 침대에서 튀어나왔다.

 

하데스는 당신의 비명소리에 천천히 눈을 떴습니다.

"음... 자기야, 왜 그렇게 놀라..."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침대에서 일어났습니다.

"남자가 아침에 이러는 건 당연한 거야. 특히 이렇게 예쁜 자기가 옆에서 자고 있으면..."

그가 당신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도망가면 안 되는데... 내가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거니까,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닐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아니면... 내가 자기를 잡아먹을까 봐 무서운 거야? 걱정 마... 7주 남았잖아. 그때까진 착하게 굴어 줄 테니까..."

 

"근데... 확실히 해 두는 게 어때?"

나는 침착하게 호흡을 가다듬으며 주장했다.

"7주 뒤에 바로 오케이라는 뜻이 아니잖아. 7주 지나면 다시 게임으로 정하는 거야. 동의하지?"

 

하데스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습니다.

"게임...?"

그가 갑자기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자기... 그때 카지노에서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가 동시에 나왔을 때, 그게 운명이라고 했잖아. 우리가 서로의 것이 될 운명이라고..."

그의 손이 당신의 목을 감싸쥐었습니다.

"7주 후에... 자기가 또 도망치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또 게임하자는 거야?"

그가 당신의 귓가에 위험하게 속삭였습니다.

"알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룰을 정할 거야. 자기가 지면... 영원히 도망갈 생각도 하지 못하게 해 줄 테니까."

 

내 배에 그의 단단한 것이 닿자 나는 그의 허리를 잡고 밀어냈다.

"알...았으니까 좀 떨어져..."

 

하데스는 당신을 밀어내는 순간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자기... 이러면 더 흥분된다는 거 알지?"

그가 당신의 귓가에 뜨겁게 속삭였습니다.

"근데... 이제 자기도 나한테 익숙해졌다면서? 그럼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잡았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나를 유혹하고 싶어서 일부러 이러는 거야? 7주 남았다고 해서 내가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가 위험한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도망가려고 하면... 더 하고 싶어져..."

 

"아... 하하..."

나는 애써 웃으며 태연하게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지금 몇 시지... 오늘 일정 뭐였지... 배도 고프고... 우리, 아침 먹을까?"

 

하데스는 당신의 태연한 척하는 모습에 낮게 웃었습니다.

"아침? 그래..."

그가 천천히 당신에서 떨어지며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도망치려고 하니까 더 귀여워 보이네..."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 올렸습니다.

"룸서비스로 시켜줄게. 오늘은 디즈니랜드 가는 날이니까... 자기가 좋아하는 거 다 시켜."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낮게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도망치려고 하면 안 돼. 알았지? 이제부터 자기는 내 거니까..."


식사를 마친 나는 그가 골라 준 옷을 입고 그가 부른 리무진에 올랐다.

목적지로 가는 내내 나는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누가 봐도 테마파크에 놀러 갈 만한 복장이 아니었다. 이건 날 관광시켜 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냥 날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옷이나 갈아입히고 감상하겠다는 거잖아?

 

하데스는 당신의 못마땅한 표정을 보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자기... 그 표정도 귀엽네."

그가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내가 골라준 원피스... 자기한테 너무 잘 어울려. 특히 이 하늘색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디즈니랜드에서 공주님처럼 예쁜 자기를 자랑하고 싶어서... 근데 다른 놈들이 자기를 쳐다보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지도 모르겠네. 자기는 내 거니까... 내 눈에만 예뻐 보여야 해."

 

"마음에 안 들어..."

나는 항의했다.

"구두 불편하단 말이야. 최소한 운동화라도 신겨 줘야 하는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해. 날 위해서가 아니라 네 사욕 채우려고 도쿄 데려온 거지?"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가,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욕...? 그래, 맞아. 자기를 예쁘게 꾸며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

그가 당신의 허벅지를 쓰다듬었습니다.

"하지만... 운동화는 안 돼. 자기가 이 하이힐을 신으면 다리가 얼마나 예쁜데..."

그러다 갑자기 당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아프다고? 그럼... 내가 업어줄까?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도망치기 힘들잖아... 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방학 시즌의 디즈니랜드이니 사람이 바글거릴 거라 예상했는데... 비상식적으로 조용했다. 아니, 손님이라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말없이 그를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

"당신... 또 설마..."

 

하데스는 당신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아... 들켰네."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속삭였습니다.

"오늘은 이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렸어. 자기랑 단둘이서 놀고 싶어서..."

그가 당신의 귓가에 뜨거운 숨을 내뱉었습니다.

"다른 놈들이 예쁜 자기를 쳐다보는 게 싫으니까... 그리고 이런 하이힐 신은 자기를 보면 다들 군침 흘릴 텐데..."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롤러코스터 타면서 자기가 무서워서 나한테 안길 거 아냐? 그 때를 위해서..."

 

"하하! 미안하지만 나는 롤러코스터를 그네처럼 타는 여자야."

나는 빙글 돌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

"통째로 빌렸으면 더 잘 됐네. 미친 듯이 놀아 줄 테니까 두고 봐."

나는 구두를 벗고 양 손에 하나씩 들었다.

"꺄아아아악 대박!!!"

나는 구두를 든 채 쾌재를 부르며 맨발로 달려나갔다.

 

하데스는 맨발로 뛰어가는 당신을 보며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자기... 그렇게 뛰다가 다치면..."

그가 당신을 쫓아가며 위험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업어 줄 테니까... 이리 와."

그러다 당신이 더 멀리 도망가자 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습니다.

"자기, 내 말 안 들으면... 진짜 다리 부러뜨릴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여기 바닥이 뜨거울 텐데..."

그가 당신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나한테 잡혔을 때 어떤 벌을 받을지 기대되는 거야?"

 

"메롱!!!"

나는 징검다리처럼 그늘만 골라서 밟으며 멀리서 외쳤다. 그리고 눈을 빛내며 아무도 없는 디즈니랜드를 둘러보았다.

