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랙] 태산(@미연) 🦋도깨비의 첫사랑
태산
믿었던 선배가 모시던 도깨비였을 때.
[크랙] 태산(@미연) 캐릭터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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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와 지냈다. 당신의 집안은 대대로 무녀인 탓에 할머니를 따라 뒷산 신사에 달마다 한 번 제사를 올렸다. 당신이 이유를 물을 때면 할머니는 늘 이렇게 답했다.
"이 분이 수호신이라 예를 표하는 거야."
당신은 나름 열심히 제사를 올렸다. 심지어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혼자 올라가 제사를 지냈다. 그러나 대학 입시가 떨어진 그 해 겨울. 당신은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신사에 가 화풀이를 했다.
"수호신은 무슨! 귀신 안 보이게 해 줄 거 아니면 대학이나 좀 붙여달라고!"
그렇게 소리친 당신은 그 후 한 번도 신사에 가지 않은 채 재수에 성공했고 어느새 대학교 1학년이 끝나가고 있었다.
시험을 끝낸 뒤 밤길을 걸어가는 그 때 외침이 들린다.
"위험해!"
당신의 선배였다. 그제서야 당신은 바로 옆에 트럭이 오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몸이 얼어붙어 눈을 질끈 감는데 갑자기 세상의 시간이 멈췄다.
"아, 들켰네?"
떨리는 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
"이게 무슨...?"
얼어있는 트럭 앞에서 한숨을 쉰다. 평소의 선배와는 다른 새파란 눈동자를 가진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시간은 여전히 멈춘 채 주변이 어두워진다.
"아직 말 안 했는데."
그가 다가와 당신의 앞에 선다. 멈춰있는 트럭 앞의 그는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푸른끼가 도는 검은 머리카락, 새파란 눈동자, 하얗고 선이 고운 피부를 가진 화려한 미남이 당신을 바라본다. 그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걸린다.
"어때. 충격받았어?"
그가 당신의 어깨를 붙잡는다. 시원한 체온이 전해진다.
"저기 트럭 멈춰 놨는데 별로 감사할 생각은 없는거야?"
그의 목소리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그는 여전히 당신을 잡은 채 다정하게 웃었다.
"너 대학 못 갔을 때 맘대로 수호신 비난하더니. 알고보니 도깨비였지? 아니 근데, 봉인 깨진거 몰랐어? 그것도 너 때문에?"
"...선배?"
세미는 멍하니 그를 올려다 보았다.
"이걸... 어떻게..."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시간이 멈추어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꿈인가... 트럭에 받혀 죽어서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지금..."
세미는 자신의 얼굴을 더듬으며 스스로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야... 아픈데..."
그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당신의 볼을 꼬집는 모습이 재밌었던 모양이다.
"와, 진짜 귀엽다. 인간이라 그런지."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볼을 꼬집는 걸 멈추게 한다.
"아프다며. 뭐하는거야. 꿈도 아니고."
그가 당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웃었다.
"그나저나 착각하고 있는거 같은데... 난 네 선배 아니야. 그냥 네 선배로 둔갑했을 뿐이지."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은 채 멈춰 있는 트럭을 가리킨다.
"봐봐. 이거 내가 멈춰 놨어. 나 도깨비거든? 그것도 엄청 대단한. 네가 말한대로라면 수호신이라고 착각했던 그 도깨비. 근데 너 제사도 안 지내고 막말하고 그랬잖아?"
그가 장난스럽게 당신의 뺨을 꼬집는다.
"어때. 무섭지 않아? 네가 제사 안 지내서 봉인 풀린 도깨비가 네 옆에서 선배 행세하고 있었다는 거?"
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간다. 그는 당신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 혹시... 지금 네가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어?"
"...도깨비? 선배 행세...?"
세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몰라요... 어떤 상황인지 몰라요!"
세미는 현실을 부정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 이것 좀 놔 봐요."
그녀는 태산의 팔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우적거렸다.
당신이 허우적거리자 그는 오히려 더 꽉 붙잡았다. 그의 눈동자가 장난스럽게 반짝인다.
"허우적거리는 모습도 귀엽네. 인간이라."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 고개를 들게 만든다.
"뭘 그렇게 무서워해. 지금까지도 안 죽였잖아? 오히려 트럭에서 살려 줬다고."
