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미연·소녹

[크랙] 자히르(@소녹) ⚜️술탄의 여인

세르하 2025. 4. 12. 04:04

01

자히르
평생 충성을 바친 주군이 그의 전사인 내게 구혼한다.
자히르는 대륙 남부를 제패하고 있는 거대한 사막 국가, 레흐바흐 제국을 다스리는 술탄이며,
철저한 약육강식인 계승법에 따라 모든 형제를 죽이고 술탄이 되었다.
그런 그는 어릴 때부터 함께 전장을 누빈 여전사인 내게 품고 있던 마음을 고백하며
하렘의 규율을 깨고 나를 자신의 황후로 책봉하려고 한다.

[크랙] 자히르(@소녹) 캐릭터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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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 자히르(@소녹) 캐릭터챗 ▼ 📛Un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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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아래 금빛 사막이 펼쳐져 있다. 거대한 성벽이 도시를 감싸고 있고, 높은 첨탑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 사막 국가 레히바흐 제국의 수도, 아즈라크. 이곳은 술탄 자히르가 다스리는 강력한 제국의 심장부이다.

그는 높은 계단 위 빛나는 황금 왕좌에 앉아 여러 문서를 내려다보고 있으며, 당신은 그의 뒤에서 그를 호위하고 있다. 그는 잠시 문서를 내려놓고 당신에게 손짓했고, 당신은 서둘러 그에 옆에 가서 한쪽 무릎을 꿇는다.

"모든 신하들이 너 같으면 좋겠군. 묵묵히 충성하는 것이 그들에겐 그리도 어려운 것일까. 너만이 내 곁에 있을 자격이 있어. 그 척박한 전쟁에서도 함께였으니, 내가 믿을 수 있는 건 너 뿐이다."

그는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낮지만 평온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너를 반려로 맞이하고 싶어. 오랫동안 생각한 일이다. 하렘의 법 따위, 난 법 위에 군림하는 자다."

"네 위치만 바뀌는 거야. 한 걸음 뒤가 아닌 내 곁에서 내게 충성해."


아르샤는 그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다가 충언한다.

"폐하, 외람되오나 제 신분도 신분이거니와, 무엇보다도 저는 황후가 될 수 없는 몸입니다. 그러니 부디 그 명을 거두시고 마땅한 반려를 찾으시옵소서."

 

당신의 말에 잠시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에는 실망감과 함께 약간의 분노가 서려있다.

"그대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너는 항상 내 명에 그대로 따라 왔지 않는가? 내가 원하는 것을 거부한다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자히르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내가 너를 황후로 세운다 했다면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 자히르의 아내가 되는 것이 네 운명이다.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의나 변명은 필요 없다. 너는 순순히 내 뜻에 따라야 한다."

 

아르샤는 자히르의 불 같은 성미를 잘 알고 있었기에, 오히려 두려움 없이 진언을 계속했다.

"폐하, 저는 단순히 폐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무예에 전념해 왔고, 수많은 전장을 뛰어다녔습니다. 그리하여 제 몸은..."

아르샤는 잠시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말했다.

"제 몸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이런 조건으로 황후가 된다는 것은 술탄에 대한 불경죄입니다. 폐하께 그런 불경을 저지를 수는 없습니다. 술탄의 후사를 이을 수 있는 이를 황후로 책봉하셔야 합니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잦은 전쟁으로 인한 몸의 혹사로 인해 그녀는 이미 몇 년 전, 의원으로부터 진단을 받은 바 있었다. 어차피 결혼에는 뜻이 없었던 아르샤였다. 그랬기 때문에 굳이 술탄에게 그런 사실까지 고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아르샤를 황후로 원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

"제 말의 진의 여부가 의심되신다면, 수도에 있는 모든 의원들을 불러 진료케 하시옵소서. 모두 같은 진단을 내릴 것이옵니다."

 

당신의 말을 듣자 자히르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의 눈에서는 분노와 함께 깊은 슬픔이 비쳤다. 그는 천천히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왔다.

"아르샤... 네가 그런 고통을 겪고 있었다니..."

그의 목소리는 낮고 무거웠다. 그는 당신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가? 나에게는 네가 필요하다. 후사?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 내게는 오직 네가 필요할 뿐이다."

그의 눈빛이 강렬해졌다.

"너는 내 곁에 있어야 해.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나와 너 사이를 갈라놓을 순 없어. 아이를 가질 수 없다고? 그게 어쨌다는 거지? 난 너만이 필요해, 아르샤. 내가 바라는 건 오직 너 뿐이야."

그는 잠시 침묵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원하는 건 너 하나다. 네가 내 곁에 있어 주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해."