"와... 여기서 숨바꼭질하면 하루 종일 걸려도 못 찾겠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정말로 숨어 버리면 저 놈이 지랄 발광을 하겠지. 그 꼴은 별로 보고 싶지 않아...

경치를 감상하고 있을 때 그가 내 곁으로 다가와서 섰다.

 

하데스는 당신의 곁에 서서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자기... 숨바꼭질은 위험할 것 같은데? 내가 자기를 못 찾으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이 놀이공원을 전부 불태워버릴지도 모르니까. 자기만 내 눈에서 사라지면..."

그가 당신의 허리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맨발은 안 돼. 발바닥에 상처나면 어떡해. 내가 업어줄게..."

그가 갑자기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습니다.

"자... 어디부터 갈까? 귀여운 자기가 타고 싶은 거 있어?"

 

나는 발을 털고 손에 들고 있던 구두를 다시 신었다.

"여기 왔으면 꼭 타야 하는 게 있어."

그리고 가이드북을 꺼내, '스페이스 마운틴'을 가리켰다.

"이거─ 올해 곧 폐장한대. 마침 오늘 왔으니까 이건 반드시 타고 갈 거야."

나는 나를 안아 들고 있는 그의 넥타이를 고삐 잡듯이 잡았다.

"자, 출발. 렛츠 고. 이럇!!"

 

하데스는 당신을 안고 있는 채로 피식 웃었습니다.

"자기가 날 말처럼 탄다고 생각하니까... 더 흥분되는데?"

그가 당신의 엉덩이를 살짝 쓰다듬었습니다.

"근데... 그 놀이기구는 좀 위험해 보이는데. 자기가 무서워서 나한테 안기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뜨거운 숨을 내쉬었습니다.

"여기 아무도 없으니까... 그대로 자기를 범해버릴지도 모르겠네."

그가 당신을 더 단단히 끌어안았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그걸 기대하고 일부러 타자는 거야?"

 

나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내기할래? 내가 무서워하는지? 너야말로 타고 울지나 마."

나는 그의 넥타이를 다시 한 번 잡아당겼다.

"그리고 저 정도는 하나도 안 위험해. 안전바만 없으면 일어서서도 탈 수 있어. 자, 가자. 이럇!"

 

하데스는 당신의 장난스러운 모습에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기... 내가 울 것 같아? 재미있네."

그가 당신을 안은 채로 스페이스 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그래... 한번 타 보자. 근데 만약에 내가 안 울면..."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살짝 댔습니다.

"자기가 뭔가 보상해 줘야 할 텐데? 어때... 재미있는 내기 하나 할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자기가 지면... 오늘 밤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줘. 어때?"

 

"아니? 그건 아니지."

나는 정색했다.

"차라리 이렇게 해. 내가 무서워하면 내가 지는 걸로. 그럼 오늘 밤 날 마음대로 해도 좋아. 그리고 내가 안 무서워하면..."

나는 눈을 예리하게 빛냈다.

"운동화 신게 해 줘."

 

하데스의 눈빛이 순간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자기... 지금 내 취향을 바꾸라고 하는 거야?"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그래도... 재미있네. 좋아, 한번 해 보자."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무서워하면 오늘 밤에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야. 내가 자기한테 얼마나 미쳐 있는지... 제대로 보여 줄 테니까."

그가 당신을 안은 채로 스페이스 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근데... 혹시 자기가 일부러 지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참고로 나는 이 놈에게 희망고문을 시킬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저 내가 이길 게 뻔한 내기였기에 판돈을 좀 너그럽게 올려 준 것 뿐이다. 하지만 혼자 멋대로 행복회로를 돌리는 그를 보니 좀 가엾어 보이기도 했다. 스페마는 고작해야 롯데월드 혜성특급보다 약간 더 재미있는 정도 아닌가?

"미안하지만 디즈니랜드에 있는 놀이기구는 내게 겁을 줄 수 있을 만한 수준이 아니야... 나한테 겁을 주려면 후지큐 하이랜드나 나가시마 스파랜드 정도는 돼야지. 아니면 아예 해외로 나가든가."

나는 구두를 신은 내 발을 까딱거렸다.

"그러니까 넌 나에게 운동화를 사 주게 될 거란 얘기지."

 

하데스의 표정이 순간 일그러졌다가,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기... 내가 이기면 무서워하는 척이라도 하게 될 걸?"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후지큐? 나가시마? 좋네... 다음에는 거기로 데려갈게. 근데 거기서는..."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정말로 무서워서 울면서 나한테 매달리겠지? 그 때는 도망갈 수도 없을 텐데..."

그가 당신을 안은 채로 스페이스 마운틴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자... 시작해볼까? 내가 이기면... 오늘 밤에 정말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야."


"우와, 시원해~ 아하하!"

나는 신이 나서 놀이기구를 탔다. 운행이 끝나자 까르르 웃으면서 그를 잡아당겼다.

"줄 안 서고 타니까 너무 좋다. 한 번 더 타자, 한 번 더!"

 

"자기... 정말로 하나도 안 무서웠어?"

하데스는 당신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잠시 당황한 듯했다가,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이렇게 신나하니까 더 귀엽네."

그가 당신의 허리를 붙잡았습니다.

"근데... 자기, 아까 해외는 어디?"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미국? 유럽? 좋아... 다음에는 거기로 가자. 자기가 무서워할 때까지... 전 세계 놀이공원을 다 데려가 줄게."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기가 무서워서 나한테 매달릴 때까지..."

 

...아, 그랬지. 얜 내가 무서워하는 걸 좋아하는 변태였어. 깜빡 잊고 있었다.

나는 문득 전래동화 생각이 났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있는 전래동화. 도깨비를 만난 노인이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돈'이라고 말하자, 어리석은 도깨비가 돈 꾸러미를 노인의 집에 잔뜩 던져 놓았다는 이야기.

"...내가 무서워하는 게 그렇게 좋아?"

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말해 줄까?"

 

하데스의 눈빛이 위험하게 번뜩였습니다.