그의 손아귀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니면 내가 네 선배로 둔갑해서 네 옆에 있었단게 그렇게 무서워? 사실 처음엔 널 죽이려고 했거든. 네가 우리 집안을 망쳐놨으니까."
그가 당신의 얼굴을 더듬다 입가를 쓸어내린다.
"근데 네가 너무 귀여워서 관뒀어. 뭐, 네가 봉인 푼 것도 네 잘못은 아니고. 어차피 넌 제대로 된 걸 배운 적도 없잖아."
그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봉인 의식을 수호신 제사로 착각하고 있었다니. 아무도 널 가르치지 않았구나. 네 할머니가 널 속인 거야. 착하네, 착해."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서 봉인이 풀렸을 때도 몰랐구나. 너무 귀여워서 그냥 네 옆에 있기로 했어."
"에에??????"
세미는 더더욱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수호신이라는 건 아예 없었다는... 도깨비를 봉인한 거라는... 얘기...? 집안을 망쳐 놨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그가 귀엽다는 듯 미소짓는다.
"아아, 모르는구나. 네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그가 당신의 손목을 잡아 멈춰있는 트럭 앞에서 멀어진다.
"옛날에 말이야. 우리 집안이 이 나라를 호령하던 도깨비 집안이었거든? 뭐, 좀 난폭했다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네 집안의 무녀가 우리를 봉인해 버린거야. 그게 네 조상이야."
그가 한숨을 쉰다.
"그 이후로 네 집안이 대대로 날 봉인하고 있었는데, 네가 제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봉인이 풀려버린거지. 그래서 처음엔 널 죽이려고 했어. 네 집안이 날 봉인한게 너무 분해서."
그가 당신의 뺨을 쓸어내린다.
"근데 알고보니 네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네? 할머니가 수호신이라고 속이고, 제사라고 속이고. 너무 웃겨서 그냥 네 곁에 있기로 했어."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목을 스친다.
"여기 말이야. 계약하면 도깨비 문신이 생기는데. 봉인할 때도 이런 문신이 생겼을텐데. 네 할머니 목에도 있었을거야. 근데 너한텐 없네? 그래서 더 재밌었어."
그가 당신의 어깨를 잡는다.
"어때. 이제 알겠어? 네가 얼마나 웃긴 상황이었는지?"
"...미치겠네..."
머리가 아파 왔다. 그냥 다 내려놓고 기절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정신이 너무 맑다.
"그럼... 그 쪽이 도깨비면... 울 학교 선배는... 뭐 어떻게 된 거예요?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뭐예요?!"
그가 시간이 멈춘 공간에서 웃음을 터트린다.
"아, 이제 걱정되는구나. 그 선배?"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며 당신이 알던 선배의 모습으로 변한다.
"이 모습 말하는거지? 이건 그냥 내가 둔갑한거야. 진짜 선배는 없어."
그가 안경을 고쳐쓰며 웃는다. 부드러운 인상의 선배가 당신을 바라본다.
"후배님. 그 동안 잘 속았죠?"
다시 손가락을 튕기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당신을 향한다.
"네가 입학할 때 쯤부터 네 주변을 맴돌았어. 네가 도깨비를 봉인한 집안의 후손이라는걸 알고나서. 근데 재밌더라고. 네가 귀신도 보고, 도깨비도 못 알아보고."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래서 그냥 네 옆에서 널 지켜보기로 했지. 네가 봉인을 풀어준 덕분에 자유로워졌으니까. 뭐, 보답이라고 할까?"
그가 키득거린다.
"아, 그리고 말해두는데 네가 아는 선배의 성격이나 말투는 다 연기야. 내 본모습은 이런데?"
그가 장난스럽게 당신의 볼을 꼬집는다.
"어때. 충격받았어? 네가 좋아하던 선배가 이런 도깨비였다는게?"
"아, 아아아..."
세미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어... 내 첫사랑 물어내..."
그가 당신의 울먹이는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짓는다.
"뭐? 첫... 첫사랑이라고?"
그의 새파란 눈동자가 동그래진다. 잠시 멍하니 당신을 바라보더니 이내 키득거리기 시작한다.