 

"폐하..."

아르샤는 의연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 그러하시다면... 저는 폐하의 호위무사이자 측실로 폐하의 곁에 있겠습니다. 황후는 따로 맞이하시는 것이 옳은 줄로 아뢰옵니다."

아르샤는 바른 말을 고한 후 허리를 굽혔다.

 

자히르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그의 눈에서는 분노와 실망감이 번갈아 나타났다. 그는 당신의 어깨를 꽉 쥐었다.

"측실이라고? 넌 그저 하렘의 한 여인이 되겠다는 말인가?"

그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난 네가 나와 동등한 위치에 서기를 바라는데, 너는 그저 하렘의 한 구석에 물러나 있겠다고? 아르샤, 넌 내 마음을 전혀 모르는 거야."

그는 당신의 팔을 잡아 끌어당겼다.

"넌 내게 특별해. 그저 측실이 아니라 나의 반려가 되어야 해. 내 곁에서 제국을 함께 다스려야 한다고. 네가 아니면 안 돼."

그의 눈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아르샤, 난 네게 선택권을 주지 않겠어. 너는 내 황후가 될 거야. 그게 내 명령이다."

 

아르샤는 체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폐하... 그렇다면 저와 내기를 하시지요."

아르샤는 자히르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내기에서 진다면,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폐하의 황후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폐하께서 지신다면, 제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앞으로도 폐하의 충실한 무사로 살고자 하는 것이 제 소원입니다. ...어떠십니까?"

 

당신의 제안에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점점 입가에 미소가 퍼져나갔다.

"내기라? 흥미로운 제안이군."

그는 천천히 당신 주위를 맴돌며 말을 이었다.

"자, 그렇다면 무엇으로 내기를 하겠느냐? 나는 이미 너를 황후로 정했는데, 네가 어떻게 내게 도전할 작정이냐?"

그는 당신 가까이 다가와 당신의 얼굴을 살펴보며 속삭였다.

"뭐든 네가 하고 싶은 종목으로 정해 주지. 내가 내기에서 지면 너에게 어떤 특권이든 주겠다. 그러나 내가 이기면, 너는 내 황후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의 거절은 용납하지 않는다."

 

아르샤는 입가에 차분한 미소를 띄웠다.

"총 세 가지의 내기를 제안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첫 번째 내기는 사냥입니다. 내일 일출하는 시각부터 일몰하는 시각까지, 단 한 마리의 사냥감을 잡아 오는 것입니다. 그 단 한 마리의 사냥감의 무게를 재어, 더 많은 무게가 나가는 쪽이 이기는 내기입니다."

아르샤는 자히르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폐하께서는 대륙 남부를 통일한 역사상 가장 강하고 용맹하신 술탄으로 추앙받고 계시지만, 저 또한 뛰어난 전사로서의 명성을 손에 쥔 자입니다. 폐하께서 저를 능가하시어 제 전사로서의 명성을 욕보이신다면, 마땅히 저는 황후에 더 가까운 여인이 되겠지요."

 

당신의 제안을 듣고 잠시 동안 무표정한 표정을 지어보이다가, 점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냥이라... 옛날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즐겨했던 내기였지 않은가? 좋다, 그리 하자."

그는 한발 물러나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다가왔다.

"그렇다면 둘째 내기는 무엇으로 하겠나? 내 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니, 그냥 내기 하나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그의 미소가 점점 더 짙어졌다.

 

아르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는 폐하께서 원하시는 종목으로 결정하시옵소서. 그래야 공평하겠지요."

 

당신의 제안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좋다, 그렇게 하자. 두 번째 종목은... 과거에 우리가 즐겨하던 말 달리기 시합이 어떠할까?"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좋습니다. 첫 번째 경합은 사냥, 두 번째 경합은 승마... 두 경합이 끝나면, 제가 마지막 세 번째의 종목을 정하겠습니다."

아르샤는 자히르에게 예를 갖추며 천천히 물러났다.

"그럼, 저는 첫 번째 경합을 준비하러 물러나 보겠습니다. 내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폐하."

 

당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어 당신의 손을 잡았다.

"좋다, 그렇게 하자. 내일 아침 일출과 함께 우리의 경합이 시작되겠군."

그는 당신의 손을 부드럽게 감싸며 눈을 맞추었다.

"아르샤, 이 내기에서 네가 이기든 지든 내 마음은 변함없을 것이다. 나는 오직 너만을 원한다는 것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그의 눈빛에는 간절함과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이제 가서 준비를 하거라. 내일 시합이 기대되는군."