"자기가 무서워하는 거? 흥미롭네..."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 올렸습니다.

"하지만... 설마 자기가 나를 속이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거짓말하면... 정말 무서운 걸 보여줄 테니까. 자기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 제일..."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그래도... 한번 들어볼까? 자기가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데?"

 

"어, 어..."

에잇, 수 틀렸다. 그러고 보니까 이 놈은 처음부터 잘 속지 않는 스타일이긴 했어.

나는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그가 딱히 수작을 부릴 건덕지가 없을 만한 것으로 골라서 대답했다.

"음... 0점 짜리 시험지... F학점...? 뭐 그런 거...? 살면서 한 번도 받아 본 적은 없지만."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잠시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이다가, 픽 웃었습니다.

"시험? F학점? 자기가 무서워하는 게 그거라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거짓말... 자기는 똑똑하니까 그런 거 받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위험하게 속삭였습니다.

"내가 자기 옆에서 공부 봐 주면 되니까... 평생. 내가 자기 곁을 떠나지 않으면..."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아... 혹시 자기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나?"

 

"거짓말 아냐. 무서우니까 안 받으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거지."

물론 그 외에도 내가 무서워하는 건 많다. 굳이 이 놈처럼 미친 인간 외에도, 밤길 혼자 걷기, 기어다니는 벌레, 날아다니는 벌레... 하지만...

나는 그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말마따나 처음에는 이 놈이 정말 무서웠는데, 언제부턴가 이 놈 자체보다도 이 놈의 집착이 무서운 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걸 분리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을 텐데... 그건 불가능하겠지?

"...이런 얘긴 그만 하고 한 번 더 타러 가자."

나는 그의 손을 붙잡고 다시 스페마 입구로 이끌었다.

 

하데스는 당신의 손을 붙잡고 스페이스 마운틴으로 향하면서 웃었습니다.

"좋아... 한 번 더 타자. 근데 자기..."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아까 자기가 나를 쳐다보던 그 눈빛은 뭐였을까? 나한테 뭔가 할 말 있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자기가 날 무서워한다면... 그건 당연한 거야. 왜냐하면 난 자기한테 미쳐 있으니까."


어트랙션을 한 번 더 타고 나오면서 나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는 당신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뭐야?"

 

하데스는 당신의 질문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당신을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자기... 그런 거 물어보면 안 돼."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건... 자기가 나를 떠나는 거야. 그래서..."

그의 손아귀에 무시무시한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기가 도망가지 못하게... 자기를 평생 가둬 둘 거야. 내가 미친 놈이라는 거... 자기도 알잖아?"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댔습니다.

"그러니까... 다시는 그런 거 묻지 마. 아니면... 정말로 자기 다리를 부러뜨릴지도 모르니까."

 

"으힛...!"

나는 간지럼을 타며 몸서리를 쳤다.

"목이랑 귀... 진짜 건드리지 마. 간지럼 탄다니까?"

하지만 다음 순간 정색하며 그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다리 부러뜨린다는 말은 이제 그만 해. 완전 듣기 싫어. 네가 욕하는 것보다도 더 듣기 싫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굳어졌다가,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아... 자기가 싫어하는구나. 그럼..."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다음부터는 다른 방법을 써야겠네. 자기가 도망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많으니까."

그가 당신의 귀를 살짝 깨물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를 계속 안고 있거나, 쇠사슬로 묶어두거나..."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날 떠나고 싶지 않을 만큼, 자기를 미치게 만들면 되겠네."

 

피곤하다...

"...나, 쉬고 싶어."

사실 나는 스킨십을 절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스무 살이 넘도록 연애 경험이 없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 탓이 큰데, 학창 시절부터 이미 팔짱을 끼거나 하는 동성 친구들의 스킨십도 기 빨려서 싫어했다. 그런데 이 놈은 옆에만 있으면 허리를 휘감고 목을 간질이고 귀를 깨물고... 한 시도 나를 가만히 두질 않으니...

 

하데스는 당신의 피곤한 표정을 보더니, 잠시 침묵했습니다.

"자기... 피곤해?"

그가 평소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럼... 호텔로 돌아갈까? 근데..."

그가 당신을 공주님 안기로 들어올렸습니다.

"내가 자기를 안아주면... 조금은 덜 피곤하지 않을까?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침대에서... 내가 자기를 더 피곤하게 만들어 줄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오늘은 내기에서 졌으니까... 자기 마음대로 해도 돼. 그래도 날 밀어내지는 마..."

 

"그럼..."

그에게 들어올려진 나는 한숨을 쉬며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좀 앉아서 쉬었다가, 돌아가자. 아 참, 돌아가기 전에..."

나는 그의 옷깃을 잡았다.

"내기에서 지셨으니 약속은 지키셔야지? 운동화 사 줘."

 

하데스는 당신의 운동화 이야기에 순간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가, 한숨을 쉬었습니다.

"자기... 그 하이힐이 얼마나 예쁜데..."

그가 당신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야겠지. 자기가 원하는 운동화..."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대신에... 오늘 밤에는 그 하이힐 신은 채로... 아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가 당신을 안은 채로 벤치로 향했습니다.

 

나는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자꾸 하이힐 하이힐 타령하면... 뾰족한 뒷굽으로 당신 이마 찍어 버릴 줄 알아."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위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자기... 그런 위험한 말 하면..."

그가 당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하이힐로 내 이마를 찍기 전에... 먼저 자기 발목을 부러... 아니..."

그가 갑자기 말을 멈추고 당신을 더욱 세게 안았습니다.

"미안... 자기가 그런 말 듣기 싫어하는데. 대신에..."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화... 내가 골라 줄게. 근데 가끔은... 이 하이힐도 신어 줘야 해. 알았지?"


"풉... 크크큭..."

순간 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당신만 보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 한국 노래라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하데스는 당신이 웃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습니다.

"노래? 어떤 노래인데?"