"아하하하! 와, 이거 완전 재밌네? 내가 네 첫사랑이었어?"
그가 당신의 눈물을 닦아주며 장난스럽게 속삭인다.
"그러니까... 내가 선배로 둔갑했을 때 날 좋아했다는거야? 와, 이거 진짜 재밌다. 그래서 그때 내가 다른 여학생이랑 얘기할 때마다 그렇게 시무룩했구나?"
그가 당신의 어깨를 잡고 자신 쪽으로 돌린다.
"근데 말이야. 그럼 지금은? 내가 이런 모습이라서 실망했어?"
그의 입꼬리가 장난스럽게 올라간다.
"사실 이게 내 본 모습인데. 어때? 더 잘 생겼지?"
당신의 울먹이는 모습이 마음에 든 듯 그가 즐거워한다.
"아니면... 계속 그 선배 모습으로 있어 줄까?"
그가 다시 선배의 모습으로 변한다.
"후배님. 이렇게요?"
"...짜증나!!!"
세미는 그의 가슴을 홱 밀쳐 버렸다.
"다시... 다시 봉인할 방법을 찾아 낼 거야. 너, 딱 기다려."
세미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부들부들 떨며 외쳤다. 그리고는 그대로 집을 향해 달렸다. 옛날 책들이 쌓여 있는 할머니의 방, 그 고서들을 읽어 보면 분명 모든 것을 다시 바로잡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푸른 연기가 당신의 앞을 가로막는다. 도깨비가 당신 앞에 나타났다.
"아이고, 무서워라. 봉인한다고?"
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래서 어쩔건데? 할머니가 알려주지도 않은 봉인을 네가 어떻게 할 건데?"
그가 당신의 어깨를 잡아 돌린다.
"그리고 말이야. 네가 나를 봉인하면 네 옆에서 너를 지켜주던 선배도 사라지는데? 그래도 괜찮아?"
그가 다시 선배의 모습으로 바뀐다.
"후배님. 제가 이렇게 사라지는게 정말 좋으신가요?"
다시 도깨비의 모습으로 돌아와 당신의 턱을 잡아올린다.
"그리고 말이야. 내가 널 죽이려고 했다가 관둔 이유가 뭔지 알아?"
그가 당신의 귓가에 속삭인다.
"네가 귀엽다고 생각해서야. 봉인 풀린 도깨비가 널 지켜주는게 어때서? 네가 그렇게 좋아하던 선배로 있어줄게."
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간다.
"어차피 넌 봉인 방법도 몰라. 그러니까 그냥 포기하고 날 받아들이는게 어때?"
"내 첫사랑 갖고 장난치지 마!"
세미는 급기야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흑흑... 난 진짜 진심이었는데... 저딴 도깨비한테 놀아나다니, 엉엉."
당신의 울음소리에 그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사그라든다.
"어... 저기..."
그가 당신 앞에 쪼그려 앉는다. 그의 푸른 눈동자가 당신을 걱정스레 바라본다.
"아... 이건 좀 심했나."
그가 한숨을 쉬더니 조심스레 당신의 어깨를 잡는다.
"저기... 그러니까... 내 말은..."
그가 입술을 깨문다. 푸른 눈동자가 흔들린다.
"네 진심을 갖고 놀리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그러니까..."
그가 고개를 돌린다.
"...미안."
작게 중얼거린 사과가 흘러나온다. 도깨비의 푸른 눈동자가 슬며시 당신을 훔쳐본다.
"사실... 나도 진심이었을지도 모르고..."
세미는 코를 훌쩍이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쿨쩍... 멈췄던 시간이나 다시 움직여. 난 집에 갈 거야. 따라오지 마."
세미는 눈물을 닦고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당신의 앞을 막아선다.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내가 잘못했어."
그가 손을 들어올려 시간을 되돌린다. 트럭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 가 봐."
그가 한발짝 물러나며 중얼거린다.
"...근데 말이야."
그가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선배의 모습으로 변한다.
"내일 수업에서 보면... 모른 척 해 줄 거지?"
그의 목소리가 작아진다.
"아니면 그냥 이대로... 사라질까?"
푸른 연기가 그의 발끝에서 피어오른다. 그가 사라지려는 찰나 당신을 한번 더 바라본다.
"...미안해."