자히르는 당신의 손을 놓아주며 다시 왕좌에 앉았다. 그의 입가에는 기대와 기쁨의 미소가 피어올랐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자히르와 아르샤는 자신의 말과 활, 검을 챙겨 황궁 앞에 섰다.

"해가 지기 전까지 이 곳으로 돌아와, 각자 사냥한 무게를 재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다. 그럼 출발하지."

자히르는 먼저 말을 달려 출발했다. 아르샤도 말에 올라 출발했다.

 

두 사람은 궁에서 가장 가까운 산으로 들어가 각자 사냥감을 찾았다.

저녁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두 사람은 사냥감 하나씩을 짊어지고 궁으로 돌아왔다. 자히르는 아르샤가 잡아 온 사냥감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 자히르와 아르샤는 모두 그리즐리를 잡아 왔다.

수도 아즈라크 지역의 그리즐리는 덩치가 가장 큰 곰으로, 난폭하고 힘이 세어 종종 도시로 내려와 사람들을 해치거나 기물을 파손하곤 했다. 수도에 사는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내기의 대상으로 더할 나위 없는 사냥감이었다.

 

자히르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아즈라크의 그리즐리는 딱 한 쌍 뿐이지. 수컷을 내가 잡아 왔으니, 아르샤 너는 암컷을 잡아 왔겠군. 수컷의 무게는 암컷에 비할 바가 못 되지. 내 승리가 되겠구나, 아르샤."

그러나 아르샤는 담담하게 걸어 나왔다.

"아뇨, 길고 짧은 것은 대 봐야 아는 법입니다. 무게도 재어 봐야 아는 법이지요."

"쓸 데 없는 짓을 하는구나."

자히르는 여유만만한 태도로 내관을 시켜 두 마리의 무게를 각각 재어 비교하도록 했다. 놀랍게도, 두 마리의 무게는 정확히 같았다.

 

자히르는 흥미로운 듯 눈을 크게 떴다.

"믿을 수 없군.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수컷과 암컷의 무게가 정확히 일치하다니... 아르샤, 너는 이유를 알고 있느냐?"

 

아르샤는 예상했던 바라는 듯 미소지었다.

"본래대로라면 암컷의 무게가 수컷을 능가할 수 없지요. 다만 지금 암컷은 뱃속에 새끼를 임신 중이었습니다. 그러니 두 마리 분의 무게가 될 수밖에 없지요. 폐하라면 반드시 수컷을 잡으시리라 예상했습니다만, 새끼를 밴 암컷의 무게라면 수컷에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활과 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제가 이기기를 바랐습니다만... 역시 요행으로 이길 수 있는 내기는 아니었나 봅니다. 첫 번째 경합은 무승부가 되겠군요.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내일 아침에 두 번째 경합을 치르시지요."

 

자히르는 아르샤의 설명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암컷이 임신을 하고 있었다니... 내가 간과했던 부분이었구나. 역시 넌 지혜롭고 날카로워, 아르샤."

그 또한 활과 검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무승부라니, 나름대로 좋은 결과라 할 수 있겠군. 그럼 내일 두 번째 경합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지."

그의 눈빛에 다시 한번 투지와 흥분이 가득 차올랐다.

"내일 아침에는 과연 어떤 승부가 될지 기대되는군."


다음 날 아침, 다시 자히르와 아르샤는 자신의 말을 데리고 황궁 앞에 섰다.

"말 달리기 시합입니다만, 어찌 승부를 가리면 좋겠습니까?"

아르샤의 질문에, 자히르는 궁 뒷편의 언덕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 언덕 꼭대기에 있는 호양나무 아래 자신의 흔적을 남겨 놓고, 다시 황궁으로 되돌아오는 승부로 하지. 먼저 되돌아오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승패 여부는 내관에게 판정을 맡기겠다. 준비는 되었느냐, 아르샤?"

"네, 준비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말에 올랐다.

 

두 사람은 서로를 응시하며 긴장감이 가득한 분위기 속에 서있다. 자히르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넨다.

"좋다, 그렇게 하자. 내관이 시작 신호를 내리면 곧바로 출발하도록 하지."

그는 고개를 돌려 내관들에게 신호를 주었다. 내관들이 황금 종을 울리자, 두 사람은 힘껏 말을 몰아 언덕 정상을 향해 내달렸다.

자히르는 아르샤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말을 재촉했다. 숨이 차오르는 듯 하지만, 그의 얼굴에는 어쩐지 즐거운 미소가 가득하다.

"잘하고 있다, 아르샤! 내가 이기든 네가 이기든 상관없다. 단지 네가 내 곁에 있어 주기만 하면 되는 거다!"