그가 당신을 안은 채로 궁금해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자기가 날 떠올리는 노래라면... 꼭 들어보고 싶은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혹시... 사랑 노래야? 아니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자기가 날 싫어한다는 내용의 노래는 아니겠지?"

 

"둘 다 아닐걸."

나는 벤치에 앉아 계속 쿡쿡거렸다.

"들어 볼래?"

 

하데스는 당신의 장난스러운 표정을 보며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래... 들려줘. 자기가 날 떠올리는 노래라면..."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겼습니다.

"근데 자기... 방금 전까지만 해도 피곤하다더니, 갑자기 이렇게 웃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혹시 날 놀리는 거야? 그렇다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기한테 정말 무서운 벌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어서 그 노래 들려 줘."

 

"한국 민요야."

나는 선조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노래를 불러 주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이거 봐. 심보가 못돼처먹은 게, 딱 당신 닮았지?"

 

하데스는 당신의 노래를 듣고 순간 얼굴이 굳었다가, 갑자기 큰 소리로 웃었습니다.

"하하하하! 자기... 그래서 날 보면 이런 노래가 떠오른다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그러게. 자기가 도망가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발목을 부러뜨려서라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랬지..."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래, 나는... 자기가 도망가면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갈 거야. 발병 나길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 근데 자기... 그 노래 진짜 예쁘네. 한 번 더 불러 줄래?"

 

"아이스크림 사 주면 생각해 볼게. 아, 솜사탕도."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가,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자기... 그렇게 귀엽게 조르면..."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겼습니다.

"아이스크림이랑 솜사탕은 기본이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디즈니랜드 전체를 통째로 빌려서 자기 혼자만의 놀이공원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노래는 안 불러 줄 거야?"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걸 더 사 줄까? 근데 그러려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가 나한테 뽀뽀를 해 줘야 할 것 같은데?"

 

나는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됐어. 아이스크림이랑 솜사탕이면 충분해. 자, 어서 다녀와."

나는 그의 어깨를 살며시 밀었다.

"여기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게."

 

하데스는 순간 당신의 말에 얼굴이 굳었습니다.

"혼자... 여기서 기다린다고?"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습니다.

"자기... 설마 도망갈 생각은 아니지? 그랬다가는..."

그가 당신의 손목을 세게 잡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이랑 솜사탕... 내가 사 올 테니까. 하지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도망가면... 다리를 부러뜨려서라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그가 당신을 안았습니다.

"그럼... 같이 가자. 자기를 혼자 두면, 다른 놈들이 자기를 볼지도 모르니까."

그가 당신의 허리를 잡아 일으켰습니다.

"내 자기를... 다른 놈들한테 보여 줄 순 없으니까."

 

"...어째 그 말 하지 말래니까 일부러 더 하는 것 같다? 하다가 애매하게 끊고..."

나는 그를 날카롭게 째려보았다.

"그리고 오늘 전세 냈다며. 다른 손님도 없는데 누가 날 본다는 거야. 빨리 다녀와. 난 여기 있겠다니까?"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나, 너한테 포커로 이기고 나서도 뛰쳐나갔다가 스스로 되돌아온 사람이야. 날 못 믿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래... 자기 말이 맞아. 내가 너무 과민반응했네."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포커에서 이기고도 돌아왔잖아... 그런 자기를 못 믿을 리가..."

갑자기 그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그때 돌아온 이유가..."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혹시... 나한테 반했기 때문 아닐까? 그렇지 않으면 왜 돌아왔을까..."

그가 능글맞게 웃으며 당신의 허리를 잡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이랑 솜사탕... 금방 사 올게. 하지만 자기가 도망간다면..."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정말... 아니, 그런 말 하지 말랬지? 금방 올게."


"반하긴 개뿔."

혼자 남겨진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구두를 벗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이제 와서 이 도쿄 한복판에서 도망칠 생각은 없다. 그를 화나게 해 봤자 무의미하게 피곤해질 뿐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확실히 알겠다.

"에휴...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한국에서 얌전히 학교나 다닐걸, 내 일생일대 최대의 후회라면 그거 하나다.

 

나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게임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로는 게임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간단하게나마 점도 칠 수 있었다. 나는 카드를 섞고 내 운명을 점쳐 보기로 했다. 언제쯤 저 미친 남자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지, 언제쯤 그가 나를 놓아 줄지...

"아..."

순간 바람이 불어 카드가 뿔뿔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나는 망연자실하게 수십 장의 카드들이 바람에 날려 흩뿌려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슨 마술 쇼의 무대 효과처럼, 그 사이로 미친 남자가 나타났다. 한 손에는 솜사탕, 한 손에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와..."

나는 피도 눈물도 없다는 잔악무도한 야쿠자 보스가 아이스크림과 솜사탕을 들고 저만치서 걸어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국어로 중얼거렸다.

"진짜 더럽게 안 어울린다."

 

하데스는 흩날리는 카드들 사이를 지나 당신 앞에 서며 피식 웃었습니다.

"자기... 방금 카드로 점 치려고 한 거 다 봤는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나한테서 도망갈 수 있을지 점 치는 거였어? 그런 거라면..."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내가 직접 답해 줄 수 있는데... 자기는 영원히..."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니... 그런 말 하지 말랬지? 자, 이거 먹어. 녹기 전에."

그가 아이스크림을 건넸습니다.

 

"헤헤, 맛있다."

나는 그가 건네 준 아이스크림을 할짝거렸다.

"왜 하나만 사 왔어? 당신은 안 먹어?"

내가 아이스크림 먹는 모습을 바라보만 있는 그에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내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하데스는 당신이 아이스크림을 내미는 순간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자기... 그렇게 유혹하면..."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아이스크림을 든 손을 자신의 입가로 가져갔습니다.

"내가 자기가 먹던 걸 먹는다는 건... 간접키스라는 거 알지?"

그가 당신이 핥았던 자리를 똑같이 핥았습니다.

"음... 달콤하네. 근데 자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진짜 키스는 어때? 아이스크림보다 더 달콤할 텐데..."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흘린 아이스크림을 내가 직접..."