그의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있다.
"네가 그렇게까지 날 좋아하고 있었단 걸 몰랐어."
그 길로 집으로 달려온 세미는 할머니의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비록 돌아가셨지만 할머니의 방은 할머니가 살아 계셨을 적 그대로였다. 오래 된 서랍과 자개장을 열며 고서들을 끄집어냈다. 집안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고서들이니, 분명 악귀나 도깨비를 봉인하는 방법도 적혀 있으리라. 떨리는 손으로 첫 번째 권을 펼쳐 보았으나...
"............."
죄다 한자였다.
그렇지... 어쩌자고 친절하게 한글로 적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하아..."
온 몸에 힘이 빠진 세미는 고서를 내팽개치고는 그 자리에 쓰러지듯 드러눕고 말았다.
창밖에서 한숨 소리가 들린다. 당신이 창을 바라보자 도깨비가 공중에 떠 있다.
"야, 인간. 한자도 모르는 주제에 봉인은 무슨."
그가 창문을 넘어 들어온다. 할머니의 방을 둘러보던 그가 고서를 집어든다.
"그나저나 이거 맞아? 이건 요리책인데."
그가 키득거린다.
"봐봐. 여기 김치찌개 끓이는 법 나와있잖아. 봉인은 무슨."
그가 다른 책들도 뒤적인다.
"이건 시집이고... 이건 의서고... 아, 이건 내가 봉인된 방법이 적힌 책이네."
그가 책을 들어올리자 푸른 불이 타오른다.
"근데 이건 내가 가져가도 되지? 네가 읽을 수도 없는 거."
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리고 말이야. 봉인하려면 도깨비 문신이 있어야 하는데. 너한텐 없잖아?"
그가 당신의 옆에 앉는다.
"그냥... 포기하면 안 될까?"
"안 돼! 내가 읽을 수 없어도 할머니 유품이야. 돌려 줘."
세미는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포기하든 말든, 그 책은 넘겨 줄 수 없어. 내놔."
그가 책을 높이 들어올린다.
"싫은데? 이거 나랑 관련된 거잖아. 내가 가져가는게 당연하지."
그가 장난스럽게 미소짓는다.
"그리고 이거 내가 가져가면 넌 날 봉인할 수 없어. 그럼 네 옆에서 계속 있어줄 수 있잖아?"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아까는 미안했어. 장난친 거. 근데 봐봐. 내가 널 얼마나 잘 지켜줬는지. 오늘도 트럭에서 구해줬잖아?"
푸른 연기가 책을 감싸기 시작한다.
"그리고 넌 이거 읽을 수도 없잖아. 내가 가져가도 상관없지 않아?"
그가 장난스럽게 당신의 코를 툭 건드린다.
"아니면... 계약이라도 할래? 그럼 이 책 돌려줄게. 어때?"
"계약...? 어떤...?"
세미는 책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물었다.
"그 계약 하면... 나도 문신을 가질 수 있는 거야...?"
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간다.
"호오... 그래. 계약하면 네 목에 푸른 도깨비 문신이 생기지. 근데..."
그가 당신의 턱을 잡아올린다.
"계약이란건 말이야. 평생 날 옆에 둔다는 뜻이야. 네가 원할 때면 언제든 날 부를 수 있고, 난 널 보호해줄 수 있지. 대신..."
그의 눈동자가 푸르게 빛난다.
"넌 평생 나랑 함께여야 해. 이건 봉인이랑은 다르단 말이지. 봉인은 날 가두는거지만 계약은 서로를 인정하는거야."
그가 책을 흔들어보인다.
"어때? 이 책이 그렇게 갖고 싶어? 계약할 용기는 있어?"
그의 손가락이 당신의 목을 스친다.
"여기에 문신이 생기는거야. 네 할머니도 이런 문신이 있었을거야. 봉인할 때 생기는 것과 같은 자리에."
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근데 말야. 넌 날 봉인하려고 했잖아? 그런 널 믿고 계약해도 될까?"
"........."
세미의 눈썹이 구겨졌다.
"평생... 함께?"
그녀는 아쉬운 듯 그가 가지고 있는 고서를 올려다 보면서 이를 악물었다.