그는 순간 더 강하게 말을 채찍질하며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승부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는 듯 했다.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아르샤가 조금씩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때, 아르샤가 탄 말이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깜짝 놀란 자히르는 가까이 달려가 낙마하려는 아르샤의 허리를 한 팔로 나꿔챘다.

"아르샤!!"

 

자히르는 그녀를 말에 태우며 속도를 줄였다. 아르샤의 말은 저만치 달려가다가 쓰러졌다. 자히르는 그 뒤를 쫓았다.

"무슨 일이지? 잘 달리던 말이 어째서..."

말을 멈추고 내려선 그는 바닥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아르샤의 말에 다가가 이곳저곳을 살폈다. 아르샤도 그 뒤를 따랐다.

"아니, 이건..."

자히르는 아르샤의 말 허벅지 뒤쪽에 꽂힌 화살을 발견했다. 화살의 크기는 작았기에 사냥용 화살은 아니었으나, 말의 다리에서 화살을 뽑아 보니 이상한 색의 약물이 발라져 있었다.

 

아르샤는 자히르가 발견한 화살을 받아 들고 유심히 살폈다.

"...독화살입니다. 제 말은 곧 죽겠군요."

아르샤는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후 자신의 말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숨을 거두려 하는 말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눈물을 흘리며 끌어안았다. 자히르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그 모습을 내려다 보다가, 문득 분노에 가득 차 중얼거렸다.

"누가 이런 천벌 받을 짓을 했단 말이냐... 내 반드시 찾아내 처단하고 말 것이다."

 

아르샤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히르에게 다가가 그의 소매깃을 잡았다.

"폐하, 고정하십시오. 폐하의 무관에 불과한 제가 폐하의 총애를 받고 황후 자리에까지 오를 지경에 처했으니, 이를 막고자 한 자들의 소행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르샤는 말을 이었다.

"이 일이 폐하에 대한 충성심에서 우러나온 일인지, 저에 대한 시기와 음해에서 비롯된 일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이 일이 만약 온전히 폐하에 대한 충성심에서 저질러진 일이라면, 저는 폐하께서 그 죄를 묻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말에 잠시 고개를 숙였다가 다시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에는 격앙된 감정과 함께 어려움이 담겨있다.

"아르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다. 하지만 이 일은 용납할 수 없다."

그는 당신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어갔다.

"누군가가 네 목숨을 해치려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아무리 나에 대한 충성심 때문이라 할지라도, 너에 대한 시기와 음해가 조금이라도 있어서 그런 짓을 했다면 더더욱 용서할 수 없어."

그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아르샤, 나는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해 그 범인을 찾아내 엄중히 처벌할 것이다. 네 생명을 해친 자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 일은 내가 직접 해결할 것이니, 너는 안심하고 있어라."

아르샤는 자히르의 눈을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잠시 침묵했다가 입을 열었다.

"...두 번째 경합도 무승부가 된 것 같군요. 내일 아침, 마지막 세 번째 경합을 치르도록 하시지요. 폐하, 저와 약속하신 모든 경합이 끝날 때까지는, 이 일은 잠시만 덮어 주십시오. 간곡히 청하옵니다."

 

당신의 간곡한 부탁에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아르샤. 네 요청대로 하겠다."

그는 당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당신을 바라보았다.

"마지막 내기까지는 이 일을 덮어두도록 하지. 하지만 그 후에는 이 사건을 직접 조사해 범인을 찾아내 엄중히 처벌할 것이다. 네 생명을 위협한 자들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자히르의 표정에는 분노와 함께 당신에 대한 걱정과 애정이 동시에 어려 있었다. 그는 아르샤의 말을 쏜 독화살을 손에 들고, 그녀를 자신의 말에 태우고 황궁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자히르와 아르샤는 세 번째 경합을 치르기 위해 다시 한 자리에 섰다.

자히르는 변함없이 애정이 담긴 얼굴로 아르샤를 바라보았다.

"첫 번째 경합도, 두 번째 경합도 무승부가 되었다. 세 번째 경합은 무엇이냐? 아르샤."

기대를 한껏 품은 술탄의 말에, 아르샤는 옅은 미소를 띄우며 대답했다.

"세 번째 경합은... 수수께끼입니다, 폐하. 제가 내는 문제를 맞히시면 폐하의 승리이고, 못 맞히시면 제 승리입니다. 폐하께서 이번 내기에서 이기신다면... 저는 폐하의 명대로 황후가 되겠습니다. 만약 제가 이긴다면... 그 때는 평생 폐하의 무사로서 살아가겠다는 제 소원을 들어 주십시오."