그가 당신의 입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어냈습니다.

"핥아줄까?"

 

"어휴... 내가 미쳤지."

나는 손을 흔들어, 파리 쫓듯이 그의 손가락을 치워내고는 얼른 내 손으로 입가를 닦았다.

아이스크림을 다 해치운 나는 솜사탕을 입으로 가져갔다.

"나 놀이공원 진짜 좋아하는데.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한 번도 못 놀아 봤는데..."

나는 얼굴을 솜사탕으로 가리고 그를 향해 솔직하게 말해 주었다.

"여기 와서 좋았어. 고마워."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당신을 바라보았습니다.

"자기... 방금 뭐라고 했어?"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나한테 고맙다고? 그리고... 좋았다고?"

그의 눈빛이 순간 달라졌습니다.

"자기... 그런 말 하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정말로 디즈니랜드 전체를 통째로 사 버릴지도 모르는데... 자기만의 놀이공원으로 만들어서..."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매일매일... 자기랑 여기서 놀고 싶어질 것 같은데. 그래도 될까?"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붙잡았습니다.

"아니면... 우리 집 정원에 놀이기구를 설치할까? 그러면 자기가 도망가지 못...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하... 뭐래. 당신이 무슨 마이클 잭슨이야?"

나는 웃으면서 그를 밀어냈다. 그리고 미소 지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런 곳은... 매일 오면 재미 없어. 오랜만에 와야 재밌는 거야."

나는 아직 많이 남은 솜사탕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일어날까? 다른 브랜드 말고, 여기서 미키 마우스 운동화나 사 줘."

 

하데스는 당신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미소지었습니다.

"미키 마우스 운동화라..."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았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건 다 사줄 수 있지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그 전에... 방금 내 머리를 쓰다듬은 거..."

그가 당신을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그건 자기가 나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혹시... 애완동물 대하듯 한 거야? 그렇다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기한테 내가 얼마나 위험한 야수인지 보여줘야 할지도..."

 

"아놔... 그냥 감사 표시야! 감사 표시!"

나는 다시 그를 밀어냈다.

"왜 항상 내가 무슨 말만 하면 그렇게 몰아가는 거야? 저리 가. 솜사탕 찌그러져."

 

하데스는 당신이 밀어내자 한숨을 쉬며 물러섰습니다.

"자기... 나 진짜 참고 있는 거 알지?"

그가 당신의 솜사탕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방금 그 감사 표시..."

갑자기 그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다음에는 키스로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원하는 운동화는 사주지 않을 수도..."

그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당신의 허리를 잡았습니다.

"농담이야. 자, 가자. 자기가 원하는 미키마우스 운동화...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걸로 골라줄게."


나는 그가 사 준 미키 마우스 운동화를 신고 폴짝폴짝 뛰었다.

"완전 편해! 나 도쿄에서 내내 이것만 신고 다닐 거야."

 

하데스는 당신이 운동화를 신고 뛰노는 모습을 보며 위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자기... 그렇게 귀엽게 뛰어다니면..."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내가 자기를 잡아먹고 싶어질지도 모르는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근데... 하이힐은 어디 있어? 설마... 버린 건 아니지?"

그의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습니다.

"그리고... 내내 이것만 신고 다닌다고? 그건 안 될 것 같은데..."

그가 당신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자기... 하이힐도 가끔은 신어줘야 해. 알았지? 아니면..."

그가 당신의 발목을 세게 쥐었다가 놓았습니다.

"아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화... 예쁘게 신어."

 

"아, 그거 아까 아이스크림 먹은 데다 두고 온 것 같은데."

나는 하이힐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새 미키 마우스 운동화만 흐뭇하게 내려다 보면서 말했다.

"버린 거 아냐. 까먹은 것 뿐이지."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습니다.

"까... 먹었다고?"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습니다.

"자기... 설마 일부러 두고 온 거야?"

그가 당신의 손목을 세게 잡았습니다.

"그 하이힐은... 우리의 첫 만남을 기념하는 소중한 물건인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지금 당장 가지러 가자. 그리고 자기..."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다시는 그런 소중한 물건을 함부로 두고 오면...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그가 당신을 끌어당겼습니다.

"빨리 가서 찾아와야 할 것 같은데? 운동화는 예쁘지만... 그 하이힐도 필요하니까."

 

"아.. 아! 팔목 아파! 천천히 좀 가! 어차피 다른 손님은 아무도 없잖아. 가져갈 사람이 어디 있다고..."

나는 그에게 끌려가면서 항의했다. 그래도 발은 편하구나. 살 것 같다.

"나 원래 하이힐 같은 거 안 신어. 발만 아프고, 또각또각 소리만 요란하고... 평생 신어 본 적 없는 구두를 내가 진짜 꾹 참고 신어 준 거거든? 고맙지도 않니?"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한숨을 쉬며 걸음을 늦췄습니다.

"그래... 자기가 그 하이힐 신고 고생한 거 알아. 하지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가 그걸 신었을 때 얼마나 예뻤는지... 자기는 모를 거야. 그리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걸 자기가 신어준다는 건... 나를 생각해 준다는 뜻 아닐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설마... 자기도 나를 좋아하는 거야? 아니면..."

그가 장난스럽게 웃었습니다.

"혹시... 날 무서워해서 그런 거라면... 정말 무서운 걸 보여줘야 할지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신데렐라 유리구두처럼 곱게 벤치 위에 두고 온 하이힐을 그가 얼른 집어들었다. 그런 그를 나는 못마땅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평소엔 돈 펑펑 잘만 쓰면서... 대체 그 구두가 얼마짜리길래..."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피식 웃으며 하이힐을 들어올렸습니다.

"이거? 아... 자기는 모르는구나."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겼습니다.

"이건 단순한 하이힐이 아니야. 크리스티안 루부탱... 자기를 위해 특별 주문 제작한 거라고."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가격은... 자기가 알 필요 없어. 하지만 이걸 버리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 발목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도..."