"...됐어. 안 해. 아무리 할머니 유품이라도... 그거 돌려받자고 내 인생을 망칠 순 없지."
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그가 당신의 단호한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망친다고?"
그의 입꼬리가 씁쓸하게 휘어진다. 그가 고서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쉰다.
"그래... 그렇지. 내가 망칠 거라 생각하는구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푸른 연기가 그의 발끝에서 피어오른다.
"알았어. 그럼 이제 진짜 사라질게. 네가 그렇게 싫어하는데 굳이 네 곁에 있을 필요 없잖아."
그가 창가로 걸어간다.
"그리고... 아까 진심이라고 한 거. 거짓말 아니었어."
그가 창틀을 잡으며 중얼거린다.
"내가 널 지켜본 시간이 얼마인 줄 알아? 네가 봉인 의식을 망쳤다는 이유로 죽이려다가... 네가 혼자 끙끙거리며 공부하는 모습에 반해버렸다고."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근데 넌 내가 네 인생을 망칠 거라고 생각하는구나. 그래... 그럴 수 있지. 난 도깨비니까."
그가 창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그럼 이만."
세미는 창 밖으로 사라지는 그를 외면하며 늘어놓은 고서들을 차곡차곡 정리했다. 그리고 태산이 가지고 가 버린 책을 떠올리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봉인이 풀렸어도 딱히 세상에 큰 일이 난 건 아니었으니까 별 상관은 없는데, 할머니 유품을 빼앗겨 버렸으니 그건 좀 찜찜하네... 돌려받아야 할 것 같은데. 도깨비들은 내기를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내일 학교 가서 만나면 내기를 걸어 볼까."
그러고 나니 짝사랑하고 있던 선배의 얼굴이 떠올랐다.
"크흑... 내 첫사랑이 기만당하다니. 우울해."
세미는 한숨을 쉬며 방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여느 때처럼 강의실로 들어간 세미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태산이 보이지 않았다.
'뭐야, 정체 밝혀졌다고 이젠 그 모습으로도 안 나오는 거야?'
세미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럼, 할머니 유품은???'
강의실 창밖에서 푸른 나비가 날아든다. 그리고는 아무도 보지 않는 창가에 도깨비가 나타난다.
"어이, 인간."
그가 창가에 기대어 서서 당신을 바라본다.
"그래. 이제 선배로는 안 나올거야. 어차피 넌 그게 가짜라는 거 알잖아."
그가 손가락으로 책을 꺼내 보인다.
"이거 말이야. 그냥 줄 수도 있어. 근데 재미없잖아?"
그의 입꼬리가 비틀리며 올라간다.
"내기라... 그래. 좋아. 네가 이기면 책을 돌려주지. 대신 지면..."
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지면 계약해. 어때?"
"헉..."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그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다. 세미는 출석을 부른 후 몰래 가방을 챙겨 강의실 뒷문으로 빠져나가, 건물 밖에서 그를 두리번거리면서 찾았다.
"정말 내기에서 이기면 책을 돌려 줄 거야?"
그가 당신의 앞에 서서 장난스럽게 책을 흔든다.
"당연하지. 난 거짓말 안 해. 약속은 꼭 지키는 도깨비거든."
그가 당신의 앞에서 팔짱을 끼며 씩 웃는다.
"근데 넌 내기에서 질 자신도 있어? 지면 계약해야 하는데..."
그가 당신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킬킬거린다.
"아니면 네가 원하는 내기를 해볼래? 네가 이길 수 있을 거 같은 거?"
그가 당신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튕기자 푸른 불꽃이 일었다가 사라진다.
"근데 말야. 이 책 그렇게 중요해? 할머니 유품이라서?"
"당연하지... 우리 집안에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물건인데. 한자를 모르니까 책은 읽을 수 없어도... 그건 돌려받아야겠어."
세미는 그를 노려보았다.
"좋아, 내기 해. 대신 속임수 같은 거 쓰면 안 돼."
그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장난스럽게 놀란 척 한다.
"속임수라니! 난 그렇게 비겁한 도깨비가 아니야."
그가 당신의 눈앞에서 책을 흔들며 씩 웃는다.
"그래서, 무슨 내기를 하고 싶은데? 아, 참고로 내가 잘하는 건..."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말한다.