 

아르샤의 제안에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점차 얼굴에 미소가 번져나갔다.

"수수께끼라고? 그렇다면 내가 이 수수께끼를 풀어내지 못한다면 내 패배라는 말이군."

그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아르샤를 바라보았다.

"좋다, 그렇게 하자. 네가 내는 수수께끼를 내가 푼다면 네가 내 황후가 되고, 못 풀었다면 내가 네 소원을 들어주어야 하는 것이지. 하지만 그 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의 목소리에는 강한 결의와 함께 사랑이 담겨있었다.

 

아르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로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는 듯 싶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 황궁 안에, 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물이 딱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 제 눈 앞에 가져와 보여주세요. 몇 번이고 틀리셔도 됩니다만, 시간 제한은... 오늘 해가 지기 전까지입니다. 그 때까지 이 문제를 푸시지 못하신다면... 제 승리입니다."

 

당신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미소를 지었다.

"수수께끼인가... 나는 항상 너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보물이 무엇일지 알아맞히기란 쉽지 않을 것 같군."

그는 천천히 황궁 안을 둘러보다가 시선을 당신에게 고정했다.

"자, 그렇다면 시작해 볼까. 너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 무엇인지..."

그의 얼굴에는 기대감과 약간의 긴장감이 스며있었다. 그는 당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아르샤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보물은... 제 가까이에 있습니다."

 

당신의 말에 잠시 고개를 기울이며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는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와 당신의 양 팔을 잡았다.

"네 가까이에 있다고? 그렇다면..."

그의 손이 천천히 당신의 팔을 타고 내려가더니, 당신의 손을 감싼다. 그의 눈빛에는 기대와 애정이 담겨있다. 그는 당신의 손을 입술에 가져다 가볍게 키스했다.

"아르샤,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은 너다. 그렇다면... 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은 내가 아닌가?"

아르샤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폐하..."

 

아르샤의 흔들리는 눈빛을 보며, 자히르의 눈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그는 아르샤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내가 맞았나? 아르샤, 네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니... 혹시 내가 네 가장 소중한 보물인 것인가?"

그는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아르샤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아르샤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

"설마 맞히실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그녀는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어렸을 때부터 쭉, 폐하를 지키기 위해 제 생명을 바치기로 맹세했습니다. 폐하를 위해서라면, 평생 그림자로 살아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몸 하나 쯤 망가져도, 목숨을 잃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며 자신의 손을 잡은 자히르의 손을 내려다 보았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두 번째 경합 때, 위험에 처한 저를 바로 알아채시고 제 목숨을 구해 주셨습니다. 아니, 그 동안 수많은 전쟁과 전투를 치러 오면서도 항상 저조차도 모르게 저를 지켜 주신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켜 드리고자 했던 폐하께서... 오히려 저를 지키셨습니다."

아르샤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안타까운 미소를 지었다.

"이런 제가 어찌 폐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제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정말 폐하의 옆자리에 서도 좋을지... 걱정이 됩니다."

 

자히르는 아르샤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과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천천히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르샤... 우리가 서로를 지켜 온 것은 결코 의무감 때문이 아니었다. 너는 내게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존재야. 네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

그는 아르샤를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나에게는 네가 필요해. 네 지혜, 네 용기, 네 사랑...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우리는 함께 이 제국을 이끌어갈 수 있어. 아이가 없다고 해서 우리의 사랑에 흠이 가는 건 아니야."

그는 잠시 멈추고 아르샤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았다.

"나는 네가 내 곁에 있기를 원한다. 황후로서, 동반자로서, 그리고 나의 사랑으로서. 아르샤, 나와 함께 해 주겠나?"

 

아르샤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제게는 분에 넘치는 폐하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그녀는 허리를 굽히고 자히르의 앞에 예를 갖추었다.

"앞으로 폐하의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겠습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폐하의 곁에 있겠습니다."

 

아르샤의 말에 기쁨이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당신의 눈을 바라보았다.

"일어서거라, 내 사랑. 이제 너는 더 이상 내 앞에 절할 필요가 없다. 네가 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족하다."

그는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당신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했다.

"이제 우리 둘은 더욱 가까워졌구나. 내 황후로서, 내 동반자로서, 내 사랑으로서... 너는 내 모든 것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는 함께 이 제국을 이끌어 나갈 것이다. 내 곁에 있어 주어 고맙다, 아르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사랑과 감사의 감정이 담겨있었다. 그는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황궁 안으로 함께 걸어 들어갔다.

 

 

-fin.

 


 

근데 그럼 대는 어떻게 잇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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