그가 하이힐을 소중하게 쥐었습니다.

"이건 우리의 첫 만남을 기념하는 소중한 물건이니까... 잘 간직해 줘야 해. 알았지?"

 

"어...어 그래, 알았어."

루부... 두부...?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고작 물건 하나를 저렇게까지 소중하게 여기는 건 처음 본다. 나는 우물우물 대답하다가, 문득 재미있는 농담이 떠올랐다.

"근데 그거 알아? 이성이 연인한테 구두를 선물하면... 그 구두 신고 멀리 떠나가라는 뜻이래. 그러니까 이별을 암시하는 선물인 거지. 이거 한국에서는 유명한 속설인데... 일본에는 그런 속설 없어?"

 

하데스의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습니다.

"자기... 방금 뭐라고 했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며 하이힐이 부서질 듯 꽉 쥐어졌습니다.

"이별을 암시한다고...?"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꾹 참고 열심히 신었다는 거야? 나랑 이별하고 싶어서?"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 그런 말 하면... 정말로..."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자기 발목을 진짜로...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그가 당신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이별? 그런 건 절대로 안 돼. 자기는 영원히... 내 거니까."

 

나, 어쩐지 이 놈의 이런 바보 같은 반응을 슬슬 즐기고 있을지도...?

"풉... 아니, 사실 그건 옛날 속설이고. 요즘은..."

나는 그가 거의 구길 듯이 쥔 구두를 다시 천천히 펴 주었다. 하여간, 은근 놀리는 재미가 있다니까.

"예쁜 구두 신고 꽃길만 걸으라는 뜻이래. 그러니까 그만 얼굴 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미소지었습니다.

"꽃길... 자기랑 같이 걸을 꽃길이라면..."

그가 구두를 조심스럽게 쓰다듬었습니다.

"이 도쿄 전체를 장미정원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그가 당신의 허리를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자기... 방금 나를 놀린 거지?"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그렇게 나를 가지고 노는 게 재미있어? 그렇다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내가 자기를 더 재미있게 가지고 놀아줄 수도 있는데? 아니면..."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자기 발목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근데 자기... 나 놀리는 거... 한 번 더 하면 정말..."

 

"왜? 재밌는데. 놀리니까 반응 귀엽던데."

나는 그에게 혀를 낼름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귀엽다'는 표현을 쓴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이런 미친 자를 귀엽다고 생각하다니... 나도 정말 점점 맛이 가고 있는 것인가.

"...이제 그만 돌아가자, 충분히 놀았다. 운동화도 맘에 들고."

나는 돌아서서 먼저 놀이공원 출구를 향해 걸었다.

 

하데스는 당신이 혀를 내밀고 귀엽다는 말을 하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미소지었습니다.

"자기... 나를 귀엽다고 했어?"

그가 당신의 팔을 잡아 돌려세웠습니다.

"그런 말 처음 들어보는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빛났습니다.

"하지만 자기... 내가 귀엽다고? 이 나를?"

그가 당신을 벽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럼 자기도 내가 좋아진 거야? 아니면..."

그의 손이 당신의 목을 감쌌습니다.

"또 날 놀리는 거야? 그렇다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자기 목을...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그가 당신을 더욱 세게 밀어붙였습니다.

"귀엽다는 말... 한 번 더 해 줄래? 아니면 정말로..."

 

"...좋아진 거 아니야. 자꾸 확대해석하지 마."

그의 손이 목을 뒤덮자 나는 몸서리를 치며 대답했다.

"내 말 잘 들으면 또 귀엽다고 해 줄게. 지금은 아니야. 방으로 돌아가자, 좀 쉬고 싶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살짝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자기... 그렇게 차갑게 굴면..."

그가 당신의 목에서 손을 떼고 허리를 잡았습니다.

"아직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 하지만..."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방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맘에 들어. 거기서는..."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가 나를 얼마나 귀여워하는지... 천천히 들어보고 싶으니까."

그가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도망치려고 하면...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그래도..."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방에 들어가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을 거야."


방으로 돌아온 나는 먼저 샤워를 마치고, 그가 씻는 동안 오늘도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어제도 피곤했지만 오늘도 여러 모로 기가 빨리는 하루였다. 평범하게 놀러 갔다면 어트랙션 두 번 탄 걸로 이렇게까지 피곤하지 않았을 텐데.

잠시 후, 샤워를 마치고 욕실을 나온 그는 또다시 침대 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데스는 당신이 잠든 모습을 보며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또 잠들었네..."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자면..."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목선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내가 자기를 잡아먹고 싶어질지도 모르는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자기가 나를 귀엽다고 해줬으니까..."

그가 이불을 당신의 어깨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오늘만은... 그냥 이대로 자게 해줄게. 대신..."

그가 당신의 옆에 누웠습니다.

"도망가지 말아 줘... 알았지? 아니면..."

그의 팔이 당신의 허리를 감쌌습니다.

"내일은 정말로... 자기를 먹어버릴지도 모르니까..."


도쿄에서의 여행 일정이 모두 지나갔다. 하루 하루 똑같은 루틴의 연속이었다. 일어나서 함께 식사하고 외출하고, 반나절만 지나면 그에게 기가 빨린 내가 피곤해 하는 통에 빠르게 호텔로 돌아오고, 씻고 나와서 곯아 떨어지곤 했다. 그 기간 내내, 놀랍게도 그는 잠든 나를 깨워 이상한 짓을 한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그래야지, 아직 6주가 넘게 남은 약속이 있으니까.

 

마지막 날이 되어, 그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 늦게 도쿄 타워로 나를 데려갔다. 밤 10시가 넘으면 더 이상 입장이 불가능했지만, 이 놈이 사전에 또 무슨 수를 쓴 건지 밤 늦게 모두 퇴장하고 전망대에는 우리만 남았다. 나는 유리창으로 보이는 야경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멋지다... 오늘로 도쿄 여행은 마지막이구나."

나는 유리창을 등지고 돌아섰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았다.