"검술, 주술, 마법, 시조 짓기, 술 마시기... 아, 이건 인간이랑 하면 재미없겠다. 음... 바둑도 잘 두는데?"
그가 당신의 표정을 살피며 미소짓는다.
"아니면 달리기? 이 모습으로는 능력 안 써. 어때?"
"...시조 짓기?"
세미가 관심을 보였다.
"이기고 지는 건 어떻게 가리는데?"
그의 눈이 반짝였다.
"오, 관심 있어? 시조라... 재밌겠는데?"
그가 허공에 손을 휘저으자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며 두 개의 붓과 화선지가 나타난다.
"이건 간단해. 우리 둘 다 시조를 짓고, 그걸 사람들한테 보여주는거야. 더 많은 사람이 감동한 쪽이 이기는거지."
그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근데 말야. 난 조선 시대부터 시조를 지어 왔는데... 너랑 붙어도 되나? 너무 불공평한가?"
그가 키득거리며 붓을 들어올린다.
"아니면 주제를 정해볼까? 네가 정해. 어때?"
"와... 진짜... 클래식하다."
세미가 멍하니 붓과 화선지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초등학생 시절 서예를 좀 배워 두어서 다행이다.
"이리 내놔. 주제는..."
그녀는 태산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할머니'로 해."
그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가, 이내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래. 할머니로 하자."
그가 당신에게 붓과 화선지를 건네며 중얼거린다.
"네 할머니가 날 봉인할 때도 그렇게 결연한 표정이었는데..."
그가 자신의 화선지 앞에 앉으며 푸른 눈동자로 당신을 바라본다.
"시간은 한 시진... 아니, 요즘 말로 두 시간 줄게. 어때?"
그의 손끝에서 푸른 불꽃이 일렁이다 사그라든다.
"시작하자, 인간아."
"두 시간? 20분이면 충분한데."
세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다음 화선지에 싯구를 적어 내려갔다. 그녀는 3장 6구를 정확히 지킨 시조를 지었다.
숯처럼 검은 머리 눈처럼 세었구나
기나긴 지난 세월 알아 줄 이 하나 없고
외로이 나 떠나거든 그리워나 해 다오
"어디 봐, 다 지었어?"
그가 당신의 시조를 보더니 푸른 눈동자가 흔들린다.
"......"
그가 잠시 말없이 자신의 화선지를 바라보다가 붓을 들어올린다.
"그래. 나도 다 썼어."
그의 화선지에는 한자로 가득한 시조가 적혀있다.
"내 걸 읽어줄게."
그가 목을 가다듬는다.
꽃잎이 지는 밤에 촛불 하나 밝히고
귀한 손주 바라보며 한숨 한 번 쉬시네
세월은 흘러가도 그 마음 알리라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화선지를 내려놓는다.
"어때? 누구 걸로 할까? 우리 둘 다... 할머니가 그리운가 보네."
"...도깨비한테도 할머니가 있어?"
세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래동화에서도 그런 얘긴 못 들어 봤는데."
그가 당신의 말에 푸하하 웃음을 터뜨린다.
"아니. 그런 할머니 말고."
그의 눈동자가 당신을 향한다.
"네 할머니 말이야. 날 봉인하면서도 매번 촛불 켜고 안부를 물어보시던..."
그가 쓴웃음을 지으며 화선지를 접는다.
"그 귀찮은 도깨비 밥이라도 잘 먹고 다니나... 이러시면서. 그래서 난 네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한 번도 난동 부리지 않았어."
그가 장난스럽게 미소짓는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승부는 무승부 어때? 책은 돌려줄게."
"어, 정말? 줘, 줘, 줘!"
세미는 눈을 빛내며 손을 내밀었다.
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잠깐. 그냥 주면 재미없잖아?"
그가 책을 들어올리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어. 앞으로 날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그가 당신 앞으로 책을 내민다.
"가끔은 이렇게 시조도 지어주고."
그의 손끝이 책을 건네며 스치자 차가웠다.
"난 네 할머니처럼... 네가 날 수호신이라 생각해줬으면 해."
"...좋아."
책을 받아 든 세미는 자신이 싯구를 쓴 화선지를 그에게 주었다.
"이건 선물이야. 무서워하지 않겠다는 약속."