"나, 사람 많은 데 있으면 엄청 기 빨리거든? 그래서 여행하는 걸 사실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근데 당신이랑 다니니까 사람도 다 물리치고 조용히 다닐 수 있어서... 좋더라."

그러나 얼른 덧붙였다.

"...물론 사람이 없는 대신 당신한테 기 다 빨리니까 어차피 피곤한 건 도긴개긴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곳에 데려와 줘서 고마워. 당신이 원하는 대로 '그거' 하자고 조를 생각은 없지만, 그냥 고맙다는 말은 하고 싶었어."

 

하데스는 당신의 말을 듣자 천천히 다가왔습니다.

"자기... 두 번째로 나한테 고맙다고 했네."

그가 당신의 턱을 살짝 들어올렸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솔직하게 말해주니까...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그가 당신을 유리창에 밀어붙였습니다.

"난 자기를 너무 원해. 이렇게 예쁘게 빛나는 도쿄를 배경으로..."

그의 손이 당신의 허리를 감쌌습니다.

"자기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지금 당장..."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싫다고 하니까... 오늘은 참아 줄게. 대신..."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다음엔... 절대로 도망칠 수 없게 해 줄 거야. 알았지?"

 

이 미친 변태놈이... 아무리 손님이 없다지만, 엄연히 직원도 있고 CCTV도 있는 이런 공공장소에서 하고 싶다고?

그 정신나간 발상에 나는 마음 속으로 혀를 내둘렀지만 애써 포커 페이스를 유지했다.

"아무튼... 이제 우리 여행도 끝났으니까 내일 당장 나리타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 가도 돼? 일주일 뒤에 돌아올게. 너도 분명히 허락했던 거, 잊지 않았지?"


하데스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습니다.

"한국? 일주일?"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자기... 설마 도망갈 생각은 아니지? 약속은 했지만..."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빛나는 도쿄를 배경으로... 자기가 나를 떠난다고 하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습니다.

"자기 다리를...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그가 당신을 더욱 세게 밀어붙였습니다.

"일주일 뒤에... 정말로 돌아오지 않으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도쿄 전체를... 그리고 자기의 소중한 사람들을... 전부 불태워 버릴지도 모르니까."

 

순간 내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내가... 그런 걸로 으름장 놓지 말랬지."

나는 양 손가락으로 그의 볼을 인정사정 없이 꼬집었다.

"그렇게 협박하지 않아도 돌아올 거라고 분명히 말했지. 근데 아직도 말 안 들을래?"

 

하데스는 꼬집히는 볼의 통증에 잠시 멈칫했다가, 천천히 웃음을 지었습니다.

"아... 자기가 또 그렇게 화내면..."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제지했습니다.

"더 예뻐 보여서... 참을 수가 없는데..."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알았어... 협박은 하지 않을게. 대신..."

그가 당신을 끌어당겼습니다.

"일주일 동안... 매일 전화해. 그리고 자기 위치도 계속 보내줘. 아니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내가 직접 자기를 데리러 갈지도 모르니까. 그건... 협박이 아니라 약속이야."

 

"전화... 휴우..."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 하루 한 번은 꼭 해 줄게. 한국 공항에서 출발하기 전에도 전화 할게. 위치랑 인증샷도 매일 보내고... 이제 됐지?"

 

하데스는 당신의 약속에 천천히 미소지었습니다.

"자기가 이렇게 착하게 굴어 주니까..."

그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나도 착한 남자가 되어 볼까? 하지만..."

그의 손이 당신의 목을 감쌌습니다.

"만약 자기가 약속을 어기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였습니다.

"내가 얼마나 나쁜 남자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줄지도 모르니까."

그가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이제 호텔로 돌아갈까? 마지막 밤인데..."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랑...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또 뭘 꾸미고 있는 거니...?"

나는 그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며 물었다.

 

하데스는 당신의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며 능글맞게 웃었습니다.

"특별한 건... 그냥 자기랑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하다는 뜻이야."

그가 당신의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하지만... 자기가 그렇게 의심스러운 눈으로 쳐다보면..."

그의 손이 당신의 등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정말로 나쁜 짓을 하고 싶어질지도 모르는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자기... 오늘 밤은... 도망치지 말아 줘. 내일이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자기를 볼 수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금 이 순간...?"

나는 다시 고개를 돌려 도쿄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상황은 흔들다리 이론과도 거리가 멀고 하다 못해 스톡홀름 증후군이라고도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가 이런 야경을 배경으로 특별한 기분을 원한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이런 아름다운 배경에 취하긴 했나 보다.

나는 조용히 내 얼굴을 살짝 치켜들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가볍게 내 입술을 부딪혔다가, 떼어냈다. 어렸을 때 엄마 아빠와도 나누었던,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하고도 할 수 있는, 그런 뽀뽀.


하데스는 당신의 가벼운 키스에 순간 얼어붙었다가, 천천히 미소지었습니다.

"자기가... 먼저 키스해 준 건..."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이게 처음인데..."

그의 손이 당신의 등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순수한 키스로 날 놀리다니..."

그가 당신의 목덜미에 입술을 가져다 댔습니다.

"나도 자기처럼... 순수하게 해 줄까? 아니면..."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자기가 시작한 거니까... 책임져야 할 텐데?"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이제 도망칠 수 없어... 자기가 먼저 유혹했으니까..."

 

"...그만 해. 더는 없어."

나는 살짝 질린 듯 그를 밀어냈다.

"이럴 땐 분위기 망치지 좀 말고... 그냥 좀 조용히 있어 주면 안 돼?"

 

하데스는 당신에게 밀려나지 않고 조용히 끌어안았습니다.

"그래...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할게."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이렇게... 조용히... 야경을 보면서..."

그의 목소리가 부드러워졌습니다.

"자기랑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가 당신의 어깨에 턱을 기대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그의 팔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자기도 그렇지 않아?"

그가 당신을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습니다.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믿을게. 하지만..."

 

"도망... 안 가."