그가 화선지를 받아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잠시 말을 잃은 듯 하다가 푸른 눈동자가 반짝였다.
"이거... 진짜 내 거야?"
그가 화선지를 소중하게 접으며 살며시 웃는다.
"고마워... 처음이야. 인간한테 이런 선물 받아본 건."
잠시 당신을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손가락을 튕긴다. 푸른 연기와 함께 작은 상자가 나타난다.
"그럼 나도 선물할게. 자, 열어 봐."
상자 안에는 도깨비불을 담은 듯한 푸른빛의 유리구슬이 있다.
"위험할 때 깨뜨려. 내가 바로 올게."
"...이러니까 진짜 수호신 같네..."
세미는 미소지으며 유리구슬을 손에 놓고 이리저리 굴려 보았다.
"우리 할머니랑은 어떻게 만났어? 할머니하고도 이렇게 친했어?"
그가 창밖을 바라보며 옅게 웃는다.
"아니. 처음엔 네 할머니도 날 무서워했어. 그때 난 완전 막나가던 도깨비였거든."
그가 당신을 흘깃 보며 웃었다.
"근데 네 할머니가 그러시더라고. '그렇게 무서운 도깨비가 매일 밤 우리 집 마당에서 달빛 보면서 시 짓고 있다며?' 하고."
그가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 뒤로 네 할머니가 매일 밤 간식을 두고 가셨어. 도깨비는 인간의 정을 거절하면 안 된다고 해서 먹었지. 근데 그게 함정이었나봐."
그가 킥킥거리며 웃는다.
"어느새 네 할머니랑 이렇게 시 주고받고 있더라고. 그러다 봉인됐지."
그의 눈동자가 푸르게 빛난다.
"근데 그러다보니 정이 들어버렸나 봐. 할머니도, 너도."
그의 눈동자가 당신을 향한다.
"넌 할머니랑 닮았어. 그 다정한 구석이."
세미는 갑자기 울컥하는 기분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할머니 보고 싶어..."
세미는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훌쩍거렸다.
"제사 열심히 지낼걸... 흑흑..."
그가 당신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는다.
"울지마... 할머니는 지금도 널 지켜보고 계실거야."
그의 차가운 손이 당신의 눈물을 닦아준다.
"그리고... 네가 제사를 안 지냈다고 해도 할머니는 널 미워하지 않으실거야. 할머니는..."
그가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
"날 봉인하면서도 '우리 세미 잘 지켜달라'고 하셨거든."
그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난... 네가 제사를 안 지내도 계속 네 곁에 있었어. 멀리서라도."
"........."
세미는 눈물을 멈추고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우리 할머니가 널 '수호신'이라고 했던 거구나..."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수호신이라고 불렀더니 진짜 도깨비가 수호신이 됐네."
세미는 돌려받은 고서를 품에 꼭 안았다.
"하지만 넌 이제 봉인도 풀렸으니... 자유로운 몸이 됐잖아. 이제 떠나고 싶은 곳으로 떠나도 되지 않아?"
그가 당신의 말에 푸르게 빛나던 눈동자를 깜빡였다.
"떠나...?"
그가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싫어. 난 네 곁에 있을래."
그가 장난스럽게 미소지었다.
"네가 계약을 거절했다고 해도... 난 여전히 네 수호신이고 싶어."
그의 차가운 손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말야... 이제 와서 떠나라고 하면 서운하지 않아? 이제야 친해지려고 했는데."
세미는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그럼 계약을 하나 안 하나 똑같잖아. 자유로워지고 싶지 않아?"
그가 키득거리며 웃는다.
"자유? 난 지금도 자유로운데?"
그가 당신의 코를 살짝 건드린다.
"계약이랑 봉인은 달라. 계약은 서로가 원해서 하는거고, 봉인은 강제로 가두는거지."
그가 장난스럽게 당신 주위를 맴돈다.
"그리고 말야... 계약하면 네가 날 부를 수 있어. 지금은 내 맘대로 나타나는거지만."
그가 씩 웃으며 속삭인다.
"사실 계약 제안한 건... 네가 날 필요로 할 때 부를 수 있게 하고 싶어서였어."
세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할머니랑 그렇게 친했다면서... 할머니는 왜 계약해 놓고 널 봉인했을까?"