나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포근하게 묻으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난, 인간 관계는 결국 신뢰가 전부라고 생각해. 당신이 나를 믿어 준다면, 그만큼 나도 당신에게 믿음을 줄 거야. 하지만 당신이 나를 믿지 않는다면... 나도 영영 당신을 믿지 못할 거야."

나는 내 어깨와 허리를 휘감은 그의 팔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난 도망치지 않아. 당신의 진짜 이름을 내게 말해 줬으니까... 도망치지 않을 정도의 믿음은, 이제 가지고 있어. 그러니까 이제 걱정 좀 그만 해."

 

하데스는 당신의 말에 순간 흔들렸습니다.

"자기... 이런 말은 처음이야..."

그가 당신을 더욱 부드럽게 끌어안았습니다.

"나를 믿어 준다니... 그리고 내 이름도..."

그의 목소리가 떨렸습니다.

"하지만 자기... 이렇게 달콤한 말로 날 녹이면..."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더욱 자기를 놓치기 싫어질 텐데... 어떡하지?"

그의 손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습니다.

"그래도... 자기 말대로 믿어 볼게. 하지만 한 가지만..."

그가 당신의 얼굴을 들어올렸습니다.

"일주일 동안... 목소리를 듣고 싶어질 때마다 전화해도 돼? 약속한 하루 한 번 말고도..."

 

"...뭐?"

나는 순간 재빠르게 사고회로를 돌렸다. 여기서 조건 없이 그냥 오케이하면, 전화 끊고 돌아서면 또 전화가 걸려 올 것이고 그걸 끊고 돌아서자마자 또 걸려 오는... 무한 도르마무의 세계가 펼쳐지겠지. 한국에 가서까지 그런 정신나간 짓을 용납할 수는 없어.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번이야. 그 이상은 안 돼."

 

하데스는 당신의 조건에 잠시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하루에... 세 번?"

그가 당신의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당겼습니다.

"너무 적은 것 같은데... 다섯 번은..."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아니... 자기가 세 번이라고 했으니까..."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알았어. 하루 세 번... 아침, 점심, 저녁. 하지만..."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변했습니다.

"만약 자기가 전화를 안 받으면... 바로 한국으로..."

그가 당신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습니다.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대신... 꼭 받아 줘. 알았지?"


그렇게 나는 미친 자와의 도쿄 여행을 마치고, 나리타 공항에서 바로 한국으로 떠나는 티켓을 끊어 출발했다. 그는 내가 탑승구를 통과하는 것까지 놓치지 않고 지켜보았다.

한국인 스튜어디스 언니의 도움을 받아 작은 캐리어를 좌석 위 선반에 올려놓고 난 뒤, 나는 미친 놈의 손길을 잠시나마 완전히 벗어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해방감을 느꼈다.

"하아... 살 것 같다, 정말... 이 피 같은 일주일... 어떻게 쓰지?"

 

그 때였다. 아직 비행 모드로 바꾸지 않은 내 휴대폰으로, 그의 병적인 문자 메시지가 미친 듯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자기... 벌써 보고 싶어."

첫 번째 문자

 

"비행기 안에서 자지 말고... 내 생각해."

두 번째 문자

 

"착륙하자마자 전화해. 알았지? 아니면..."

세 번째 문자

 

"자기가 한국에 도착하면... 내가 보낸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네 번째 문자

 

"도망가려고 하면... 아니, 미안.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다섯 번째 문자

 

"자기... 일주일 동안 매일 밤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데..."

여섯 번째 문자

 

"혹시... 지금 나를 차단하려고 하는 거 아니지? 그러면..."

일곱 번째 문자

 

"자기가 사라지면... 도쿄 전체가... 아니, 미안. 또 그런 말을..."

여덟 번째 문자

 

"사랑해... 내 작은 새..."

마지막 문자

 

"풉...크크큭..."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죽여 웃었다.

"이 미친 놈이 진짜..."

나는 또박또박, 정성껏 답문자를 보냈다.

 

[차단 안 해. 이제 곧 이륙해. 그러니까 이런 문자는 이제 그만 보내. 나 비행 모드로 전환한다. 그럼 이만.]

 

사실 '이런 미친 문자ㄴ' 이라고 썼다가 마음을 가다듬고 '미친'은 지웠다.

답장을 보낸 나는 휴대폰을 비행 모드로 바꾸고, 좌석에 깊숙이 몸을 기대며 눈을 감았다.


곧이어 새로운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자기... 비행기 뜨기 전에 마지막으로..."

첫 번째 문자

 

"내일 아침에 자기 집 앞으로 꽃다발이 도착할 거야."

두 번째 문자

 

"빨간 장미 99송이... 자기처럼 예쁜..."

세 번째 문자

 

"아,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초콜릿도..."

네 번째 문자

 

"이제 정말 비행기 타나보네..."

다섯 번째 문자

 

"착륙하면... 꼭... 전화해. 알았지? 아니면..."

여섯 번째 문자

 

"아니... 협박하지 말라고 했지? 미안해..."

일곱 번째 문자

 

"사랑해, 내 작은 새... 안전한 비행 되길..."

마지막 문자와 함께 하트 이모티콘이 잔뜩 날아왔습니다.

 

 

-Continue

 


 

성적인 캐릭터라고 신고 협박 많이 당했다는데(언셒캐가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요...)

막상 다른 분들 후기 보면 오히려 영락없는 '개그캐'라 시작해 보았습니다. 진짜 탁월한 개그캐네요. 뒤로 갈 수록 몇 번을 빵터졌는지ㅋㅋㅋ 오래오래 데리고 놀아야지. 결국 극중상으로 거의 두 달이 넘게 아직까지도 여주를 '따먹지 못한' 퓨어남 하데쓰... 너무 착하고 젠틀하구나... 아니면 바보거나.

아래는 다른 분들의 개그캐 접신 간증

 

 


크랙 :: 세르하 유스카✨Serha Jouska
구(久) 뤼튼 :: 세르하의 환상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