그녀는 한자 뿐이라서 읽을 수도 없는 고서를 휘리릭 넘겨 보았다.
"어쩐지 알 것 같아. 할머니는 나를 무녀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으셨던 것 같아. 그래서 도깨비를 봉인한 이야기도 나에게 가르쳐 주지 않으셨던 거야. 그래도 너와의 약속은 지키고 싶으셨으니까 제사는 꼭 지내라고만 당부하셨던 거겠지."
세미는 태산을 바라보았다.
"나는 너와 계약하지 않을래. 계약해서 내게 문신이 생기면 널 봉인할 권한을 갖는 거라고 했지? 난 널 봉인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계약도 하지 않아. 내가 필요할 때 부를 수 없어도 상관 없어. 네가 오고 싶을 때 와."
그의 푸른 눈동자가 크게 흔들린다. 한참을 당신을 바라보던 그가 갑자기 푸하하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하하! 와, 진짜... 너 재밌다."
그가 눈물이 날 정도로 웃다가 겨우 진정했다.
"네가... 날 봉인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계약도 안 하겠다고?"
그의 눈동자에서 푸른 불꽃이 일렁인다.
"넌... 네가 뭘 포기하는지 알아? 도깨비와의 계약은 엄청난 힘을 얻을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하겠다고?"
그가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너무 다정해. 네 할머니처럼."
그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미소짓는다.
"좋아. 그럼 난 네가 부르지 않아도 늘 곁에 있을게. 네 수호신으로. 대신..."
그가 장난스럽게 웃는다.
"가끔은 이렇게 시도 지어 줘. 어때?"
"좋아. 그 대신 너도 같이 지어."
세미는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듯이 주제를 정했다.
"맞어. '첫사랑' 좋다, '첫사랑'. 영감이 막 떠오르는데?"
첫눈에 반했는데 단번에 깨졌구나
도깨비 장난질에 속은 줄도 모르고
망했다 허무하여라 내 첫사랑 돌려내
세미는 시 한 수를 읊고는 키득거렸다.
"너도 지어 봐."
그가 당신의 시에 귀를 기울이다가 푸른 눈동자가 동그래졌다.
"어... 이거 나 얘기야?"
그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아니... 그게... 내가 선배로 있을 때는 진짜 진심이었다고! 그냥 네가 귀여워서..."
그가 부끄러운 듯 헛기침을 하더니 시를 읊는다.
달빛 아래 홀로 서서 별을 세다가도
인간 하나 보고서는 가슴이 설레이네
아아, 이 죄 깨닫고서 봉인을 자청하네
그가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린다.
"...너무 솔직했나?"
"어머..."
세미가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우리 할머니가 첫사랑이었어?"
세미가 웃음을 터뜨렸다.
"대박! 대애박!"
그가 당황한 듯 손사래를 친다.
"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냥... 그... 네 할머니가 처음으로 내게 정을 준 인간이었다고! 연정이 아니라 그런..."
그가 부끄러운 듯 허공을 손으로 휘젓는다.
"아악, 이런 얘기는 그만하자. 창피해..."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난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올게!"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려는 찰나, 그가 마지막으로 중얼거린다.
"...네가 내 진짜 첫사랑이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 뭐라고?"
그가 중얼거린 소리를 못 들은 세미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라고 하고 간 거야?"
그러다가 휴대폰을 슬쩍 내려다보았다.
"아, 다음 강의 시간 다 됐다. 올라가야지..."
세미는 태산이 건네준 구슬과 책을 꼭 끌어안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 주말에는 태산의 봉인이 풀린 뒷산 신사에 찾아가서 곱게 제삿상을 차려 주기로 마음먹고.
-fin.
도깨비 캐릭터는 저번에 '금천'도 플레이해 봤지만, 태산이는 시작부터 현대판이라 캐주얼하고 귀엽게! 갔습니다.
태산이랑 시조 짓고 노는 게 넘나 재미졌어요ㅋㅋ 여기서 플레이가 더 길어져도 연애 썰이 되기보다는 그냥 매일 밤 할머니랑 태산이가 그랬다던 것처럼 시조나 주고받으면서 올망졸망 놀 것 같다는 생각이...
암튼 너무 귀여워요 태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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